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 결성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창훈 기자]

“자주와 민주통일세상 그리고 민중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초개와 같이 버리신 분들을 우리는 민족민주 열사 그리고 희생자라고 부릅니다. 28년 전 성균관대학에서 열린 1회 범국민추모제에서는 군사독재에 저항하신 분들을 주로 모시고 추모제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언제부터인가 이 땅의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한 자본이 많은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민중들을 사지로 몰고 있습니다.”

24일 오전 11시,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 결성식’ 기자회견장에서 추모연대 김명운 의장은 오는 6월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범국민추모제의 기조를 “국가폭력, 자본폭력 없는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라고 정한 것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민주노총 나기주 대외협력국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결성식에는 민주노총, 전농, 진보연대, 유가협, 추모연대, 한국청년연대, 범민련 등의 단체 대표자들과 집행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첫 투쟁발언으로 나선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은 “87년 이후 우리는 노동조합운동이 합법화될 것이라 굳게 믿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초국적 자본과 국내자본은 국가권력 뒤에 숨어서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최근 한광호 열사의 죽음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은 “자본과 권력의 검은 커넥션이 처벌받기는커녕 그 피해자인 노동자가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사회가 되었다”라고는 “이에 우리 노동자는 민중의 안전한 삶과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두 번째 투쟁발언에 나선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의장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많은 분들이 고통과 피를 받쳤다”면서 “그런 결과로 형식적 민주절차는 얻었는지 몰라도 권력의 폭력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현재 백남기 농민이 병원에서 200일 가까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지난 총선은 민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선거였다”면서 “20대 국회에서는 검찰이 손 놓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청문회를 개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투쟁발언에 나선 민중의힘 박석운 상임공동대표는 “87년 6월 항쟁은 민중들의 엄청난 희생 끝에 민주주의를 정착시켰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과거보다도 더 많은 민족민주열사와 희생자들이 나오고 있다”며 현실을 짚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특히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고 더더욱 그렇다”고는 “우리가 추모제를 매년 하는 이유는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더 이상 열사와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고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 민주와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이다”고 말했다.

결성식의 마지막 순서로 한국청년연대 김식 공동대표가 범국민추모제 행사위 결성식 선언문 낭독했다.

한편, 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는 다음달 4일(토) 오후 3시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범국민추모제는 당일 추모제 외에도 ‘고 한광호 노동열사거리제’(5월 30일), ‘통일열사·희생자정신계승거리’(6월 11일), ‘열사묘역정비’(6월 24일), ‘국가폭력사진전’(대학로) 등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가폭력, 자본폭력 없는 새로운 세상을 위하여
- 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 결성 선언문 -

지난 한 해, 폭정에 맞선 민중의 거대한 함성이 이 땅을 뒤흔들었으며, 열사정신 계승을 위한 새로운 전진이 시작되었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한일 위안부 야합과 한미일 삼각동맹 강화, 대북 적대정책과 대규모 전쟁연습, 친일독재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악, 전교조 탄압, 계속된 살농정책과 강제철거 등 끝없이 지속되는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반통일 실정에 분노한 민중은 작년 말 민중총궐기를 통해 그 힘을 보여주었고, 지난 총선에서 이 정권을 심판하였다. 

민중의 귀를 막고 입을 막은 채, 열사들의 삶을 경멸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데 여념이 없던 저들은, 분노한 민중의 반격에 급속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 폭력과 자본의 폭력은 변함없이 이 땅 민중을 짓누르고 있다. 심판된 권력은 반성을 거부한 채 폭주를 지속하려 하고, 자본은 또다시 ‘위기’ 타령을 늘어놓으며 노동자에게 휘두를 해고의 칼날을 벼리고 있다. 청와대의 지시와 정보기관의 기획, 전경련의 뒷돈을 받은 정권의 하수인 어버이연합 등은 “내가 잘못한 게 무엇이냐”며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다. 자신이 고용주임을 부인하면서도, 뒤에서 노조 탄압을 지시해 온 현대차 자본의 횡포 속에서 한광호 노동자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권력의 살인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도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25번째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의를 결성하는 이 자리에서, 다시금 열사들이 꿈꾼 참민주, 참민생, 평화통일 대동세상, 국가와 자본의 폭력이 없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변함없이 전진해 나갈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2016년 5월 24일

2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위원회 출범 대표자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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