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굴러간 2014년 한 해를 보냈습니다. 지난 해 연초부터 떠들썩하게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통일 대박’ 논리는 풀뿌리 통일운동에 다시금 ‘종북’이라는 잣대로 족쇄를 채우는 공안정치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분단 70년을 맞는 올해, 일반 시민들에게 청년들에게 ‘통일’이라는 화두가 너무나 버겁고 무겁게, 아니 어쩌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지나 않을까. 또다시 암흑의 터널이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시민운동으로서의 통일운동 또한 2015년이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반 시민들에게 더욱 다가가 소통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방식과 과감한 시도, 중단 없는 실행이 필요한 시점 입니다.

▲ 분단 70년 역사의 고비를 우리는 어떠한 소망과 기개로 넘을 것인가. [사진제공 - 홍양현]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2015 을미년

(국내외 동포여러분께 AOK 페이스북을 통해 띄운 글입니다. SNS 소통의 특성상 다소 점잖지 않은 용어를 썼음을 양해바랍니다. AOK 페이스북: www.facebook.com/groups/action4onekorea/)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올해 2015년 을미년..... 어떻게 하면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통일 시대로 가는 주춧돌을 놓을 수 있을까요?
세계사에서 극단적인 대립이나 전쟁을 겪은 분쟁이 대개 30년 -40년이면 화해와 진정 국면으로 돌어선다는데, 한반도의 극단적인 대립과 골육상잔의 싸움은 참으로도 모질고 깁니다. 아니, 70년을 맞는 이 시점, 분단의 장벽은 오히려 점점 더 높고 견고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흔히들 대한민국 정부가 잘못해서, 북한이 안바뀌어서, 미국의 정책이 안바뀌어서. 국제정세가 안받쳐주어서, 평화로 통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고 말합니다. 외부 탓 이제 그만 합시다.
우리 역사를 생각합니다.. 조선조 최대의 찌질한 임금이라 할 수 있는 선조. 임진왜란이라 불린, 일본과의 7년전쟁으로 국토는 쑥대밭이되고 인구는 3분의 2로 줄을 만큼 극심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못나고 찌질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임금이었던 인조는 어떠했나요. 정묘호란을 겪고 나서도 정신 못차리고 몇 해 안되어 병자호란으로 된통 굴욕을 치렀습니다.
인조 임금만 이마를 땅바닥에 찧는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것이 아니라, 이름없는 백성들 50-60만이 청나라의 노예로 끌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밟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리석고 찌질한 임금들 밑에서도 풀뿌리 백성은 살아남았습니다. 영특하고도 악착같이 살아남아 이 땅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왔습니다.

▲ 동해안 일출. 분단 70년이 지나도록 남북을 가로지르는 철조망은 그대로이다. [사진제공 - 이시우]

정부 때문에, 임금이 어리석고 못나서, 통일을 못 이룬다고 더 이상 말하지 맙시다. 조선시대는 임금을 백성들이 뽑을 수 없었지만 이제는 통수권자를 우리들 손으로 뽑지 않습니까. 조선시대에 비하면 현재의 우리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스스로 변해야 합니다. 정권 탓, 국제정세 탓 그만하고, 통일 시대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간다는 당당하고 옹골찬 주인의식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나의 인생을 남이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듯이, 통일로 가는 길, 누가 대신 닦아주지 않습니다. 한반도 반쪽 나라들이 하나 되라고, 주변 강국이 자기들 손해를 감수하고 대신해 나서서 이루어줄 리는 더더욱 만무합니다.
두 세대 기간인 70년에서 한 세대가 지나 100년이 된다면... 남북이 한 겨레라는 의식은 매우 희박해지고 영영 남남이 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변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삶의 주인이 되어, 시대의 주인이 되어, 풀뿌리의 힘으로 통일 시대를 만들어가겠노라는 새로운 결의와 당찬 각오를 가지고 평화로, 미래로, 하나가 되어 나아갑시다.

2015년 을미년, 지구촌 곳 곳 어디에 있든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아
때로는 말 달리듯, 때로는 우직한 소걸음으로,
때로는 느릿 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함께 갑시다.
하나되는 우리 겨레, 평화 코리아로 가는
역사의 대장정을 함께 시작합시다.
함께 가는 길에 70년 세월을 가로 막고 있는
저 뒤엉킨 철조망의 장벽은 점 점 낮아지게 될 것입니다.
분단의 철조망 위로 드넓은 창공을 바라봅시다.

▲ 한 시대가 지려한다. 분단시대를 마감하자. 영산강의 저녁 노을. [사진제공 - 홍양현]

분단 70년 역사의 고비,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로

분단 70년이라는 역사의 고비를 맞이하면서 2015년은 통일을 열망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 마다 ‘통일’이라는 화두를 꺼내지 않는 이유가, 통일 이슈를 이야기하면 표가 안 나오기 떄문이라고들 말합니다. 정치인은 민심이 두려워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고, 시민은 정권이 두려워 통일을 이야기 하지 않는 이 분단시대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까요.

세계인의 이목이 한반도로 집중될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전기에서 시민들의 눈에 분단의 장벽과 철조망이 더욱 커다랗게 보이는 한 해가 될른지, 아니면 철조망 위의 푸르른 창공을 보며 새로운 미래를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른지, 올 한 해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우리에게 놓여 있습니다.

시각의 변화, 인식의 변화는 정치인도 정부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오로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운동, 풀뿌리 시민운동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나라 안팎에서 조국 통일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많은 분들께 을미년 새해 애정과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태평양 너머 조국을 바라보며
AOK(Action for One Korea) 정연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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