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이 21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마이나 키아이 '유엔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을 만나 '균형적 시각'을 주문했다. 

키아이 특별보고관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한국 내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후퇴했다'는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비판과 요청에 따라 한국을 방문한 점을 염두에 두고 조태열 차관이 미리 방어벽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오전에 키아이 특별보고관이 조태열 제2차관과 면담하였다"면서 "이 자리에서 조태열 차관은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증진을 위한 특별보고관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정치민주화 과정에서 겪은 경험과 교훈, 도전과제 등을 우리의 정치.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상세히 설명하면서 방한 기간 중 해당부처, 기관, 시민단체들과의 폭넓은 의견교환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인권상황과 집회와 결사의 자유 관련 이슈들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균형된 시각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하였다"고 밝혔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균형된 시각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는 질문에, 조 대변인은 "외교부는 총괄 부처로서의 역할을 하고, 각 해당부처, 기관,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이 특별보고관과 여러 형태의 회동을 통해서 의견교환을 나눌 것이기 때문에 우리 외교부로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비켜갔다.

유엔인권이사회 등이 국가보안법의 문제점과 표현.집회.결사의 자유 후퇴 문제를 지적하면, 한국 정부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특수성을 들어 반론해왔다. 이날 조 차관도 이같은 기존 정부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키아이 보고관은 지난 20일 열흘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오는 29일 방한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나아가 한국 방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오는 6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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