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첫 한.미.일 외교차관협의의 초점에 대해 한.미가 다른 목소리를 내 주목된다.

제프 래스키 미 국무부 부대변인 직무대행은 15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본 및 한국과 폭넓은 관계이고 이번 협의에서도 우리 관계의 모든 분야를 다룰 것”이라며 “북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의제가 무엇인가’는 질문에도, 래스키 대행은 “우리는 다양한 지역 및 글로벌 우선순위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북핵과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초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지난 15일 출국 전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의 발언과는 강조점이 다른 것이다.

'독도.과거사 도발'을 일삼는 일본이 포함된 상태에서의 ‘3국 안보협력’의 범위를 북핵.북한 문제로 제한하고자 하는 한국과,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역 안보 협력으로까지 확대하고자 하는 미국의 입장 차이가 가감없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은 ‘과거보다는 미래를’이라는 슬로건으로 3국 지역 안보 협력의 토대인 한일관계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과거사.독도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안보나 경제 등 상호 호혜적 분야에서는 교류협력을 추구한다는 투트랙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 문제 관련해 피해자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일본 정부의 조치 없이는 한.일정상회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한.미.일 외교차관협의도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 계기에 한.미는 물론 한.일 양자 외교차관협의도 예정돼 있다. '부상하는 중국'에 맞서는 미일동맹 강화의 주요 이벤트인 26일 아베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한일관계 개선 독려 움직임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응하듯, 법무부는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 간 주요 현안으로 부각시켰던 사안이다. 같은 날 5년여 만에 서울에서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지난 6~7일 아베 정권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와 외교청서 발표 등 잇따른 도발의 여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한국이 먼저 화해조치를 취한 셈이어서 ‘저자세 외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한미일 외교차관협의에서는 △한반도 차원, △아태지역 차원, △글로벌 차원의 3국 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태지역 차원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관계”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한일 양자 협의에서는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가 거론될 것이고 3자협의에서는 일단 3자 간 협력에 중점을 두면서 필요한 계기에 분명히 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9일 아베 총리의 첫 미 상하양원 합동연설 관련해서도 “역사 문제의 엄중성과 민감성이 잘 고려되고 판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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