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8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다음달 ‘러시아 전승 70주년 기념행사(5.9)’에 참석한다면 눈을 뜨는 계기로 삼으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 플래넘 2015’ 만찬 연설에서 “절박한 상황에 있는 북한은 러시아 카드를 이용하려 할 수 있다”며 “김정은이 5월에 러시아에 간다면, 그가 국제 지도자들과 어울리면서 진정으로 눈을 뜨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동유럽의 체제전환 국가들뿐 아니라 베트남, 쿠바와 같은 외국 지도자들로부터도 그가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고라기 보다는 시비를 거는 모양새다. 김정은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빠진 국제무대에서 데뷔하고,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서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박근혜 정부의 속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5월 방러 가능성을 낮게 보던 정부의 평가도 최근 들어 바뀌었다. 28일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러 사이의 활발한 움직임을 거론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지난 23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김 위원장의 (5월) 러시아 방문을 기대하고 있으며, 본행사 참석 이외에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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