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뉴욕의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2개월여만에 양자회담을 재개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제를 분리해 개최하던 이전 회의 방식과 달리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테러 지원국 명단 해제문제,대북 중유제공 등의 현안을 한꺼번에 논의한다.

양측 협상 대표단은 일단 오는 29일까지 사흘간 회의를 진행한 뒤 진전 여부에 따라 회의 일정을 내주까지 연장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이 수석대표를 맡은 북한 협상대표단은 이날 미국대표부 앞에 도착해 회담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않고 곧바로 회담장으로 올라갔다.

미측에서는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로버트 아인혼 (대량파괴무기) 비확산 담당 대사와 마이클 시헌 테러담당 대사가 협상단에 포함됐다.

양측은 이에 앞서 전날인 26일 현지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회담의제와 일정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 등 6명으로 구성된 북한 협상대표단은 지난 25일 오후 미국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UA)편으로 베이징(北京)을 거쳐 뉴욕에 도착했다.

유엔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부상 일행이 미국 항공사를 이용한 것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아메리칸항공의 과도한 몸수색으로 빚어진 사건이 완전히 일단락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양측이 관계개선 의지를 갖고 회담에 임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다른 어느 회담 때보다 높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양측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 테러행위 지원의혹 등 미측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사안이 한꺼번에 논의되는 점을 감안할 때 `미측이 어느정도 북한측 체면을 살려줄 것인지가 회담성과를 좌우하게 될 것`라고 지적했다.(연합/200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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