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헌 /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삼천만 형제·자매여! 조선이 있고야 조선사람이 있고 조선사람이 있고야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무슨 단체도 있는 것이다. ... 마음속의 38선이 무너지고야 땅위의 38선도 철폐될 수 있다.’

해방공간에서 미군정과 이승만의 ‘남조선단독정부수립’ 집착을 반대하던 백범 김구 선생의 ‘삼천만 동포에게 눈물로 고함’이란 성명(1948.2.10.)의 한토막이다. 한 평생을 항일광복투쟁에 온몸 바쳐 온 김구 선생이, 해방된 조국이 다시 남북으로 갈라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외친 절규였다.

이어 성명에서는 “나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에 순탄한 안일을 취하여 단독정부를 세우는데 협력하지 않겠다”고 결연한 다짐을 했다. 그러나 노투사의 애국충정과는 달리 단선·단정은 착착 진행되었고 이를 막아보려 38선을 넘나들며 혼신분투하던 선생은 독재자의 흉탄에 쓰러지고 말았다. 통일된 자주정부를 세우려다 희생된 통한의 비극이었다.

분단 70년을 맞는 오늘의 남북관계

이러한 통한의 역사를 지닌 오욕의 분단 70년을 맞게 되었다. 강도 일제의 식민지지배보다 두 배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침략자 일제는 같은 처지의 독일처럼 전승국으로부터 분할점령을 당하지도 않은 반면 식민지지배에 맞서 항일독립투쟁에 승리한 우리 민족은 오히려 강대국의 패권전략에 밀려 원하지 않는 분할점령을 당하게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소 양군의 남·북 점령은 그 자체로 민족분단의 단초가 되었고 우리 민족의 의사에 관계없이 전후세계의 냉전체제에 강제편입 되어 동포·형제끼리 겨루어야 했으며 끝내는 동족상잔이란 씻을 수 없는 비극마저 겪어야 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남북 사이에 극도의 불신과 대결, 증오와 말살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물론 남북 사이에는 불신과 대결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 민족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떠안게 된 수치스런 응보와 민족적 고통을 뼈저리게 반성하게 되었고 그러한 민족적 각성의 토대에서 이루어진 것이 바로 7.4남북공동성명이었고 남북기본합의서였으며 6.15남북공동선언, 10.4평화번영선언 등이었다.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란 조국통일3대원칙을 합의했고, 남과 북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서로 침략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어떠한 외세의 간섭도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적인 통일을 연합·연방제를 통해 이루어내며 다방면적인 교류협력으로 공동번영을 하자고 합의했다. 이러한 합의는 남북의 최고수뇌들이 직접 서명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고위당국자가 서명을 한, 국제관례로 보자면 조약에 해당되고, 그 보다 우리 민족끼리 합의라는 데서 외국과의 조약을 뛰어 넘는 절대적 이행의무를 지녔다 할 터이었다.

이 가운데 민주정부 시기에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선언만으로 끝난 게 아니라 곧바로 이행에 들어갔고 눈부신 실천효과를 내고 있었다. 남북의 최고수뇌회담을 비롯하여 총리급, 부총리급, 장관급(국방장관 포함), 장성급 회담 등 당국자회담이 이어졌고 수많은 정치·경제·군사·문화에 관한 의제들을 협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남북기업들 사이의 경제협력사업이 북녘내부 깊숙이까지 파고들었으며 금강산·개성관광에 200만 명이 넘게 다녀오기도 했다. 개성공단에서는 남·북의 노동자들이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까지 하고 있었다. 분단으로 가장 고통을 안고 살아오던 이산가족들의 회한도 풀 수 있었다. 그 밖에 민간 부문에서의 사회문화교류사업, 인도주의협력사업도 정부의 지원 아래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8.15광복절, 3.1절행사, 6.15민족공동행사 등을 남과 북으로 오가며 진행되었다.

이렇게 한 해 동안 수십만 명이 남북을 오갔으며 생산된 제품 지원물자들이 오고 갔었다. 그 만큼 얼어붙었던 불신의 벽을 허물며 신뢰를 쌓아갔고 오랜 분단으로 이질화된 상대를 이해하며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남북사이의 화해·협력과 평화와 통일로 갈 수도 있을 희망적 상황은 오래 가지 못했다. 남북사이 합의이행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차이 때문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위에서 말했던 남북합의들은 철저히 외면·무시되었다. 숱한 과정들은 생략하기로 하고 우선 이른바 ‘박광자 피격사건’을 빌미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었고 ‘천안함 침몰사건’을 계기로 한 5.24조치로 남북사이 모든 인적·물적 교류·교역이 완전 단절되고 말았다. 개성공단만이 겨우 위태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당국사이 대화가 끊기고 사람과 물자가 오가지 못하니 또다시 분단의 벽은 두터워지면서 불신과 대결도 심화되었다. 특히 군사적 대치는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남과 북은 경제건설과 복지부분에 써야 할 엄청난 국력(재정)을 동족을 죽이는 군사부분에 돌렸고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전쟁연습은 자칫 전면전을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국면에 이르게 되었다. 이것이 분단 70년을 맞는 오늘의 남북관계이다.

신년 초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 표명한 반가운 소식

그런데 새해 들어 조심스럽지만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왔다. 남과 북에서 최고지도자들이 ‘신년사’,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70년 분단의 벽을 허물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자며 필요하면 정상회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들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 안고 후하게 평가하고 있었다.

무슨 말이 있었는지 그 요지를 짚어보고 그 말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원칙, 실천을 해야 할 것인지 앞에서 보았던 이미 합의된 공동성명, 공동선언 등을 대입시켜 알아보기로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남북관계 부문 요지

먼저, 새해 1월 1일 북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육성 ‘신년사’가 발표됐다. 신년사 중 통일부문과 관련 ‘우리 민족이 외세에 의하여 분열된 때로부터 70년 세월이 흘렀다’(경칭 생략)로 시작하여 <조국해방 70돌이 되는 올해에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전체 조선민족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라고 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두어야 하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북과 남은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면서 체제대결을 추구하지 말며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따라 민족의 대단합, 대단결을 이룩하여 조국통일 문제를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순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남조선 당국은 북남 사이 불신과 갈등을 부추기는 제도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며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그만두어야 한다.’
‘북과 남은 이미 합의한대로 조국통일 문제를 사상과 제도를 초월하여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하여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 와야 한다.’
‘북과 남이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 통일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것은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북과 남은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별치않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가야 한다.’
‘우리 민족의 뜻과 힘을 합친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 북과 남은 이미 통일의 길에서 7.4공동성명과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10.4선언과 같은 통일헌장, 통일대강을 마련하여 민족의 통일의지와 기개를 온 세상에 과시하였다.’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전체 조선민족은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거족적 운동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 올해를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놓는 일대 전환의 해로 빛내어야 한다.’(이하 생략)라고 했다.

이러한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평가는 위에서 밝힌 대로이다. 그리고 정치권과 언론들은 신년사에서 밝힌 ‘최고위급회담’ 거론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을 모으게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통일 부문 요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1월 12일에 있었다. 통일 부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70년 전, 광복을 기다리던 그 때의 간절함으로 이제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이루기 위한 길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로 시작,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국민들의 저력을 바탕으로 조국의 광복을 이루었다.(존칭생략) 이제 국민들의 그 힘이 한반도의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일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국민의 마음과 뜻을 모으고, 범국민적, 초당적 합의를 이루어내서 평화통일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북한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대화에 응해야 한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부터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민족 동질성 회복 작업 등에 남북한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함께 통일의 문을 열어가길 바란다.’
‘정부는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통일의 기반구축을 위해 민간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특히 이산가족문제는 생존해 계신 분들의 연세를 고려할 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번 설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이 열린 마음으로 응해 줄 것을 기대한다.’
‘또한 올해 광복절 7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공동 행사를 남북이 함께 만들어가길 바란다.’
‘올해는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롭고 자유로이 왕래하고, 유라시아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분단의 역사를 마감하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이상이 기자회견문 내용이다. 특별한 대북제안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특이사항이 없었다.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고위급회담 제기와 관련한 질문) “그 (분단)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평화통일을 열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서 “남북간에 정상회담이라도 그런데 (분단고통 해소) 도움이 된다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정상회담) 하는데 있어서 전제조건은 없다”면서도 “이런 대화를 통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어떤 진정성 있는 그런 자세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제조건은 아니지만 이것이 (북의 비핵화 문제) 해결이 전혀 안 되는데 평화통일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남북간 또는 다자 협의를 통해서 대화로 이 문제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사실상의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5.24 조치 해제와 관련 질문에 “5.24 조치가 사실은 남북 교류협력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이런 조치가 생긴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보상이라는 그런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시켜야 한다하는 차원에서 이 조치가 유지되어 온 것”이라며 “5.24 조치 문제도 남북이 어쨌든 당국자 간에 만나서 서로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야 접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고 ‘대화’를 해결방법으로 제시했다.

인용문이 길어졌다. 분단 70년을 맞아 남북 최고지도자들이 밝힌,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인 자주적 평화통일에 대한 실천의지가 어느 정도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표현한 그대로를 한눈에 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고 평화통일의 기반구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정상회담(최고위급회담)도 피하지 않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정치권과 언론들에서 평가했듯이 분단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온 겨레들에게 뜻있는 새해 선물이 될 수가 있었다.

대화에 임하는 남과 북이 되새겨야할 몇 가지 원칙적 문제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비록 오늘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있지만 자주적 평화통일에 대한 확신이 서 있다면 언 땅을 녹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바로 이미 남북이 합의한 공동선언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반드시 있어야 할 남북대화에 임하는 몇 가지 원칙적 문제들을 합의내용을 중심으로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남북대화에 임하는 자세 문제이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남북기본합의서) 남과 북에서 우려하고 있는 이른바 ‘적화통일’ ‘흡수통일’을 불식시킬 수 있다. 체제의 우열을 따지며 상대체제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필연적으로 체제대결로 이어지고 끝내는 분쟁(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불신과 대결관계를 신뢰를 쌓고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남북관계 개선에서부터 평화와 통일로 가는 과정의 원칙적 문제이다. 이 답안 역시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3대원칙이 최선의 교본이다. 남북관계, 민족문제, 통일문제 등은 다 같은 주제의 다른 표현들이다. 모든 사물에서 적용되듯이 당사자 해결원칙이어야 한다. 우리 민족문제는 아무리 가까이 지내는 주변국이라 해도 조언은 들을지언정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되고 반드시 우리민족끼리 해결해야 한다. 바로 자주의 원칙이다.

또한, 남북은 대화에서 화해·협력·통일세상으로 가는 과정의 수많은 난관과 험로가 있을 수 있지만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뚫고 나가야 한다. 남북 기본합의서에서의 불가침의 원칙 7.4성명에서의 평화통일 원칙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쟁은 가장 잔인하고 처참한 살육과 파괴행위이다. 하물며 동족사이에서야!

다음으로, 대화분위기 조성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장애로 되고 있는, 상대를 자극하는 어떠한 형태의 비방 중상이나 군사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또한 기본합의서에서의 내정 불간섭과 비방 중상 중지에 해당하고 공동성명의 평화통일지향 과정의 필수적 책무이다. ‘비례의 원칙’이란 말이 있다. 상대를 자극하는 비방이나 군사행동으로 얻는 손·익과 하지 않아서 얻는 손·익을 민족전체의 존엄과 이익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해야 할 일로 스스로 밝힌 통일지향 의지와 배치되는 통일운동에 대한 공안탄압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 사전에도 없는 ‘종북’이란 가상의 적을 만들어 통일운동은 물론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해산시키고 강제출국 시키며 감옥에 보내는 반인권·반민주·반통일적 공안몰이를 끝내야 한다. 6.15공동선언에서는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가 되는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없애기로 했다. 세계의 유력언론들과 특히 미국 국무부에서도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은 남북 대화분위기에 재를 뿌리지 말아야

마지막으로, 미국은 남북 대화분위기에 재를 뿌리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말과 새해 초에 남북사이 대화분위기가 일고 있을 때 미국은 또다시 제국주의 본성을 드러내 대북제재를 감행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2일 이른바 ‘소니영화사 해킹’ 사건과 관련 명확한 증거도 없이 북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이른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는 시작일 뿐 추가적인 제재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오늘 현재까지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금융제재 등 강력한 추가조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력한 언론들과 사이버 보안업체들은 ‘소니영화사 해킹’이 북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했으며 오히려 ‘소니’사 내부의 전·현직 직원들의 소행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남북사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자칫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중지해야 한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기 전 한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팀스피리트연습을 중단시킨 사례가 있다. 미국이 진정으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면 반드시 북을 자극하는 전쟁연습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민족은 반세기가 넘게 그 어떤 침략의 위협 속에 살아오고 있었다. 따라서 그 침략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하고 국력의 상당부분을 방위비로 쓰고 있었다. 가령 남북이 화해하고 단합하여 평화와 통일을 지향해 나간다면 그 엄청난 국방비들을 줄일 수 있고 경제발전과 복지부문에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동족을 겨냥한 외세와의 공조라는 이율배반도 없었을 터이었다. 답은 뻔하지 않는가. 화해하고 협력해야 하며 공동번영하고 끝내는 자주적 평화통일로 가야하지 않는가. 그리하여 분단 70년의 오욕의 역사를 끝장내고 남과 북 해외 온 겨레가 떳떳한 민족적 자긍심으로 세계 앞에 우뚝 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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