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절망은 나의 힘(카프카)


인식의 힘
- 최승호

절망한 자는 대담해지는 법이다(니체)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한 승려가 물었다.
“거지가 오면 무엇을 주어야 합니까?”

조주 선사가 대답했다.
“그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다.”

다들 ‘사는 게 힘들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우리 모두 하루살이처럼 ‘오늘도 무사히...... .’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살아갈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키에르케고르)’이니 우리에게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희망이 필요할까?

조주 선사 같으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우리에겐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다.”

우리는 가끔 차라리 벌레가 되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밥벌레, 밥이나 축내는 밥벌레가 되어 그냥 밥이나 먹으며 꿈틀꿈틀 사는 인생.

카프카의 ‘변신’에서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는 벌레의 삶을 살아간다. 그는 인간으로서는 부족했지만 벌레로 변신하고서는 부족한 것이 없다.

우리에게 정말 희망이 필요할까?

다리가 짧은 도마뱀은 도태되는 게 아니라 날개가 돋아 하늘로 날아오른다.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자네는 자네의 불행 중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야.” 우리 모두 하루살이로 변신하면 새로운 삶이 우리에게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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