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최근 한반도에서 선제공격 혹은 선제타격(preemptive attack or strike)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이에 대한 종편 TV 스타들이나 논평자들의 논평은 가끔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선제공격의 의미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두 적대국가 간 선제공격의 기미가 보일 때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먼저 공격하는 것을 선제공격이라고 하며, 전투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핵심안보의 개념이다. 미.소 냉전시대의 핵전략으로 미.소간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MAD)’전략을 유지하여 미.소간 핵전쟁을 예방하였다.

이 전략의 핵심은 미.소의 일방이 선제공격을 감행해도 타방(他方)에 상당한 보복 전력이 잔존하여(제2차 타격력) 전자가 ‘감당하기 어려운’손해를 미칠 ‘확증파괴(assured destruction)’능력이 있다면 그러한 선제공격은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쌍방이 ‘상호 확증파괴’상황에서는 서로 타방의 선제를 우려할 필요가 줄어들고 따라서 그 기선을 제압하는 동기도 생기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또한 자위적 선제타격(自衛的先制打擊,Self-Defensive Preemptive Attack)은 적의 공격이 임박한 명백한 증거가 있거나 기습공격을 개시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행동을 개시하지 않으면 생존권이 위협 당할 수 있는 상황 하, 적의 공격개시 직전 또는 공격개시와 동시에 적을 타격하는 군사행동이며 이는 유엔헌장 제51조(자위권 인정)에 의한 자위권의 발동을 의미하며 국제 법에서 주권국가의 자위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자위권을 행사하는 회원국은 즉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서 이러한 선제타격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용어가 남용되고 있어 유감이다.

몇몇 논평자들이 최근 북한이 선제공격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떠들어 대고 있지만 과연 이러한 선제공격 능력을 북한이 확보하고 있는가? 현재까지는 그런 능력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북한이 위협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선제공격에 대한 운운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며 공갈, 협박 전술 이상은 아닐 것으로 판단되며 단지 정치적 구호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북한이 대남 선제공격을 한다고 가정하면 이판사판식으로 그것은 자멸 행위라 할 수 있다.

한편, 한미.연합은 선제공격 전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지금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훈련은 작전계획 5015를 처음 적용하고 북한의 도발징후가 보이면 선제 타격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그리고 김정은 집무실 등을 정 조준한 공격훈련을 펼치고 있으며 제2차 타격력을 갖고 있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은 과거처럼 방어용이 아니라 선제공격용으로 전환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고 위험스럽다.

박근혜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은 강력한 대응책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대변인 담화(3.10)를 통해 북한은 개성공단, 금강산의 우리 재산을 "완전청산"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북남간 모든 경제협력. 교류사업 합의 무효"를 선언하고 "백두산혁명 강군은 지금 적들이 움쩍하기만 하면 일격에 불 마당질해 버릴 수 있게 선제공격방식으로 전환하고 최후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공포하며 선제공격 방식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북한은 이러한 공갈협박 전술을 자제해야 마땅하다.

한.미와 북한 양측 간 선제공격의 화두가 등장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양자 간 선제공격(타격)이 감행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양측이 실질적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핵 선제공격을 받은 후 보복공격을 위한 2차 타격력을 보유해야 한다. 북한은 아직 제2차 타격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로 핵 보유국가들 간의 선제공격은 자살행위라는 점을 선제공격을 결정하는 자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로 선제공격은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쟁이 아닌 핵전쟁을 각오해야함을 의미하며 이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선제공격은 양측의 공멸을 의미하며 한미와 북한 양측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선제공격방식”언급에 대한 숨은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선제공격 전환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지만 북한의 최고 결정자의 행동이 예측하기가 힘들어 만반의 준비 역시 필요하다.

한.미연합은 제2타격력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선제공격의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에 따른 핵전쟁에 대한 우려로 쉽게 선제공격 결정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핵전쟁은 막아야 우리 백의민족이 생존할 수 있다. 최고 정책결정자들의 현명한 지혜와 판단을 기대한다.

 

한국외국어대학 학사, 미국 클라크 대학교 석사, 미국 클레어먼트 대학원 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국제정치학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통일연구원 원장 역임.
현재 경남대 석좌교수,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 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사) 동북아 공동체연구재단 상임고문, 통일전략연구협의회 (Los Angeles)회장.
31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200편 이상의 학술논문출판; 주요 저서: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공저: 한반도평화체제의 모색 등; 영문책 Editor/co-editor: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