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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신뢰감 없는 한국정부<기획> 세균전의 나라 미국 ⑧
곽동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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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3  13: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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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기 /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연재를 시작하며]

주한미군으로의 탄저균 반입이 뜨거운 논란이다. 전쟁의 목적은 승리이고 이를 위한 수단에는 제한이 없다고 했던가. 하지만 군사적 목적을 위해 인간에게 치명적인 세균을 사용한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발상이다.

세균무기는 오늘날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라고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제국주의 침략세력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되었다. 이번에 벌어진 주한미군 탄저균 논란도 미국이 어떠한 입장과 목적에서 살아있는 탄저균을 이 땅에 반입하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탄저균 반입 사건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세균전의 나라 미국>이라는 연재를 준비하였다. / 필자 주

<차례>

1. 전염병과 전쟁
2. 731부대장 이시이가 미국으로 간 이유
3. 최초로 폭로된 세균전, 한국전쟁
4. 한국을 생물학전 실험장으로 만든 주피터 프로그램
5. 매년 900kg의 탄저균을 생산했던 미국
6. 방어용인가? 공격용인가? 우려되는 탄저균 무기개발
7. 진화하는 세균전
8. 불안하고 신뢰감 없는 한국정부
9. 대안은 무엇인가?

 

   
▲ 지난 16일 서울지역 청년,대학생 단체들로 구성된 '청년학생공동행동'이 주한미군의 활성 탄저균 반입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패러디해, 정부의 탄저균 반입사건 진상조사를 풍자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살아있는 탄저균이 반입되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대변인긴가, 국민의 대변인인가?

정부 대응의 문제점이 매우 심각하다.

침묵하는 한국정부

국회토론회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 문제점과 해결방안>에서 이미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한국 정부 대응의 문제점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지난 2013년 한미 양국은 2015년 완료를 목표로 세계 최초로 국가 간 생물무기 대응 공조체계인 생물무기감시포털(Bio surveillance Portal, BSP) 구축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는 탄저·두창·페스트 등 10여 가지의 위협적인 생물학 작용제가 사용되는 것을 사전에 감시·탐지·대비·대응하기 위한 한미 공조체계다”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그런데도 정부는 주피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미군기지의 탄저균 훈련과 실험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침묵을 지적하였다.

이미현 팀장은 발제문에서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내 발생 가능한 생물 위협, 특히 북한의 생물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1년부터 한미 연합 생물방어연습(Able Response)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양국 보건복지부 등 유관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정부간 연습으로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절차를 연습하는 것으로, 토의식 연습(TTX)과 기능 연습(FE), 고위급 세미나(SLS) 등이 진행된다. 게다가 2013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가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르면 한‧미는 북한의 생화학무기 사용 징후에 대한 선제타격을 합의했다고 한다”라고 하였다.

한미간 공조가 이처럼 긴밀하게 얽혀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실시 중인 생물무기 ‘탐지’ 실험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미국이 우리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면 이는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문제인 것이고, 미국이 알렸는데도 우리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이 역시 대국민 기만이다. 탄저균 반입사건에 대해서는 한미당국이 성실하게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미현 팀장은 또한 “「화학무기ㆍ생물무기의 금지와 특정화학물질ㆍ생물작용제 등의 제조ㆍ수출입 규제 등에 관한 법률(생화학무기금지법)」제12조(수입규제)에 따르면 생물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탄저균 수입과 보유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예방법)」제21조(고위험병원체의 분리 및 이동신고)에 따르면 고위험병원체인 탄저균을 이동하려는 자는 고위험병원체의 명칭, 분리된 검체명, 분리 일시 또는 이동계획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관련 부서인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도 살아있는 탄저균 반입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금 한국정부는 미군의 불법성을 문제제기하기는커녕 탄저균이 반입된 주한미군기지의 연구시설에 대한 조사조차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미 국방장관은 6월 1일, “탄저균 사고의 책임자를 찾아내겠다”고 하였지만 7월 21일,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미 국방장관의 약속이 새빨간 거짓말이 되어버렸는데, 우리 정부의 그 누구도 이에 강력히 항의하지 않고 있다.

되살아나는 메르스 악몽

주한미군 기지의 살아있는 탄저균 반입사건이 국민의 생명와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존재인 것은, 한국사회의 방역능력이 그야말로 형편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메르스 바이러스에 나라가 쑥대밭이 되었다. 7월 21일자로 1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격리되었고 186명의 환자가 발생, 36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100여 곳의 학교와 유치원 등이 자체휴교, 휴원조치를 내렸다.

메르스 확진환자는 경기도 평택을 넘어 수원과 서울에서 발생하였고 삼성서울병원은 무려 90여명의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해 메르스 바이러스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천안아산, 대전과 심지어 부산과 대구, 전북순창과 김제에 이르기까지 메르스 환자는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급기야 메르스 환자가 머물던 병원이 문을 닫는 사태가 일어났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군인에게도 감염되었다.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의 하사관이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같은 부대 소속 100여 명이 격리 조치된 것이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일파만파로 확산된 것은 무능한 보건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

방역당국은 메르스 파동의 초기에 대수롭지 않은 듯 안일하게 대응해 화를 자초하였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발생 초기에 병의 전염력을 얕잡아 보았다. 낙타가 없는 대한민국에 “낙타와의 접촉을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어떻게 가능할까? 중동과 미국의 발표자료만 믿고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환자 1명당 1명이 채 안된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발표했던 것이다.

방역당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메르스 감염병원을 숨겨 수많은 감염자를 낳고 말았다. 결국 삼성 서울병원에서는 무려 90여명의 감염자가 확진되었다. 이는 결국 보건당국의 은폐가 부른 인재인 것이다.

메르스 사태는 메르스 증상을 보인 환자가 중국출장을 강행하다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한-중간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되었다. 1차 감염자와 같은 병실을 쓴 환자의 아들 K씨가 발열 등 메르스 의심 증상이 있었음에도 보건당국은 이 남성에게 출장 취소를 권고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그는 결국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K씨로 인해 중국은 난리가 났다. 중국은 메르스와 관련해 한국인 5명을 포함해 67명을 격리했다고 밝혔다. 중국 위생당국은 하부 기관에 메르스 대응 관련 공문을 보내고 관문인 베이징 수도공항의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책없는 방역

메르스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강타했던 것은 대한민국의 방역체계가 그야말로 한심하기 때문이다.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은 "에볼라 사태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치료제가 없다, 백신도 없다, 치사율이 높다는 세 가지 문장이 만들어낸 공포가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며 "이는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들"이라고 했다.

“치료제가 없다”는 말이 메르스 공포의 핵심이다. 하지만 김 이사장의 말마따나 제약회사들은 대체로 신종 전염병의 백신 만들기를 꺼린다. 백신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지만 전염병이 유행하지 않으면 백신이 팔리지 않을 것이므로 연구개발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전염병 백신개발에 뒷짐 지고 있다 보니 커다란 사회적 혼란을 낳게 된 것이다.

치료제가 없으면 방역이라도 잘 해야 할 것이지만, 대한민국은 보건방역체계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5월 31일 보건의약단체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은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해 격리된 사람들이 관할 보건소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립니다”라며 “몇 시간이면 되는데 요즘 전염병 관리를 하루 꼬박 걸리게 하느냐”며 “검사 시간을 지연시킨 것이야 말로 메르스 1차 관리의 주범이라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전염병의 방역을 이윤에 얽매인 사립병원에게 맡길 수는 없다. 방역은 바로 보건당국이 모든 책임을 지고 수행해야 한다. 국민이 나라에 세금을 내고 공직자를 선거하는 이유는 그들을 믿고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전염병과 관련된 방역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 <SBS>는 6월 2일, 미국 질병대책본부는 전염병의 역학조사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질병 수사관이 지난 60년간 4000명인데 한국은 20명 수준이라고 보도하였다. 한국의 방역당국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로 똘똘 뭉쳐있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는 초기방역에 실패해 감염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그대로 빠져들었다. 전형적인 방역 후진국의 모습이다.

국민이 직접 나서야

세월호 사건으로 대형재난사고에 대한 정부의 안이함을 질타한 것이 바로 작년이었다. 이제는 메르스 사태로 방역대책이 질타 받았다. 그리고 주한미군 탄저균 반입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어느 사건도 명쾌하게 해결된 것은 없다. 대한민국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만에 하나라도, 탄저균이 주한미군 기지를 빠져나오는 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방역당국이 탄저균을 조기에 수습하리라는 낙관적 기대보다, 쉬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다 전국에 탄저균이 창궐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비관적 전망이 훨씬 우세하다.

주한미군도, 우리 정부도 그 누구도 탄저균 사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국민들은 이번 탄저균 반입사건을 그대로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한국 방역체계를 두고 한숨을 쉬어본 기억이 있다면, 탄저균 반입사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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