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정치.군사적 긴장 해소를 통해서 한반도 핵문제를 풀어가자’고 미국측에 촉구한 것으로 5일(현지시각) 밝혀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5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이고리 마르굴로프 아태 담당 차관과 성김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전화 협의를 가졌으며,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은 전적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의 군사.정치적 긴장 해소가 이루어진 배경에서 가능하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의 입장은 올해 1월 북한이 ‘미국이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임시중지하면 핵실험을 임시중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이 ‘암묵적 협박’이라며 즉각 거부한 사실과 관련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거부를 비판한 바 있다.

지난 4월 23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도 "현 정세에서는 한반도와 그 주변에 조성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 지역에서 군사 활동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5일 전화 통화는 미국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마르굴로프 차관과 성김 특별대표는 각각 러시아와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성김 특별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과 '3자 협의'를 갖고 ‘북한이 비핵화 대화를 거부하는 한 압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며 중.러의 협력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측 6자회담 차석대표는 “(북한에 대한) 압력과 압박을 강화하는 (한.미.일의) 성명은 건설적이지 않으며 어떤 긍정적 결과도 낳지 못할 것”이라고 반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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