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추본 사무총장 진효 스님과 3일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공존과 상생, 합심을 키워드로 부처님오신날 불교계도 통일을 염원하는 선언문을 하나 발표하려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진효 스님(부산 마하사 주지)은 ‘불교통일선언’을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의 첫 번째 주요사업으로 꼽았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출가해” 어느덧 법랍 35년을 넘긴 진효 스님은 3일 낮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쪽은 흡수통일론이라고 이야기하고 한쪽은 적화통일론이라고 하면 진실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지금쯤은 이념논쟁을 그만하고 평상시 생활화되는 방법을 강구하는 거다”고 ‘불교통일선언’의 의미를 설명했다.

▲ 지난해 10월 13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열린 '금강산 신계사 복원 7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 기념사진. [사진제공 - 민추본]

박재산 민추본 사무국장은 “초파일 전에 ‘한반도평화와 세계평화 기원대회’를 연등축제와 결합해서 광화문 광장에서 하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삼백 명의 세계 불교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세계평화를 기원하며 그 자리에서 불교통일선언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효 스님은 “통일의 당사자로 평화공존을 해야 하는 실질적 당사자가 빠지면 의미가 없다”며 “북측 조불련(조선불교도연맹) 참석 문제를 위해 심도있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측과 협의만 되면 우리 정부가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조계종이 추진하는 ‘한반도평화와 세계평화 기원대회’가 열려 북측 조불련(위원장 강수린)의 참석이 성사된다면 이명박 정부 이래 최초의 북측 민간대표단의 방남이 될 전망이다.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도 민추본은 북녘 어린이 영양지원 캠페인 ‘도담도담’을 진행해왔고, 지난해 10월에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7주년 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교류에 앞장서왔다.

▲ 지난해 8월 15일 조계사에서 개최된 남북불교도 동시법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진효 스님.  [사진제공 - 민추본]

지난달 23일 민추본 이사장인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주재한 이사회에서 의결한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합동법회’에 대해 진효 스님은 “그간 8.15 동시법회를 서울과 평양으로 분산해서 동시에 개최했다면 올해는 어느 쪽이 됐든 한군데서 합동법회로 치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북으로) 올라가는 것이 편한 방법일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불교문화재 보존보수 및 공동조사’는 2007년 신계사 복원불사를 마치고 북측 조불련과 후속사업으로 논의한 바 있는 내금강산에 위치한 서산대사비(碑)와 정양사 부도탑 보존보수사업과 개성 박연폭포 인근의 관음사 중창불사를 우선대상으로 꼽고 있다.

▲ 진효 스님은 불교의 사회참여에 대해 '불이문' 비유를 들어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사회에서 의결한 또 하나의 올해 주요 사업인 민추본 지역본부 설립추진은 진효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부산지역에서 지난해 12월 민추본 부산지역본부를 결성하고, 북한 항구도시인 청진 소재 개심사와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 마하사 주지로서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바쁘게 불교계 통일운동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진효스님은 “종교와 사회는 언제든지 불이문(不二門)*”이라고 말했다. “탈세속은 속된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지, 사회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승려가 사찰에서 만나는 신도가 사회인이고, 승려는 사회문제와 무관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님의 확고한 소신이다.

* 불이문(不二門)은 절로 들어가는 3문(三門) 중 하나로 일주문과 천왕문을 지나서 절의 본전에 이르는 마지막 문으로서, 번뇌의 속된 마음을 돌려서 해탈의 세계에 이르게 한다하여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 궁극적으로 번뇌와 해탈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불이문’이라고 일컫는다.

진효 스님은 “남북문제에 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너무 심하다”며 “정부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국민들이 믿기 어렵고, 계속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오래 해도 지치지 않는, 피로도가 오지 않는, 삶 자체가 부처님 가르침으로 가는 또 다른 통일운동이 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공존, 상생, 합심’을 키워드로 한 생활운동으로서의 통일운동을 강조했다.

(수정,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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