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운영하는 해외홍보용 사이트 'Mansudae Art Studio Gallery'. [캡쳐-만수대창작사 해외 홍보용 사이트]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북한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하고 북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금강산과 개성을 관광하던 발길이 끊기고, '5.24'조치로 남측 국민들의 북녘땅을 밟는 길이 가로막혀 북한을 직접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북한의 현재 모습을 알기 위해 북한 방송을 보고듣거나, 북한 사이트를 접속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방송을 보고듣거나 사이트를 접속하는 방법은 쉽지않다. 방송통신위원회과 경찰청이 이들 사이트를 유해 사이트로 분류해 차단하고 있어 우회 사이트를 통해 접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 사이트 접속과 조회는 불법이 아니고 처벌대상도 아니다. 다만, 북한 사이트를 접속해 해당 내용을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목적으로 활용했다면 이는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된다. 여기서 활동은 북한 사이트에 가입해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작성하는 등은 물론, 북한 사이트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북한 사이트 개설과 활용

북한이 사이버공간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1996년 3월 해외단체인 '북미주 조국통일동포회의'를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면서부터다. 1997년 1월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일본 도쿄지사라고 할 수 있는 '조선통신'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1999년 첫 공식 웹사이트인 '조선인포뱅크' 사이트를 개설해 인터넷을 통한 경제적 활동 영역으로 확장했고, 2001년 북한 내부와 인터넷 교신이 가능하도록 한 전자우편 중계서비스를 하는 '실리은행'이 개설됐다.

▲ 북한 내부에서는 인트라넷을 사용한다. 이는 외부에서 접속할 수 없다. 사진은 김일성종합대학이 제작한 버섯 소개 전자도서편람 '불로초'. [캡쳐-불로초]

북한이 개설한 사이트는 'kp'라는 국가도메인을 사용한다. 일부는 '.com'으로 주소를 명시한다. 아시아태평양정보통신망센터(APNIC)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12월 현재 1천24개의 IP를 등록했다. 서버는 대체로 북한, 중국에 두고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만든 사이트를 어떻게 접속할까. 북한 내부에서는 국가범위의 거대한 인트라넷 '광명'이 구축되어 인터넷처럼 북한 내부에서 자신들이 개설한 사이트를 접속할 수 있다. 그래서 외부인이 북한 내부 인트라넷으로 접속가능한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즉, 북한은 우리가 이용하는 인터넷과는 차단되어 있지만, 내부에서 자신들만의 사이버공간을 만들고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사이트 들여다보기

북한 사이트를 접속하기 위해서는 우회 서버를 활용해야 하지만 우회서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북한 사이트 대부분은 북한의 정치를 찬양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일종의 사이버 선전전, 사이버 심리전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사이트는 각 전문 영역에 따라 성격이 다르지만 대부분 북한의 사상과 정치구호를 강조한다. 특히, 대표적으로 북한 국가홈페이지 '내나라'가 있다. '내나라'는 조선컴퓨터센터(KCC)가 2004년 6월 개설해 운영을 시작했지만, 사이트 주소가 변경된 이후 정치, 경제.무역, 사회.문화, 역사.민속, 통일분야, 관광 등 북한을 홍보하고 있다.

특히, 한글 외에도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 북한 국가홈페이지인 '내나라'. [캡쳐-내나라]
▲ '조선의오늘'. 이 사이트는 관광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가 최근에는 북한 사상.정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북한 평양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볼 수있다. [캡쳐-조선의오늘]

'조선의오늘'은 2014년 12월에 선보인 것으로 북한 관광을 주로 다뤘지만 최근에는 관광 외에도 북한의 정치, 군사, 사회 등 전 분야를 다뤄 북한 선전매체의 성격이 강하다. 특징적으로 초단위로 평양시간이 표시돼 서울.평양 간 30분 시차를 실감하게 한다.

언론의 기능을 하는 사이트는 북한 관영 통신사가 운영하는 '조선중앙통신',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이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말 그대로 각 사의 기사를 제공하고 있어 언론인과 연구자들이 반드시 접속하는 사이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997년 1월 일본 도쿄지사라고 할 수 있는 '조선통신' 사이트를 개설한 뒤 2010년 10월 10월 공식 사이트 문을 열었다. 그리고 2011년 일본어, 2012년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1년 1월부터는 동영상 뉴스도 게재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011년 2월 16일 홈페이지를 개설, 2012년 영문, 중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디자인을 개선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을 많이 배치하거나 날짜별 검색을 쉽게하는 등 사이트를 개편했다. 사이트 개편 초기에는 기존 <노동신문> 'PDF' 파일 형식이 아닌 그림파일 형식으로 전환했지만 최근 'PDF' 파일 형식으로 바꿨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조선륙일오편집사'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도 언론의 기능을 포함해 남북을 중심으로 한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통일신보>, <조선중앙TV> 등의 기사도 제공하고 있어 일종의 언론포털의 형태를 보여준다. 유튜브, 트위터 등을 개설해 IT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도서, 잡지, 영화, 드라마, 노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북한 사이트 중에서 매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노동신문' 사이트 [캡쳐-노동신문]
▲ '조선중앙통신' 사이트 [캡쳐-조선중앙통신]
▲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캡쳐-우리민족끼리]

또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운영하는 '조선의소리', 무소속 민간방송을 자임하는 '통일의 메아리' 등도 있는데, 이들은 대외용 라디오 방송을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언론인과 연구자들이 일상적으로 접속하는 사이트 외에도 북한의 각 기관이 운영하는 사이트도 있고, 북한의 사회문화를 홍보하거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도 있다.

'민족화해협의회'가 운영하는 '려명',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의 '류경',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의 '구국전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공동사무국 홈페이지, '조선년로자보호연맹'의 '로인들을 위하여',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의 '희망', 김일성종합대학의 '룡남산' 등이 있다.

그리고 만수대창작사가 해외홍보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Mansudae Art Studio Gallery', 북한 사상 학습을 위해 제작된 '우리민족강당', '조선영화수출입사' 홈페이지, 조선요리협회가 운영하는 '조선료리'가 있다.

이 밖에도 '대동강 특허 및 상표대리소', '평스제약합영회사', '평양해당화식품' 등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사이트들도 운영되고 있다.

▲ 조선요리협회가 운영하는 '조선료리'. [캡쳐-조선료리]
▲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이 운영하는 사이트 '희망'. [캡쳐-희망]

한국에서 북한 사이트를 접속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이는 정부가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 제44조 7 '불법정보의 유통금지' 등의 조항에 따라 북한 사이트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사이트의 불법유통을 막기 위해 북한 사이트가 소개되자마자 경찰청, 검찰청,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사이트를 차단시킨다. 북한 사이트의 대부분이 자신들의 사상과 정치를 강조하고 있고 이는 심리전의 일환이기에 차단의 이유는 일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인터넷은 인류 사회문화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가 됐고, 피할 수 없는 환경이다. 북한 사이트의 홍수를 막는 방법만 찾지 말고 건전한 토론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쉽지만 우회 사이트를 통해 북한 사이트를 접속하는 수고는 여전할 듯하다. 단, 연구나 언론보도 목적 외에 사이트에 가입해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쓰거나 유통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기사수정: 20:00, 내용 중 북한 사이트 접속이 불법이라는 점은 사실과 달라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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