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베트남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전면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CNN>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베트남과의 방위 협력 심화의 일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애써 선을 그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조치가 중국 때문이 아니라 미국-베트남 간 관계 정상화 요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두 나라 사이의 이념적 차이에 기초한” 금수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쩐 주석은 완전한 관계 정상화 조치라고 환영했다.

미국 내에서는 인권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음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전격적으로 무기 금수 전면 해제 조치를 취한 이유로는 남중국해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중국이 지목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케너스 로스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인 (인권) 탄압을 고려하기 보다는 반중국 동맹으로서 베트남을 무장시키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앞서, 미국은 1973년 남베트남에서 군대를 철수했다. 2년 뒤인 1975년 북베트남이 사이공(현 호치민)시를 점령하면서 베트남전이 끝났다. 두 나라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인 1995년 수교했다. 미국은 1964년 베트남 전쟁에 뛰어들면서 무기 금수를 단행했으며, 1984년부터는 이를 공식화했다. 2014년에는 해상경비 관련 무기에 대해 일부 금수를 완화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2000년 빌 클린턴, 2006년 조지 부시에 이어 세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흘 간의 베트남 일정을 마친 뒤 25일 밤 일본으로 가 26~27일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7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원폭 피해자 추모시설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다. ‘부상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미.일 동맹 강화 조치라는 평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