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 추진위'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임형진 경희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동학 천도교가 추구하는 이상적 통일론이야말로 어찌보면 우리가 120년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대회 추진위원회’가 23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대회의장에서 개최한 ‘동학사상 확산 토론회’에서 임형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남과 북이 공동으로 인정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에 근거해 통일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형진 교수는 “민주주의 개념과 민족주의 개념이 동학에서는 다 들어 있다”며 “그것을 실현하고자 했던 가장 커다란 역사적 사건이 120년 전 갑오년에 벌어졌던 동학농민혁명”이라고 규정하고 “천도교가 남북통일에 있어서는 뭔가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 교수는 “북한에는 지금도 천도교단이 가장 커다란 종단이고, 천도교단이 만든 천도교 청우당이 정당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런 탄탄한 내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남쪽의 천도교와 어떻게든 교류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동학이 제시하는 보국안민(輔國安民)과 포덕천하(布德天下) 사상이 바로 동학이 추구하는 최고의 이상적 통일국가”라며 보국은 민족주의, 안민은 민주주의, 포덕천하는 이상적 세계관을 뜻하고 “북의 평등과 남의 자유”가 하나가 되는 것이 동귀일체(同歸一體)라고 설명했다.

또한 천도교는 지난 2002년에 이미 ‘민족자주통일방안’을 정해두고 있다며, △1단계 :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정착 단계 △2단계 : 남북연합 교류협력단계(2정부 2체제 1연합기구) △3단계 : 융화 통일단계(1정부 1차제 2지자체) △4단계 완전 통일(동귀일체) 단계라고 밝혔다.

통일국가의 이상적 모습은 △민족자주의 이상적 통일국가 △사인여천(事人如天)의 도덕적 민주국가 △동귀일체의 자유순환 경제 지향 △후천개벽(後天開闢)의 도덕적 문명국가라고 제시했다.

임 교수는 “서로 다른 걸 강조하지 말고 같다는 것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공통분모를 좀더 확대시키는 방법으로 통일을 자꾸 이야기하자”면서 “동학농민혁명을 계기로 해서 공동 기념식이라든가 공동 학술대회, 공동 조사, 공동 세계화 작업, 이런 것을 해나간다면 틀림없이 통일에 커다란 기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보내며 인본중심의 평등, 자주, 민권 사상에 기초한 남북화해협력과 평화적 남북통일의 분위기가 확대되어야 한다”며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정상화하고 지속 가능한 대북지원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우선 종교계와 민간단체들이 추진하였던 ‘인도적 대북지원에 관한 사회 협약’에 정부와 국회가 동참하고 이를 통해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정부에 대해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에 대한 전면 정상화 조치”를 촉구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는 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과 김동민 한양대 겸임교수, 이우영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가 발표에 나섰으며, 김준혁 한신대 교수, 이찬구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기획국장, 전성우 한양대 석좌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토론회에 앞서 기조강연을 통해 “당분간 통일 목표의 최대치를 국가연합 정도를 구성하는 것으로 축소하면서 단계적 연속적 통합의 과정을 밟아 갈 필요가 있다”며 “긴 호흡에서 보면 통일목표의 최소화라는 발상의 전환이야 말로 가장 빠르고 올바른 완전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천도교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으며, 박남수 천도교 교령이 개회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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