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공식환율은? 1달러에 107원대

▲ 북한 무역은행이 매일 발표하고 있는 '외화 교환 시세표'. 6월 24일자 북한의 국정환율이 공시된 시세표를 북한에 체류중인 외국인이 SNS에 공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북한의 일상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무역은행이 공시하고 있는 북한의 공식 환율도 즉각적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통일뉴스>가 SNS 상에서 입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역은행’ 명의의 ‘외화교환 시세표’(Foreign Exchange Rate in Korea Won)에 따르면 6월 북한의 국정환율은 1달러당 107원대로 비교적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예년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월 8일자 국정환율(현금으로 사고파는 시세 평균값)은 1달러당 109.7원이었고, 두 달 뒤인 6월 8일에는 107.9원, 6월 24일 107.6원이었다. 7월 1일에는 106.75원(사는 시세 기준)이었다. 한국은행이 파악한 5월 평균 국정환율은 109.1원 이다.

<표1> 최근 북한 외화교환 시세표 (미달러)

구분

현금(Bank Note)

환치(Transfer in A/C)

사는 시세

파는 시세

사는 시세

파는 시세

2015.4.8

109.0

110.37

109.51

110.34

2015.6.8

106.9

108.83

107.98

108.79

2015.6.10

106.05

 

 

 

2015.6.24

106.59

108.51

107.67

108.48

2015.7.1

106.75

 

 

 

(작성 - 통일뉴스)

북한의 미달러 국정환율은 2002년 7.1조치로 2.2원대 수준에서 153.5원으로 70배 가량 껑충 뛰었고, 2009년 11.30 화폐개혁 직후인 2010년 1월 98.3원, 2013년 3.1 협동화폐제 도입 이후에도 100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다 최근에는 다소 높은 107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

<표2> 북한 외화교환 연도별 시세 (미달러)

년도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원/달러

134.21

101.57

98.00

101.5

99.2

99.84

(자료출처 -독일 Bundesbank,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서 재인용)

북한은 외화 기준통화를 유로화로 삼고 있지만 실물 경제에서는 달러화가 사실상 기준통화로 유통되고 있고, 협동화폐제를 시행한 2013년 3월 1일 당시 북한 당국은 40억 달러가 민간에 풀려있는 것으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조중 접경지역을 시발로 중국 위엔화 유통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북한 경제, 특히 북한 시장경제의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추세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북한의 환율은 미국 달러화(USD)를 기준으로 살피는 것이다.

홍용표 통일장관 “환율 및 쌀값은 안정”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환율 및 쌀값은 안정세”라고 말했다. 입수된 국정환율 시세표와 일치하는 맥락이다.

물론 국정환율보다 실제로 더 중요한 시장환율은 이보다 훨씬 높아 1달러 당 8천원대를 유지하고 있고 변화 폭도 상대적으로 더 크다. 그러나 홍 장관이 보고한 대로 시장환율(1달러 8,000원대)이나 쌀값(1kg 5,000원대) 역시 최근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표3> 북한 외화교환 2015년도 월별 시세 (미달러)

년월

2015.1

2015.2

2015.3

2015.4

2015.5

2015.6

원/달러

108.0

108.2

109.9

109.1

109.1

107.?

(자료출처 - 독일 Bundesbank,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에서 재인용)

다만, 올해 들어 화폐개혁 이후 꾸준히 유지되던 100원대 전후에서 107~109원대로 국정환율이 오른 것은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지난 4월 초부터 6월 초 사이 두 달 만에 2원 이내이지만 약간의 환율차가 발생했다.

문성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장은 “2002년 7.1조치 이후에는 기준통화가 미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북한원/미달러 국정 환율은 북한원/유로 환율에 국제외환시장에서의 유로화 환율을 재정하여 결정되고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 들어 달러화 국정환율 상승은 유로화의 하락세와 달러화의 강세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인으로는 당창건 70돌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 주요건설대상 완공을 위해 재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는 사정을 들 수 있지만 국정환율이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북한은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커다란 격차를 보완하고 민간에 풀린 달러화를 회수하기 위해 2013년 3.1조치를 통해 ‘협동화폐제’를 전격 실시한 바 있다.

<통일뉴스>는 소식통을 인용 협동화폐제 실시에 대해 “북한은 외화를 취급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소, 기관에 ‘내화 구좌’와 함께 ‘외화 구좌’를 별도로 개설해 거래토록 하고 실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환율을 적용하는 ‘변동환율제’를 실시했다”며 “협동화폐제(협동구좌제)는 민간에 음성적으로 풀려있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달러화를 양성화하고 환율을 현실화시켜 해외투자 유치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관련기사 보기]

환율 격차, ‘나래카드’로 잡을 수 있을까?

▲ 전자결제카드 '나래'. 외화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러나 북한 당국이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 사이의 커다란 괴리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외화구좌가 없어서 지키지 못했던 24시간 이내에 현금(외화 포함) 입금 규정을 이제는 엄격히 적용한다”는 협동화폐제 규정도 제대로 실행이 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예를 들어 북한의 한 연합기업소가 중국 기업에 생산물을 팔아 1만 달러의 외화를 획득했을 경우, 이 외화가 연합기업소의 외화구좌에 실제로 전액 입금되는지, 그리고 전액이든 일부든 입금된 외화를 인출할 경우 달러화로 되돌려 받을 수 있는지, 북한 원화로 인출할 경우 시장 환율을 적용해주는지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니면, 북한 당국이 협동농장에서 쌀을 수매할 경우 적용하는 ‘협정가격’에 준하는 ‘협정환율’을 적용하되 국영상점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든지, 과거의 ‘외화와바꾼돈표’를 대신해 행표((行票, 은행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할 것을 보장하는 유가 증권)나 ‘나래카드’를 이용하는 방식 등도 상정해볼 수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나래카드’와 같은 외화 충전식 카드는 은행에서 달러를 현금으로 풀지 않으면서도 달러 인출 효과를 낼 수 있어 북한 당국으로서는 매력적인 수단이고, 일각에서는 나래카드를 ‘현대판 외화와바꾼돈표’로 보고 있다.

재미동포 최재영 목사는 <통일뉴스>에 연재 중인 방북기에서 “나래카드를 발급하는 곳에 가서 일정액의 미화나 유로화를 디파짓(입금)하면 그 날의 환율을 기준으로 그 금액에 해당하는 북한 현금을 나래카드에 직접 넣어준다”고 썼다.

그러나 해외 방문객들의 여행경비 환전 수준을 넘어서는 경제전반의 달러 유통까지 ‘나래카드’가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물 달러가 보유한 교환과 비축 기능을 대신하기 어렵고, 카드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시장 등에서는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야심찬 경제개발구 추진이 성공하려면?

▲ 해외동포가 평양에서 자신의 휴대폰에 고려링크의 심카드를 구입해 충전한 뒤 안내 문자를 받은 모습. 국정환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어쨌든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사회에 만연한 ‘달러라이제이션’ 추세를 되돌리고,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 터이지만, 너무 커져 버린 환율 격차 해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북한 휴대전화 회사 고려링크의 대주주인 이집트 오라스콤사는 휴대전화 기본요금을 북한 원화로 결제가능토록 한 북한 당국의 정책 때문에 휴대폰 보급대수가 300만대를 넘어섰지만 수익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소리(VOA)>는 오라스콤사가 5억 달러가 넘는 현금 잔고를 본국으로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율 탓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러가 아닌 북한 원화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국정환율을 적용해 달러나 파운드로 송금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3월 1일 협동화폐제 실시 당시에도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염두에 뒀지만 아직 온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당시 1달러에 8,000원 수준의 시장환율을 감안, 5,800원 환율을 적용해 변동환율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 전략도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외국 자본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9년 화폐개혁 실패는 당국의 의도대로 실물경제가 움직여지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남겼다. 환율 격차 문제 역시 북한 당국의 인위적 개입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국정가격과 시장가격의 갭이 줄어들고 북한 경제가 대외적 경쟁력을 갖출 때 환율 격차도 해소될 전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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