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공동투쟁본부 등은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2016 총선투쟁 승리 범국민대회'를 열고 올해 총선에서 전국 각지에서 출마하는 민중후보와 함께 박근혜 정권 심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파쇼화된 권력의 제1피해자는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이다. 총선을 둘러싼 기득권 세력의 탐욕과 다툼에 염증을 느끼면서 정치를 외면한 결과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아무리 힘들어도 기층 대중조직 중심의 진보정치의 뿌리는 만들어가야 한다.”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16 총선투쟁 승리 범국민대회’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축제가 되어야 할 총선이 막장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3년 전 대선 당시 농민들에게 약속한 쌀값 보장 약속 파기도 모자라 밥쌀 수입을 강행해도 의제화 되지 못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재발금지 및 안전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고 일본 당국과의 위안부 관련 합의에 따른 대책도 필요하지만 모든 의제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노동개악 중단! 민중생존권 보장! 재벌체제 타파! 한반도 평화 실현! 국가폭력 규탄!’을 주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양동규 총선공투본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번 총선의 특징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책과 의제가 실종된 것”이라며, “아무도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데, 이제 우리가 말하겠다”고 밝혔다.

▲ 양동규 총선공투본 상임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를 주최한 총선공동투쟁본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은 이날 대회사에서 “정권의 폭정과 거수기 여당은 물론, 싸우지 않는 1야당, 1야당의 구태를 답습하는 2야당”에 대해 “민중을 배제하는 이 땅의 제도권 정치”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또 이에 맞서 전국 각지에 출마하는 민중 후보들과 함께 올해를 박근혜 정권 심판의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3년 간 하루도 쉬지 않고 반민주·반민생·반평화·반통일 폭정이 자행되어 왔다며,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악, 밥쌀 수입 강행과 묻지마 개방정책, 의료 민영화와 공공부분 사유화, 서비스산업 발전법 등 친 재벌 규제완화, 대북 적대정책에 따른 전쟁위기...”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전쟁불사 폭주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야당이 없다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거명해 비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전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 3년을 넘어섰지만 민생은 파탄났고 재벌들만 살쪘다”며, “재벌의 곳간은 노동자의 피땀을 짜내서 만들어진 것인 만큼 재벌중심 정책과 노동개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3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약속했지만 대다수 민중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며, “노동자 밀집지역인 부산, 창원, 울산, 대구 등 영남지역에서 총선공투본 후보들이 선전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한성 서울진보연대 공동대표는 “한반도의 군사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긴장완화와 평화를 말해야 할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배치 수용을 앞세우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반전평화운동을 신나게 벌여나가자”고 강조했다.

▲ 사진 왼쪽부터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의장, 김영표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세월호 가족을 대표해 나온 경빈 어머니는 “여야 정치권은 오래전에 세월호를 외면했고 이 정부는 곧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계기로 ‘세월호 지우기’를 넘어 ‘세월호 죽이기’로 방침을 선회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진실을 찾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의 큰 딸 백도라지 씨는 “현재 형사소송과 헌법소원 등 대책위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는 다 취했으며, 아직까지 경찰과 검찰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지만 총선 결과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총선에 관심을 보였다.

백 씨는 “총선 승리란 노동자·농민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는 것 아닐까요”라며, “여당의 과반 의석 저지 등 기준도 있겠지만 먼저 세월호 가족을 모욕한 자들이 국회 진출하는 것을 막는 것부터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총선투쟁 승리! 박근혜 심판!'을 내세우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1시간을 조금 넘겨 대회를 마치고 남대문 시장,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 모전교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마무리 집회를 했다.

마무리 집회까지 끝난 후 지난 17일 회사 측의 노조파괴 탄압에 못 이겨 자살한 충북 영동의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 열사’의 영정을 앞세워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만든 천막 없는 분향소를 향해 이동하던 중 행진을 막는 경찰 측과의 마찰로 10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를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으나 문화제 행사까지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동양시멘트 노조에서 낸 집회신고에도 불구하고 신고서에 적혀있는 인원보다 실제 참석자가 많다거나 행진코스라고 인정할 수 없는 서울광장을 이동할 때에는 깃발을 내려야 한다는 등의 사소한 트집을 잡아 한사코 행진을 막으려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김성민 유성기업 노조 영동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상복 차림으로 연설에 나선 김성민 유성기업 노조 영동지회장은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책에서만 봤는데 친동생 같은 한광호가 이렇듯 주검으로 곁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시민분향소를 세울 수 있도록, 고립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3년 동안 우리는 옥살이도 하고 나왔는데,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 사용자는 용역 깡패를 동원한 노조파괴 등 각종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6년이 다 되도록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억울함을 해소하려면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서울광장 ‘천막없는 분향소’에 도착해 “이 넓은 광장에 한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할 공간하나 만들 수 없나. 노동자가 죽었고 농민이 죽어가고 있다. 이 사회에 살아남은 건 거짓과 위선뿐인가”라며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매일 저녁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광호 열사의 촛불 추모제가 열리고 있으며, 30일에는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같은 시각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는 ‘2차 청문회-참사의 진실을 밝혀라’가 개최돼 짤막한 강연과 영화, 가족과 시민들의 발언,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 세월호 가족 경빈 어머니(왼쪽)와 백남기 농민의 큰 딸 백도라지 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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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모전교에서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이 사소한 트집을 잡아 집회신고가 되어 있는 행진을 가로 막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1시간 30분 가량 대치 상태가 계속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저녁 7시 30분께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문화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2차 시민 청문회.[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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