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위안부' 타결에 맞서 시민사회는 1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타결(12.28 합의)로 10억 엔(약 97억 원)의 재단을 설립하는 데 맞서 시민사회가 '일본군'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평화나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을 발족하며 '정의기억재단' 설립 의사를 밝혔다.

'정의기억재단'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진상규명, 사실인정, 공식사죄, 법적 배상, 후세교육, 추모사업 등의 재발방지 후속조치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데서 출발했다.

하지만 '12.28 합의' 후속조치로 설립될 재단은 해당 원칙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재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주요 사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복지 및 지원, △진상규명 및 기록보존, △평화비(소녀상) 건립 및 추모, △교육, △출판 및 홍보 등이 될 전망이다.

이날 335명 개인과 383개 단체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정의기억재단' 활동 등을 담은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전국행동)이 발족했다.

이들은 발족 선언문에서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피해자들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한.일 외교장관 '합의'는 피해자들과 지원단체들의 요구를 전혀 담지 못한 것"이라면서 합의 무효를 주장했다.

이에 전국행동은 "2016년부터 다시 한 번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행동을 시작한다"며 "일본 정부의 범죄사실 인정,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사죄, 사죄의 증거로서의 배상, 진상규명, 역사교육과 추모사업 등이 조치를 세계인과 함께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정부가 설립할 재단을 '제2의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라고 규정, "10억 엔 출연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전 세계인이 일본군 '위안부'로 희생된 할머니들과 손잡는 모금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할머니들께 진정한 명예와 존엄을 안겨드릴 것이다. 이 땅에서 다시는 전시 성폭력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평화비가 비로소 발뒤꿈치를 땅에 닿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전국행동 발족식 참가자들이 선언문을 읽고 있다. 이들은 한.일 정부의 10억 엔 재단에 맞서 국민 성금을 모아 '정의기억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전국행동은 먼저 △'12.28 합의' 무효 국민적 공감대 확산 및 재협상 촉구 여론 결집, △대 정부, 대 정치권 재협상 압박, △'10억 엔 위로금' 대신 국민 모금으로 피해자들과 연대, △평화비 지키기 및 추가 건립 등의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계 선언, 서명운동, 캠페인, 강연 등을 펼치며, 오는 '3.1절'에 거리행진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유엔 등 국제사회에 긴급호소 서한을 발송하고 미국 내 캠페인도 벌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 긴급 대표자회의를 오는 2월 18일 남북,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등 대표단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전국행동 발족식에 참석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을 지어달라고 한 것은 이렇게 허무하게 타결했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12.28 합의'를 반대했다.

김 할머니는 10억 엔 재단의 위로금 수령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며, "우리는 그런 돈 안 받는다. 법적으로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우리들은 이런 돈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의기억재단' 설립과 관련해 "나도 비록 피해자이지만 우리와 같이 피해입고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싸워달라고 나 역시도 참여할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10억 엔 재단 위로금) 못 받으니 여러분들이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를 끄집어내서 해결하려고 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올바르게 해야 한다"며 "역사에 남는 일이다. (합의를) 절대로 반대한다. 우리는 해방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 해야만 해방이 되는 것"이라며 "끝까지 일본하고 투쟁하겠다. 힘을 달라. 국민을 믿고 살겠다. 국민을 믿고 투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재단' 참가 약정서를 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참가자 1백여 명은 '한국 정부에 보내는 요구서'를 채택하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교부 청사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요구서는 외교부 관계자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요구서에서 "한국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한 명예회복을 위해서 과연 진심으로 노력했는지 의심스럽다"며 "피해자들의 뜻을 멋대로 왜곡하여 이번 합의를 합리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역사 왜곡과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역사정의 회복의 원칙도, 피해자와 국민의 뜻마저도 저버린 이번 합의는 아무런 정당성도 가질 수 없는 완전한 무효"라며 "합의를 폐기하고 피해자의 뜻이 전면적으로 반영된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다시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참가자 1백여 명은 발족식 이후 서울 외교부 청사 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참가자들이 '한국정부에 보내는 요구서'를 외교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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