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번째 달의 마지막 주에 접어들면서 대화의 분위기와 환경을 강조하는 북측과 전제조건없는 대화를 앞세우는 남측 당국이 첨예하게 격돌하고 있다.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전제조건들은 일단 대화의 장에 나와서 우리 정부와협의해서 해결해야 될 문제로, 대화의 장이 개최되기도 전에 그런 부당한 전제조건을 우리 정부가 들어준다는 것은 앞으로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25일 북한 국방위원회가 정책국 성명을 발표,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중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를 비롯한 실천적 행동을 보이라고 촉구한데 대해 당일 오후 즉각 대변인 반박성명을 내놓았던 통일부는 26일 오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기 위하여 현재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그런 전제조건들을 먼저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조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서 "북한이 이번 신년사에서 대화 의지와 교류에 대한 의지와 이런 것을 밝힌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도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서는 일단 드러나는 공식적인 입장을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북측의 대화의지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통일부 장관이나 많은 언론, 많은 전문가 등에서 북한이 대화 의지는 있다고 하면서 이렇게 실질적으로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고 있는 이런 의도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석상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단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임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남북 당국 간 대화를 개최하여 남북 간 상호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협의·해결하자"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하면서 "(북측이)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대화를 회피하지 말고, 주저 없이 대화의 장에 나와서 할 말을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날도 이같은 맥락을 계속 이어갔다.

임 대변인은 "북한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있다면 그런 부당한 전제조건을 대화에 나오는 전제조건으로 삼기보다는 일단 대화의 장에 나와서 북한이 원하는 관심사유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포괄적으로 협의하여 해결해 나가는 것이 온당한 태도"라고 말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5일 정책국 성명을 발표, “지금처럼 북남관계의 개선을 위하는 정의로운 소행은 범죄시하고 동족대결을 고취하는 인간쓰레기들은 마음놓고 활개치도록 방치해두는 무력무능한 처사, 초보적인 대화분위기도 마련하지 못하는 가련한 행태, 미국의 반통일음모와 로골화되는 대화파괴책동에 추종하는 매국배족적 행위를 그대로 묵인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남조선당국은 손을 맞잡고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는 우리의 호소에 진정으로 합세해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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