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가 1일(현지시각) 단교 54년 만에 상대국 수도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한 것과 관련, 2일 정부가 “환영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이번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쿠바 정부가 보여준 관계 개선 의지와 노력,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번 양국간 국교회복이 미국-쿠바 양국간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는 전기가 되는 한편, 쿠바 국민들에게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믿으며, 북한도 올바른 선택을 통해 이러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일(현지시각) 오전 오바마 미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54년전 냉전이 한창이던 때에 미국은 아바나 대사관을 닫았다"면서 "오늘 나는 미국이 쿠바 공화국과 외교관계를 재개하고 각 나라에 대사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1961년에 (아바나 주재)대사관을 닫았을 때, 다시 문을 열기까지 5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미 백악관이 1일 공개한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보내는 서한.

같은 시각 쿠바 외무부에서도 간단한 의식이 진행됐다. 아바나 주재 미국 이익대표부 대표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수신인으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국교 회복’ 서한을 쿠바 정부에 전달한 것이다.

1일자 <CNN>은 쿠바 외무부 성명을 인용해, 양국 간 공식적인 외교관계 재개는 오는 20일부터라고 밝혔다. 이 시점에 맞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 수도 아바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미국과 쿠바가 지난해 12월 17일 수교 선언에 이어 이날 대사관 재개설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미국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는 인도의 사실상 보호국인 부탄, 오스트리아 빈에서 주요 6개국(P5+1)과 막바지 핵협상 중인 이란, 그리고 북한만 남게 됐다. 

한편, 지난 2월 10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2015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그간 다소 미진했던 중남미 지역으로도 외교의 지평도 확대해나가겠다"면서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해 모든 국가와의 관계정상화 및 협력증진 방침 하에 쿠바와의 관계개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무역, 문화,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쿠바와의 실질협력을 확대하면서 한-쿠바 관계 개선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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