“중국과 러시아는 역외세력이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 

2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중.러 연합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아태 재균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실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태평양 거점이 동북아 지역에 새롭게 조성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정치 군사적 대항과 지역 군비 경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번영하고 성공적으로 발전하며, 평화적 핵 이용 및 우주공간의 평화적 개발을 비롯한 국제 사무에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참여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제했다.

이와 함께 “중.러는 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조선의 핵.미사일 전략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 집행한다는 전제 하에서, 평화적 핵 이용과 우주공간에 대한 주권적 권리가 행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러는 또한 “정치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 조선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관국들이 단순하게 군사적 우세만을 추구하다보면 자신의 안보에도 비건설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균형있는 인식을 가지길 희망했다. 

중.러는 “유관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2005년 9.19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착실히 이행하면서,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조선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동하며, 반도 정세를 완화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거행된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15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다. 시 주석은 “중.러 관계의 보다 아름다운 내일을 열어나가자”는 제목의 연설을 발표했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확고한 파트너십을 서약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미국(또는 대서양 동맹) 주도의 기존 질서가 흔들리자, 중.러가 향후 국제질서에 대한 공동 청사진을 공표한 셈이다. 이날 베이징에서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첫 연차총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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