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낙구천) 

향로봉에 햇빛 비쳐 보라빛 안개 어리고
아득히 보아하니 폭포가 강에 걸렸네.
물줄기 날듯이 쏟아지니 그 길이 삼천 자
마치 은하수가 구천으로 쏟아지는 듯.

달과 술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중국 당나라 시대 시인 이백이 지은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 여산의 폭포를 바라보며)'이다. 조선시대 기생 황진이는 이 싯구 중 '비류직하삼천척, 의시은하낙구천'을 개성 박연폭포 용바위에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웹 사이트 <조선의오늘>은 28일 박연폭포를 소개하면서 "시 잘 짓고 노래 잘 부르는 재능있는 시인으로, 명창으로, 명필로 알려진 황진이가 쓴 시도 여기 박연폭포 명승지의 용바위에 새겨져있다"고 전했다.

▲ 북한의 대표적 명승지 중 하나인 '박연폭포'. 왼쪽 사람들이 있는 바위가 '용바위'로 황진이가 이백의 시를 새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사이트는 박연폭포 주변에 새겨있는 이름들을 거론하면서, "나랏일은 어떻게 되든 말든 저 하나의 안락 만을 추구한 양반사대부들일진대 아무리 소 한짝이 아니라 열짝, 스무짝을 주며 이름을 새겼다 한들 무슨 가치가 있으랴"라고 지적했다.

그에 비해 황진이의 글귀를 두고, "황진이가 용바위 위에 썼다는 글은 얼마나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인가"라며 "옛날 양반들은 아찔한 절벽에 자기 이름이나 새겼지만 황진이는 후세에 길이 전해질 훌륭한 시를 새겼다"고 추켜세웠다.

사이트는 "용바위 위에 올라 박연폭포를 바라보면 돌 뚫는 화살은 없어도 돌 뚫는 낙수는 있다고 폭포수에 의해 생긴 고모담의 깊은 물은 어찌나 맑은지 손을 담그면 금시 새파랗게 물들 것만 같다"고 묘사했다.

그리고 "박연폭포 오른쪽에 안개바다 위에 떠가는 떼와 같다고 하여 범사정이라고 불리우는 정각이 서있었는데 그 위에 올라 폭포를 부감하는 멋 또한 이를데 없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방대한 면적을 차지하고있는 박연폭포 명승지구역에는 박연폭포와 범사정뿐 아니라 대흥산성과 성의 북문, 관음사, 대흥사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기담, 마담, 구담으로 불리우는 3개의 담소와 마담폭포, 대흥폭포, 계절폭포 등 제나름의 자태를 뽐내는 폭포들도 많다"고 전했다.

▲ 박연폭포 아래에 있는 고모담. [사진출처-조선의오늘]

박연폭포는 성거산과 천마산 사이에 흐르는 여러 골짜기 물이 내려오면서 합쳐진 못인 박연에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물로, 높이가 37m에 달하며, 서경덕, 황진이와 함께 '송도3절'로 불린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1957년 8월, 1992년 5월 두 차례 박연폭포를 찾았고, 황진이가 머리카락으로 새겼다는 초서체의 시를 해석했다고 북한은 강조하고 있다. <조선의오늘>은 최근 개성시는 기존 헌시비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의미를 담아 새로 세웠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2년 박연폭포지구를 명승지로 개건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며, 고려시대 사찰인 영통사로부터 박연폭포에 이르는 12km의 도로와 여러 개의 다리건설을 완료했다.

▲ 북한은 용바위로 가는 길에 설명을 넣었다. 최근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의미를 담은 헌시비가 세워졌다고 북한 웹 사이트 <조선의오늘>이 밝혔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박연폭포에 새겨진 양반들의 이름. 북한은 황진이가 새긴 시와 비교해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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