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실험발사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0'. 한.미 군 당국은 통칭 '무수단' 미사일로 부르며 'KN-07'로 분류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우리의 국방과학 전사들은 주체조선의 핵공격 능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데서 거대한 의의를 가지는 지상 대 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지난 4월부터 원산에서 발사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가 여섯 번째만에 성공했다. 흔히 '무수단'이라고 불리던 미사일의 정식명칭이 '화성-10'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우리에게 북한 미사일은 '노동', '대포동', '무수단' 등으로 익숙하다. 그리고 이러한 미사일의 이름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 한다. 우리의 순항미사일 '현무'는 북쪽을 수호하는 신에서 따왔듯이 말이다. 

그런데 단순하다. '노동', 대포동' 등은 북한이 붙인 이름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이 미국 군사위성을 통해 함경북도 노동리(蘆洞里)와 함경북도 무수단리 대포동(大浦洞)에서 개발해온 미사일을 발견했다는 데서 따온 명칭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해 북한 미사일을 KN이라는 약어로 분류한다. KN은 'KOREA NORTH'라는 뜻으로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을 발견할 때마다 KN-01, KN-08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둘러본 미사일은 KN-14로 명명됐다. 물론, KN도 북한이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따라서 ‘노동’, ‘대포동’, ‘KN’ 등은 심하게 말해 외부에서 붙인 위칭(僞稱)에 불과하다. 정식 이름이거나 공식 명칭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이름을 붙여야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경우 북한이 제때에 명칭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고유 명칭은 해당 미사일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당사국이 붙인 이름이어야 한다. 그리고 당사국이 붙인 이름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을 뭐라고 부를까.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과 로켓 등은 대부분 우주와 관련된 단어가 많다. 지난 2월 발사한 인공위성 '광명성-4호'를 싣고 날아간 장거리 로켓은 '은하'였다. 그리고 지난 4월 수중시험발사한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은 '북극성'이었다. 

▲ 지난 3월 발사된 탄도미사일. 사거리 5백km로 스커드계열로 분석됐으며, '화성-6'으로 추정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이 지난 23일 발사성공이라고 발표한 탄도미사일은 '화성'으로 확인됐다. '화성'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붙인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1981년 소련의 스커드B 미사일을 처음 모방생산했을 때 붙인 이름이 '화성-1'이었다. 

'화성-1'은 기존 스커드B 미사일을 개량해 길이 11.16m, 직경 88cm, 발사중량 6천370kg, 탄두 1천kg, 사정거리 3백km의 현재 '화성-5'로 발전돼 실전배치됐다.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한.미는 이를 KN-03이라고 부른다.

그러다 직경 88cm, 길이 12m에 탄두를 770kg으로 줄이고 추진체를 25%늘려 사정거리를 5백km로 넓힌 '화성-6'(스커드C, KN-04) 미사일로 발전됐다. 즉, 화성-1에서부터 화성-6까지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해당된다.

북한의 미사일이 전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노동미사일. '화성-7'이다. 직경 1.35m, 길이 15.6m, 사정거리 1천3백km로 북한이 독자개발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1993년 5월 시험발사됐다. 

스커드B 4개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한 것이지만, 불안정하다는 평가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화성-7' 미사일의 높임발사(Lofted)해 사거리를 줄여 남한을 타격권 안에 포함시킨다고 하지만, 화성-5, 6 등 스커드 계열보다 효용성이 낮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당시 주목을 받은 '화성-7'은 파키스탄, 이란 등에 기술이 이전돼 각각 미사일이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왼쪽부터 광명성1호, 광명성2호, 광명성3호 인공위성을 발사한 백두산1호, 은하2호, 은하3호. 대포동 1.2호로 추정되기도 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1994년 미국 군사위성에 포착된 대포동 1호는 1998년 8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발사됐다. 대포동 1호는 일본 열도를 가로질러 1천6백km를 날아감으로써 일본, 미국을 비롯해 동북아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런데 당시 대포동 1호는 북한의 첫 인공위성인 '광명성-1호'가 탑재되었다는 점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냐 우주발사체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북한은 해당 로켓을 '백두산 1호'라고 명명했다.

2000년부터 개발돼 2006년 7월 발사된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약 4천~6천km로 북한의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구분되며, '은하 2호'로 분류된다. 2012년 4월 실패한 뒤 같은 해 12월 발사된 '은하 3호'에는 '광명성 3-2호'가 실렸으며, 지난 2월 발사된 장거리 로켓은 '광명성호'로 이름이 붙여졌다.

지난 22일 발사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0'은 무수단 미사일(KN-07)로 분류된다. 해당 미사일이 '화성-10'이라는 점에서 앞서 언급된 대포동1.2호가 '화성-8, 9'냐는 추측이 있지만 대포동 1호가 '백두산 1호'였다는 점에서 불분명한 해석으로 보인다.

무수단으로 불린 '화성-10'은 북한이 밝혔듯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에 해당된다. 사거리가 약 3천5백km에 해당되며, 이번 시험발사에서 고도 1천413.6km까지 치솟은 뒤 대기권에 재진입해 4백km 해상에서 낙하했다. KN-07로 분류되는 '화성-10'은 괌을 사정권에 넣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가지게 되였다"며 '화성-10'이 괌을 포함한 태평양 일대를 사정권에 넣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임을 밝혔다.

'화성-11'은 KN-02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북한이 자주 동해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로 북한은 1년에 10차례 내외 발사하며, 사거리 120km로 수원을 사정권에 넣는다. 발사 후 탄착까지 162초가 소요되며, 이동식 발사대로 운반하며 발사를 할 수 있다.

▲ '화성-11'인 KN-02.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북한은 1년에 10차례 내외 발사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2012년 4월 김일성 탄생 100돌 열병식에서 공개된 'KN-08'. '화성-13'으로 분류되며, 탄두부가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자료사진-통일뉴스]
▲ 지난해 당 창건 70돌 열병식에서 공개된 개량형 ICBM 'KN-08'. 한.미 군 당국은 이를 'KN-14'로 명명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돌을 맞아 처음 공개돼 KN-08로 분류된 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된다. '화성-13'으로 미국 측은 길이 17.5~19.75m로 추정하며 8축 16륜 차량에 실려 이동하다 발사된다. 평양 무장장비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약 26m라고도 한다. 사거리는 5천km에서 1만2천km로 추정된다.

그런데 지난해 당 창건 70돌 열병식에서 개량형 ICBM이 공개됐다. 기존 KN-08에 비해 탄두부가 둥글다는 점에서 한.미 군 당국은 'KN-14'라고 이름을 붙였다. '화성-14'인지는 알 수 없다.

지난 4월 수중시험 발사된 잠수한 탄도미사일(SLBM)은 KN-11로 분류되며, 지난 3월에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약 5백km를 날아간 스커드 계열인 '화성-6'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지난 3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하는 자리에서 'KN-14'를 둘러봤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화성'이 얼마나 더 개발되고 실전배치될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군 당국이 화성-6, 7 등에 집중해, 화성-10, 무수단에 대한 2008년 국방백서에 처음 기술한 내용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졌을 뿐 구체적인 분석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 당국은 이번 '화성-10'의 성공을 낮게 평가하려고 노력하지만 당황한 기색이 읽힌다.

미국의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존 실링 '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은 최근 38노스에 "북한의 이동식 ICBM인 KN-08이나 KN-14가 2020년대 초엔 실전배치 상태에 도달할 가능성을 증가시켰다"고 '화성-10'의 의미를 짚었다. 

북한은 대출력 고체연료엔진을 활용해 대기권 재진입이 가능한 미사일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화성-10'이 '화성-14', '화성-20' 등으로 얼마나 점증적으로 발전할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바라보는 현실적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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