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인데요, 사람들 간의 가장 화목한 행위라고 할 수 있는 행위인 식사에는 그에 맞는 예절이 있습니다.

특히 자리배치에 있어서도 격에 맞는 위치 등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북녘에서도 연회에서의 자리배치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선료리협회가 출간한 잡지 <조선료리> 2009년 3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접대봉사사업은 나라의 대외적 권위를 높이기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입니다”고 말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료리>에 따르면, 연회에서 좌석배치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은 참가자 개인뿐 아니라 그들이 대표하는 나라의 존엄과 명예, 그들에 대한 존경과 예의의 표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입니다.

연회좌석 배치문제는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앉은 연회인 경우에 제기되는데 현재 국제적으로는 연회의 종류와 규모, 여성의 참가여부, 연회장소와 연회상의 생김새 등에 따라 좌석배치를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회상들 가운데서 급수가 제일 높은 상은 주탁, 즉 주인과 주빈이 앉는 상인데요, 주탁 이외에 일반상이 두 개이면 주탁에서 보았을 때 오른쪽상이 왼쪽상보다 급이 높으며 세 개일 때는 가운데 상의 급이 높고 그 다음 오른쪽 상과 왼쪽 상의 순서로 급수가 정해집니다.

또 연회상이 많을 때 그의 급수는 상위에 놓인 번호판 혹은 좌석안내표에 지적된 번호에 의해 표시됩니다. 일반적으로 연회상의 급수는 주탁에 가까울수록 높은 것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연회상에 번호를 표시할 때 대체로 급수가 높은 일반 상들에만 하고 기타 상들은 오른쪽으로부터 왼쪽으로 가면서 번호를 순서대로 표시하는데요, 이는 연회 참가자들이 연회상을 찾아가는데 편리를 도모하기위한 것이지 연회상의 비중을 규정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연회 참가자들의 좌석은 주인과 주빈의 자리를 기준으로 정해지는데요, 규모가 작은 연회에서는 모든 참가자들의 좌석을 지적해주고 규모가 큰 연회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주탁과 날개탁, 높은 급 손님들이 앉는 일반 상에만 개별적으로 좌석을 배치하고 그 밖의 손님들에게는 그들이 앉을 연회상만 지적해주면 됩니다.

한편 국제실무에서 흔히 적용되고 있는 좌석배치의 몇 가지 방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둥근 연회상을 사용하는 경우와 긴 상의 한 면만 이용하는 경우에는 주인의 오른쪽에 주빈이, 왼쪽에 손님 측에서 서열상 주빈 다음가는 사람이 앉게 하며 그 다음부터는 주인의 오른쪽과 왼쪽 자리를 엇바꾸어가면서 손님과 주인 측을 배합하여 서열순위에 따라 배치합니다.

긴 상의 양면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주인(주빈)의 오른쪽에 손님(주인)측의 주빈(주인)다음가는 인물이, 왼쪽에 그 다음가는 인물이 앉게 하며 그 외의 인원들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서열순위에 따라 주인 측과 손님 측을 엇바꾸어 가면서 앉게 하는 것이 기본방법입니다. 연회상으로 긴 상을 쓰면서 주탁이 가로놓이고 주탁 앞에 다른 상들이 세로로 둘 이상 높여 있을 때의 좌석배치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합니다.

주탁 앞에 세로로 놓인 상이 두 개일 때 즉 연회상을 <ㄷ>자형으로 놓았을 때에는 오른쪽 상의 오른쪽, 왼쪽상의 왼쪽, 오른쪽상의 왼쪽, 왼쪽상의 오른쪽 순위로, 세 개일 때 즉, 연회상은 <E>자형으로 놓았을 때에는 먼저 가운데상의 오른쪽과 왼쪽, 그 다음은 오른쪽상의 오른쪽과 왼쪽상의 왼쪽 등의 순위로 주탁에서 가까운 쪽으로부터 서열순위대로 매 연회참가자들의 좌석을 정해줍니다.

둘째로 행사에 부인들이 함께 참가하였을 경우에는 위와 같은 순서로 주인 측과 손님 측 남자와 여자들을 서열순위로 엇바꾸어가면서 앉게 합니다.

통역원들은 서열순위에 포함시키지 않고 편리한 위치에 앉도록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주인 혹은 주빈의 옆에 이들의 자리를 정합니다.

담화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하여 특히 고위급 연회에서는 통역원들을 연회상에 앉게 하지 않고 주인이나 주빈의 뒤에 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북대화나 각종 행사에서 연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처럼 연회에서의 자리배치는 참가자의 서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에 연회에서의 자리배치 등을 보면 북녘에서 생각하는 인물들의 서열 등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같은 연회에서의 자리배치를 감안해 앞으로 각종행사의 자리배치를 눈여겨보신다면 행사를 좀 더 깊이 알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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