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 등 각계 단체들은 2일 미대사관 인근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미 당국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남북.북미.6자회담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미합동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이 시작된 2일,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을 비롯한 각계 단체들은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훈련의 중단을 촉구했다.

서울에서는 국민행동 등이 이날 오전 11시 서울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6.15청학본부)는 통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일부에 촉구서한을 전달했다.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국민행동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작전계획으로 구체화, 실행화하는 과정에서 시행된다”며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사용할 징후만 보이더라도 선제공격하는 매우 공세적인 전략으로 전쟁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민족 공멸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연합연습을 임시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제안한 점을 들어 “한.미 당국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미 당국은 선제적으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하거나 최소한 방어연습으로 규모를 축소하여 북한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대화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면서 “남북.북미.6자회담 등 각급 대화를 재개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시키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장 뒤편 미국대사관에 성조기가 나부끼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최은아 국민행동 정책언론팀장은 “전국의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키리졸브-독수리 훈련과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긴장조성 행위에 반대하는 행동을 오늘부터 전국 동시다발로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시간에 서울을 비롯해서 경기도 성남의 훈련지휘소인 탱고에서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고, 부산과 창원, 대구, 왜관, 광주에서도 동시에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적대적인 군사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군사훈련 현장에서 평화의 목소리를 담은 항의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키 리졸브 전쟁연습의 가장 적대적인 성격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상륙훈련 현장에 올해 대규모로 평화문화제와 평화기도회 등의 다양한 평화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 6.15청학본부는 통일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전단 살포와 한미합동 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청학본부는 ‘통일부와 홍용표 통일부장관 후보자에게 보내는 촉구 서한’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이 땅에 참화를 불러오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미국인권재단(HRF)는 10만장의 대북전단을 날렸으며,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3월에는 영화 ‘인터뷰’ DVD와 USB를 담은 대북전단을 날리겠다 하고 있다. 심지어 대북전단 살포에 무인기 ‘드론’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것.

이들은 “정부와 국가기관의 존재하는 가장 우선적인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박상학을 비롯한 반북보수단체들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기자회견 직후 전준호 6.15청학본부 상임대표(왼쪽)가 통일부 관계자에게 촉구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전준호 6.15청학본부 상임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현장에서 통일부에서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산과족과 관계자에게 촉구 서한을 전달했다.
 

한미 연합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하고 남북·북미·6자회담 재개하라! (전문)

오늘부터 시작되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대북선제공격전략인 맞춤형 억제전략을 작전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시행된다. 대북선제공격전략이 작전계획으로 구체화된다면 한반도에 핵전쟁 발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까지 거론되던 남북대화 분위기가 미국의 발목잡기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과 같은 공세적 연습이 강행된다면 어렵사리 마련된 남북대화의 기회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한편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의 강도를 낮춘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므로 한미당국이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하거나 최소한 공세적 훈련만이라도 축소한다면 대화의 계기는 다시 마련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한미당국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남북·북미·6자회담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연말 연초 정상회담까지 거론되며 남북대화 분위기가 높아지자 미국은 선 비핵화 협상 방침을 내세우며 남북대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까지 노골적으로 가로막았다.

이 같은 미국의 남북대화 가로막기로 인해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있다. 여기에 대규모 공세적 연습인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까지 강행된다면 어렵사리 마련된 남북대화의 기회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전쟁연습으로 대결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바랄 수 없으며, 한반도는의 평화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작전계획으로 구체화, 실행화하는 과정에서 시행된다. 지난해 한미 당국은 46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2014)에서 맞춤형 억제전략을 올해까지 작전계획으로 발전시키기로 하고, 그 중간 단계로서 ‘포괄적 미사일 대응 작전개념 및 원칙’에 합의하였다. 이에 지난해 시행된 2차례의 한미연합연습에 맞춤형 억제전략을 전면 적용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한미 간에 확장억제수단 운용 연습도 시행했다.

그러나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사용할 징후만 보이더라도 선제공격하는 매우 공세적인 전략으로, 전쟁위기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민족 공멸의 전략이다. 따라서 이런 선제공격 전략이 작전계획으로까지 발전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결정적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다.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대규모 병력과 공세적인 전력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무력위협이며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전쟁연습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연습에 항공모함은 동원되지 않지만, 포트워스 연안전투함이 처음으로 연습에 참가한다.

연안전투함은 연안에 가깝게 접근해 수심이 낮은 지형에서 해병대와의 연합 작전 및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볼 때 이번 연습에서 특수전, 상륙훈련 등 공격적인 훈련이 더욱 실전에 가깝게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올 초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확산되면 결국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과 대화를 하기보다는 대북 사이버전, 심리전과 같은 북한변화유도 정책을 통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올해 연습에도 북한급변사태 대비를 위한 훈련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 북한 대량살상무기 제거작전과 점령작전(민사작전)을 수행하는 한미연합사단을 창설해 이번 연습에 참가시키는 것도 그 일환이다.

특히 한미당국은 키 리졸브 연습을 거쳐 작전계획 5027, 작전계획 5029, 국지도발계획등 기존의 대북선제공격계획을 통합한 작전계획 5015를 3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작전계획 5029는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급변사태를 빌미로 한 한미연합군의 군사적 개입을 세부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 급변사태 대비 훈련의 강화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이 한미 당국이 주장하듯이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 아니라 제2의 한국전쟁 발발을 초래하는 위험천만한 전쟁연습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번 연습에 적용되는 작전계획 5027은 ‘북한군 궤멸’, ‘북정권 제거’, ‘통일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국제법에서 허용하는 자위권의 범위를 훨씬 벗어나게 된다.

북한은 “키 리졸브 한미연합연습을 임시 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단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한미당국은 이러한 제안마저 일축하면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강행할 방침이다. 한미당국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제안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실제 1992년 키 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한 사례가 있고 이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으로 이어졌다. 북한도 지난 싱가포르 북미 접촉에서 한미연합연습의 강도를 낮추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당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되풀이되는 전쟁위기의 악순환을 끊고 한반도 핵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한미당국은 선제적으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을 중단하거나 최소한 방어연습으로 규모를 축소하여 북한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대화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분단과 대결을 끝내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이루려면 남북·북미·6자회담 등 각급 대화를 재개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함께 실현시키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불안정한 정전체제 속에서 공세적인 전쟁연습과 군비 경쟁으로는 결코 평화를 지킬 수 없다. 우리는 남북대화를 가로막아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을 불러오는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의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5년 3월 2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노동자연대, 노동인권회관, 농민약국,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주수호공안탄압대책회의,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평화연대,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시민평화포럼,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우리마당,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예수살기, 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사),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태일노동대학, 전태일재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통일광장, 통일맞이, 통일의길, 평택평화센터, 평화교육프로젝트 모모, 평화네트워크, 평화재향군인회, 평화통일시민연대,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유족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서울진보연대, 경기진보연대, 광주진보연대, 전남진보연대, 경남진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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