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즈음해 과거 식민지 지배 및 침략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싸잡아 비판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에 대해,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2일 국회에서 엄중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나경원)에 출석한 조태용 차관은 '셔먼 차관의 뜻밖의 발언에 너무 놀랐다'는 심재권 의원의 지적에 "셔먼 차관 발언에 대해서 외교부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동안 미국 정부가 과거 역사에 대해서 밝혀왔던 입장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는 것인지 미국정부 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서 저희 입장을 전달하고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에 '미국 정부에서는 과거 역사에 대해 그동안 밝혀왔던 입장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1차적 확인은 했다"며 "조금 더 구체적인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이번 주 초에 한미 간에 다시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의 4월 방미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펼쳐온 대미 로비의 영향 아닌가'는 우려에 대해, 조 차관은 "정부로서도 충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이것은 옳고그름의 문제이기 때문에" 로비 활동으로 시비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민 의원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셔먼 차관의 이번 공개 발언은 "워싱턴 씽크탱크 내 일반적인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취지의 말을 공공연히 늘어놓는 미국 전문가들이 한둘이 아니라며 체계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정세균 의원도 "이번 셔먼 차관의 발언은 그간 미국 측 언술과는 완전히 다른 얘기"라며 "그냥 적당한 외교적 답변을 듣고 넘어갈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줘야겠다"고 요구했다. 조 차관은 "엄중함을 가지고 이 문제를 다뤄가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샤먼 차관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주최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과거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면서 재무장을 획책하는 아베 신조 일본 정권 때문에 빚어진 동북아 역내 갈등의 책임을 오히려 한국과 중국에게 뒤집어씌운 셈이다.  

(추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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