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덕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은 100주년 기념대회를 계기로 한 금강산 방문을 희망, “이도 저도 여의치 않다면 혼자라도 가겠다”며뜨거운 열의를 보였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소태산(박중빈) 대종사가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원불교를 창시한 것이 1916년 4월 28일. 원불교에서 ‘대각개교절’로 기념하는 날이다. 개교 100년을 맞는 원불교의 100년 성업 행사가 분주하다.

원불교에서는 올해를 ‘드는 100년’으로, 2016~2017년은 각각 ‘진짜 100년’, ‘나가는 100년’이라 부르며, 100주년 행사를 3년에 걸쳐 진행한다.

‘진짜 100년’인 내년 ‘대각개교절’을 전후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전 세계 원불교 교도 및 시민 4~5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불교100년 기념대회’를 성대히 치루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원불교 서울선언문' 채택할 터

정상덕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을 23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에 있는 성업회 사무실에서 만나 원불교100년에 얽힌 평화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년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이틀간 개최할 ‘원불교100년 기념대회’는 원불교 개교정신을 담아 종교행사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로 꾸밀 계획이다.

첫날 저녁에는 시민들과 세계 20여개 나라에서 온 동포들이 함께하는 경축음악회 등 행사를 열고 이튿날에는 원불교 교도가 중심이 돼 오후 1시 기념식을 개최한다.

“원불교는 탄생 자체가 이민족으로부터 억압과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정신적 촛불로 우리에게 나타난 새로운 사상, 비전이다. 그래서 원불교는 각종 차별로부터 해방과 평등을 이야기하는 교리를 갖고 있다.”

100년 기념대회를 종교행사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로 만드는 것은 원불교 탄생의 정신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의 세계, 은혜의 세상, 평등과 평화의 비전. 이게 원불교의 기본 교리이며, 특정 종교로서가 아니라 평화, 은혜, 하나, 평등 이런 절대가치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사람은 누구나 원불교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 총장은 내년 5월 1일 100년 기념식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원불교 서울선언문’을 채택, 원불교 100년의 서원을 세우겠다고 말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 총장은 원불교도들이 참석하는 5월 1일 기념식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원불교 서울선언문’을 채택, 원불교 100년의 서원(誓願)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 선언은 ‘세상의 미래와 평화를 바라보는 원불교도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세계 20여 개 나라에 나가있던 교무, 교도들이 행사에 두루 참석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그동안 원불교 원광대학교 병원에서 미얀마, 라오스, 몽골, 캄보디아 등의 어린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희망찾기’ 시술 혜택을 받고 있는 어린이 100여명도 행사에 초청한다.

원불교 100년을 질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 교육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이며, 그들과 함께 세계의 평화를 위한 선언을 만들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경축음악회나 기념대회를 이루는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는 중이고 대회의 멋진 슬로건도 지금 고민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에 앞서 원불교 최대 축제라고 할 수 있는 4월 28일 대각개교절에는 중앙총부와 각 교당 및 기관에서 특별 기도식이 열리고 29일에는 대회장 주위에서 ‘환경’, ‘평화’, ‘통일’, ‘마음공부’를 주제로 한 각종 세미나, 체험활동 등이 진행된다.

이미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도 대회 기간에 맞추어 유치했으며, 원불교 교전을 영역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세계 석학들이 자리를 함께 해 ‘원불교의 개벽정신, 평화사상, 하나의 사상’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100주년 기념대회 장소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은 그해 국가대표 및 프로축구 정규리그 경기 일정을 확정한 후 대관심의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최종 확정된 장소는 아니다. 변수가 생기면 잠실 올림픽경기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

‘금강산이 드러나면 그때는 새로운 조선이 열린다’

▲ 평소 유쾌한 농담으로 교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정상덕 총장이지만 격무에 시달리면서 다소 피곤한 표정이 얼굴에 묻어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 총장은 원불교 100년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민족의 서원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 나라는 반드시 금강산으로 인하여 세계에 드러날 것”이라고 한 소태산 대종사의 언급을 소개했다.

원기 15년인 1930년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철원역에 내려 다시 금강산행 전철을 타고 금강산에 당도한 소태산은 아흐레에 걸쳐 내·외금강을 둘러본 후 경성에 돌아와 골짜기마다 절이 있고 전설이 있는 금강산에 대한 여행기를 남겼으며, 이를 교전 대종경 ‘전망품’ 5장과 6장에 남겨두었다.

대종사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오시어 “금강이 현세계(金剛現世界)하니 조선이 갱조선(朝鮮更朝鮮)이라”는 글귀를 대중에게 일러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금강산은 천하의 명산이라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의 공원으로 지정되어 각국이 서로 찬란하게 장식할 날이 있을 것이며, 그런 뒤에는 세계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그 산의 주인을 찾을 것이니, 주인 될 사람이 미리 준비해 놓은 것이 없으면 무엇으로 오는 손님을 대접하리오.”(전망품 5장)

대종사 개교(開敎) 기념일을 당하여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우리에게 큰 보물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곧 금강산이라. 이 나라는 반드시 금강산으로 인하여 세계에 드러날 것이요. 금강산은 반드시 그 주인으로 인하여 더욱 빛나서, 이 나라와 금강산과 그 주인은 서로 떠날 수 없는 인연으로 다 같이 세계의 빛이 되리라.(이하 중략)”(전망품 6장)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1998년부터 1천600여명에 달하는 원불교 교도들과 함께 열심히 금강산을 다녔던 까닭도 ‘금강산이 드러나면 그때는 새로운 조선이 열린다’는 대종사의 예언과 정신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그런 점에서 금강산을 관광, 유희, 골프장 뭐 이런 것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정신의 샘물이 솟는 맑은 기운이 서려있는 곳이라는 차원에서 문화, 종교, 교육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나아가 “금강산을 통해 문화, 인류, 민족의 공통 관심사를 해결하는 기능 등을 수행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다른 누구보다 종교인이 나서서 기도하고 그런 의미를 살리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원불교 100주년이 딱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내년 100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원불교내 주요 인사와 자산처리 등을 맡아하는 36명 구성의 최고의결기관인 ‘수위단(首位團)’의 정기회의, 또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원불교청년회의 '평화 회합' 등을 금강산에서 열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도 저도 여의치 않다면 혼자라도 가겠다”며 금강산행에 불같은 열의를 보였다.

큰 보물인 금강산을 찾아 그 인품을 조성, 세계가 찾는 금강산의 주인으로 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이다.

▲ 인터뷰 중에도 전화기를 내려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 총장은 앞서 지난 3월 7일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 출범대회’를 진행했으며,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이 일어난 곳으로 원불교에서 ‘근원성지’로 받드는 전라남도 영광의 ‘대각터’를 공원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국제마음훈련원을 완성한 바 있다.

내년에 열릴 100년 기념대회와 함께 2017년 ‘나가는 100년’을 마무리하는 일은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 자리에 들어설 원불교 100주년 기념관 건립 사업이다.

지상 11층, 지하 3층으로 우뚝 서 있는 100주년 기념관과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로 반원 모양을 하고 있는 원불교 종교시설이 들어선 조감도 패널이 성업회 사무실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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