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이 조만간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주립대 교수는 북한의 SLBM 기술이 짧은 기간에 급진전한데 주목해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에 지상과 수중 바지선에 이어 잠수함 사출 단계까지 도달한 것은 괄목할 만한 발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이미 수중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구 소련이 운용하던 골프급 잠수함이 수면 위로 떠 오른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과도 다른 것으로 세계적으로 10개 남짓한 나라만 보유한 고난도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SLBM의 사거리가 30km에 불과했기 때문에 실패로 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달리, 골프급 잠수함이 60일 정도의 잠항능력을 갖추었다고 볼 때 미국 하와이 앞바다까지 접근해 호놀룰루를 타격한다면 사정거리가 길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사거리 뿐만 아니라 정확도에 대해서도 논쟁이 벌어질 수는 있지만 근거리에서 하와이를 겨냥할 경우 명중률도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에 시험 발사한 SLBM에 고체연료가 사용됐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북한의 유일한 교체연료엔진 미사일인 KN-02 계열은 잠수함 발사용이 아니고, 이번 시험에 사용한 미사일 역시 1990년대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구형 ‘SS-N-6’에 기반한 것인 만큼 액체연료 엔진이 장착됐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갖는 가장 큰 위험은 확산 가능성이라며, 앞으로 SLBM을 장착한 북한의 잠수함이 이란 등에 판매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지난해 5월 SLBM 발사 시험 때와 달리 ‘콜드 론치’ 즉 수중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튕겨 올린 뒤 물 밖에서 미사일 엔진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기술을 보여준 건 진전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러시아제 ‘SS-N-6’을 모델로 무수단과 KN-11 미사일을 개발하면서도, 연료체계를 운용 탄력성이 높은 고체연료 추진시스템으로 바꾼 것도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베넷 연구원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북쪽을 향하고 있어 전방위 방어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사일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이 동·서·남해안 등지에서 작전을 벌인다면 이를 포착하거나 막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북한 SLMB이 가하는 위협으로 꼽았다.

그는 이지스함을 활용한 작전을 통해 북한의 SLBM 공격을 막아낼 여지는 있지만, 패트리어트 미사일 위주로 운용되는 현재 한국의 미사일 방어 방식은 그와 같은 위협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SLBM 공격을 무력화하는 최선의 방안 중 하나는 발사 태세를 갖추기 전 격침시키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진행 중인 KSS-II와 KSS-III 등 잠수함 배치 계획과 이지스함에 전력화할 수 있는 SM-6 요격미사일 등을 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5월 북한의 SLBM 시험 당시부터 북한이 판세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해 온 데이비드 맥스웰 조지타운대학 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북한의 SLBM 시험발사로 이 같은 진단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SLBM은 핵 공격을 받으면 즉시 남은 핵으로 상대를 보복할 수 있는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을 북한에 제공, 상대가 함부로 선제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스웰 부소장은 북한의 SLBM 위협에 대비해 한·미·일 공동 대잠수함 능력과 순시 활동을 강화하고 한반도 미사일방어체계를 개발,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SLBM을 실제로 배치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SLBM ‘북극성’의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콜드런치 안정성, △신 개발 고체연료엔진을 이용한 탄도탄의 수직비행에서 역학적 특성 △단계별 분리의 신뢰성, △탄두 핵기폭장치의 정확성 등 검증에 목적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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