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프랑스 여성을 상대로 일본군'위안부'를 강요한 사례가 지난 11일 처음 공개됐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는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권 여성 외에, 서구권 여성으로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던 네덜란드 여성이 확인된 데 이어 두 번째다.

특히, 기존에 확인된 네덜란드 사례와 이번에 발굴된 프랑스 사례는 모두 당시 국제전범재판에서 다뤄진 것과 달리, 아시아 국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전쟁범죄는 지금까지 청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상임대표 윤미향)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2차대전 당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프랑스 검사단이 제출한 일본군'위안부' 관련 서류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일본군의 전시 성폭력 책임을 묻는다-2차대전 중 자행된 일본군 성노예 및 프랑스 여성 강간사례 기자회견'에서 하야시 히로후미 일본 간토 가쿠인대학 교수가 공개한 자료이다.

▲ 일본정부가 프랑스인을 상대로 일본군'위안부'를 강요한 것으로 확인된 자료. 왼쪽은 가브릴라크 프랑스 대변인의 진술, 오른쪽은 신이치 대위에 대한 재판기록이다. [자료제공-정대협]

자료에 따르면, 인도차이나 전쟁범죄 대변인이던 프랑스군 장교 페르난드 가브릴라크는 1947년 1월 7일 당시 "프랑스인 여성에 대한 강간 사건들이 발생했다. 한 여성과 그의 열네 살 된 여동생이 50명의 일본군과 함께 수 주 동안 거주하도록 강요당했다"고 진술했다.

가브릴라크 대변인은 "그들은 폭력을 행사하고 잔인하게 자매를 대했으며 자매 중 한 명이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고 두 여성 모두 처형되었다"며 "또한, 열 다섯 살 된 프랑스인 소녀와 그녀의 어머니가 강간당한 후 살해되다"면서 프랑스인 일본군'위안부' 사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하야시 교수는 일본육군 대위가 프랑스인 여성 강간사건(사이공재판 12호)에 기소, 재판받은 내용도 공개했다.

재판내용에는 "후루카와 신이치 대위는 1945년 3월 15일, 인도차이나 북부 HoangSu Pie에서 프랑스국적 여성 2명_○○○○부인과 그 동생□□□□씨를 이유없이 체포. ○○○○부인을 강간하고 300 피아스터와 속옷, 옷을 훔쳤다"고 기록됐다.

그리고 "3월 15일부터 5월 3일까지 ○○○○부인과 동생□□□□씨를 하사관의 방에서 숙박시키고 3주일(7주일?) 동안 중대 군인들을 선동하여 여성 2명을 매일 강간하는 것을 조직 내지 묵인했다"고 확인했다.

이어 "5월 3일 ○○○○부인의 목덜미에 총을 쏴 살해했다"면서 해당 혐의로 신이치 대위는 프랑스인 포로 40명을 살해한 죄와 함께 사형판결을 받고 집행됐다.

이에 대해 윤미향 상임대표는 "역사기록으로 보더라도 일본군 위안부 범죄는 일본정부가 국가의 정책으로 군의 지휘아래 자행된 범죄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이 문서에서 보듯이 프랑스 여성 중에 피해입은 피해자,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네덜란드 여성들 중에서 인도네시아 자바섬 여성들에 대해서는 전범재판에서 다뤄졌고 범죄자들 처벌됐다"며 "왜 아시아 국가에 대한 피해는 다뤄지지 않고 책임자도 거론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응당 해야할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에서라도 국제사회가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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