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10월 금강산에서 처음으로 열린 '남북해외 여성 통일대회' 이후 남북 여성들은 수시로 만남을 가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치른 뒤 남북 간 민간교류가 시작되고 있지만 통일부가 6.15남측위원회 소속 부문본부들의 북한주민접촉 신청을 불허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여성본부’(이하 6.15여성본부) 상임대표인 안김정애 평화여성회 상임대표는 14일 “통일부에 두 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접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들었다”며 “내일부터 통일부 앞에서 출근, 점심, 퇴근 시간에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여성분과위원회’는 지난달 18일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평화여성회 등 4개 여성단체 앞으로 팩스를 통해 ‘남북여성 공동모임’ 추진을 위한 실무접촉을 10월 1일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갖자고 제안했고, 이들 단체들은 이에 호응해 실무접촉을 추진하려 했지만 통일부는 이를 불허했다.

안김정애 상임대표는 “불허 당시 통일부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즈음하여 인공위성 발사 여부 등 정세를 지켜보자고 했는데 별 탈없이 지나갔고,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도 추진되는데 여성들의 만남도 승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2008년 5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언론인대표자회의 이후 남북 언론인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같은 사정은 6.15언론본부 역시 마찬가지다. 6.15언론본부 관계자는 14일 “어제 북한주민접촉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통일부가 반려하겠다고 해서 공식 불허 통보를 하라고 했다”며 “지난달에도 북한주민접촉 신고를 하려했지만 6.15남측위를 통한 팩스 전달을 통일부가 불허해 실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14일 오후 “기존 5.24조치로 북측 파트너와 간접접촉을 하려면 6.15남측위를 통하도록 돼 있다”고 전제하고 “당국회담이 벌어지면 그런 분야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검토될 것이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긍정적 검토를 지시한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승인하고 6.15남측위 부문본부들의 공동행사는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당국자는 “약간 차이가 있다. 양대 노총은 작년 하반기부터 예선, 결승전을 거쳐 대표팀을 선발하는 과정이 쭉 있었고, 순수 축구교류에 한정한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여성본부의 경우 공동모임을 하겠다는 내용 밖에 없는데, 사업계획을 일반 민간단체들이 하는 것처럼 구체화 시켜야 할 것”이라며 “가급적 민간단체들의 순수한 사회문화분야 행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 6.15남측위 대변인은 14일 “남북이 8.25합의에서 민간교류 활성화를 합의했는데, 그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민간단체들과 간담회를 갖는다든가 하는 노력은 전혀 없고, 기존과 동일한 기준으로 불허하고 있다”며 “정부 스스로 남북 당국간 합의 정신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승환 대변인은 “6.15남측위는 민간교류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해 왔는데, ‘정치적’, ‘비정치적’이라는 정부의 자의적 기준으로 기존과 같이 통제 위주로 가려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6.15남측위도 6.15북측위와의 실무접촉에 대해 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대응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간 전문가는 “현 정부가 6.15 타이틀을 붙인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정치적’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민간단체들을 포괄하고 있는 6.15남측위와 소속 부문조직들을 민간교류에서 배제하려 할 경우 큰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수정,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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