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 한반도, 생명·평화·상생의 한반도를 기원하는 ‘2016 여성평화걷기’가 2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과 민통선 내 생태탐방로, 평화누리길 일대에서 진행됐다.
평화를만드는여성회와 경기여성네트워크, 에큐메니칼청년네트워크 등 단체들이 주축이 된 2016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는 ‘5.24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이하 평화군축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지난해 국제여성평화걷기에 이어 올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000여명에 달하는 조직위원회 참가 단체 회원들과 가족 단위 참석자들, 청소년 학생들은 한 여름을 방불케 한 따가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6km의 걷기대회 코스를 평화의 염원을 담아 삼삼오오 차분히 대화를 나누면서 완주했다.
참석자들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Women Walk for Korean Peace’ 등의 현수막을 앞세우고 평화누리공원을 출발해 민통선 생태탐방로와 평화누리길 산책로로 나뉘어 1시간 30분 정도 걷기를 한 후 평화누리공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평화걷기를 마친 참석자들은 평화누리공원에서 평화의 어울림 행사를 갖고 ‘2016 여성평화걷기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평화는 오직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며, “이 땅에서 전쟁의 위협이 영원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대화와 협력을 통한 전쟁기운 해소, 남북교류협력 재개와 이산가족 재결합,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 한반도 비핵화, 군비경쟁 축소, △한반도와 세계 평화 구축 과정에서 여성 리더십 확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 정립 등을 선언했다.
이날 행사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여성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이며 일어나자는 취지로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인 ‘원 빌리온 라이징 포 우먼 피스(One billion Rising for Women Peace)’ 플래시몹의 신명나는 몸짓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WCD 국제대표로 활동한 김반아 박사와 풀뿌리 통일운동 단체인 AOK(OK원코리아) 정현진 대표 등 재외 평화활동가 등도 함께 했다.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이날 평화걷기 행사에 출신으로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군복을 벗고 나온 후 반전평화운동에 전념, 최근에는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앤 라이트(Ann Wright) 전 미 육군대령, 여성국제평화자유연맹(WILPF) 회장인 코즈 아기바야시(Kozue Akibayashi, 일본), 국제NGO단체인 ‘피스보트'와 무장갈등 예방을 위한 ‘지팩’에서 활동하는 메리 조이스(호주) 등 해외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평화 군축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24일 서울YWCA 대강당에서 ‘여성, 3.0 평화 시대를 열다 : 유엔 안보리결의안(UNSCR) 1325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2016여성평화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일부 보수단체에서 지난해 ‘평화군축 여성의 날’을 맞아 세계적인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맥과이어, 리마 보위 등 한국전 참전 16개국 출신 여성 평화운동가들과 함께 한 ‘2015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 Cross DMZ) 행사를 뒤늦게 문제 삼아 이 심포지엄의 개최를 반대하는 바람에 행사 장소가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평화 군축 여성의 날’은 1981년 유럽 11개국의 NGO 49명의 여성들이 모여서 5월 24일을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 for Peace and Disarmament)’로 정하고 1982년부터 이에 대한 행동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1997년 ‘평화를만드는여성회’가 이날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첫 기념식을 가지고 ‘북한 임산모와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벌이며 군축을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추가-29일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