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김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자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났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북한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단행하고 '위성' 발사를 공언한 가운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27일 북한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를 보다 강도높게 추궁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성김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자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모든 외교적 옵션을 탁자 위에 올려놓은 채,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모든 진지한 외교적 손길을 거부하는 한 대북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게 3국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서울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해, 특히 김정은의 행동에 대처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면서 "('현영철 처형'과 같은) 끔찍한 행동이 계속된다면, ICC 회부가 현실화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성김 특별대표는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특별한 책임"도 강조했다. "내일 우다웨이 대사와, 중국이 어떻게 해야 북한을 믿을 수 있고 진정한 협상으로 복귀하도록 할지에 대해 전면적으로 협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한.중 순방 기간에 북.미가 만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동북아 순방 때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타진한 바 있다.

▲ 2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이하라 준이치, 황준국, 성김. [사진-공동취재단]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3국은 보다 강력한 압박과 적극적인 대화 유도 노력을 계속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압박'과 관련, 그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압박의 실효성에 의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그나마 아파하는 인권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온 셈이다.

'대화 유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북한과 조건없는 탐색적 대화를 유도했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책임을 넘겼다. 28일 도쿄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 초청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불참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고 핵.미사일 개발 역주행을 할수록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고 북한의 대외적.경제적 고립이 심화될 것"이라며 "북한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하라 준이치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SLBM 시험발사'와 '현영철 숙청설'을 비롯한 전반적인 북한 정세에 대해 논의했으며, "많은 점에 대해 3개국의 인식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한.미.일은 '압박' 측면에서는 북한 인권 추궁에, '도발 억제'와 '대화 유도' 측면에서는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김 대표와 황준국 본부장은 28일 베이징으로 가서 우다웨이 중국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각각 만날 예정이다. 이하라 국장은 25일 우다웨이 대표와 만난 바 있다. 외교소식통은 27일 "이하라와 우다웨이 사이에 의미있는 논의 결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