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이 겨울,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호로록~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이면 몸이 훈훈해질 듯합니다. 겨울이면 뭐니 뭐니 해도 탕요리가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는 하지만 북녘에서도 겨울철 탕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조선출판물수출입사가 2005년 출간한 <민속명절료리>에는 겨울철 요리로 신선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민속명절료리>에 따르면 신선로는 한 그릇의 음식에서 우리나라의 산해진미를 다 맛볼 수 있게 만든 매우 고급하고 희귀한 음식으로 보기만 해도 너무 먹고 싶어 입을 기쁘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열구자탕’이라고 불렀습니다.

<민속명절료리>는 또 <해동죽지>에 게재된 신선로에 대한 유래를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조선시대 10대왕 연산군 시기 시와 문장을 잘 짓고 점성술에도 능하다고 하던 정희량이라고 하는 선비가 <무오사화> 때 의주로 귀양 갔다 와서 점점 더 심해지는 연산군의 폭정을 보고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들어가 은거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때 그는 가운데에 불통이 달린 기묘한 형태의 화로를 만들어 허리에 차고 다니면서 산짐승고기나 여러 가지 산나물을 그 화로에 끓여 먹으면서 살았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신선과 같은 사람이라고 하였으며 그 화로를 ‘신선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신선로는 18세기경부터 점차 개성, 서울 등지의 양반집들에 보급되었고 소문이 나면서 궁중음식으로 발전하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궁중음식을 기록한 책에는 신선로가 거의 다 열구자탕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신선이 쓰는 화로라는 의미와는 달리 새롭게 만든 화로라는 의미에서 신선로라는 이름을 쓴 것도 있습니다.

또한 평양출판사가 2005년 출간한 <조선의 사계절 민속>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선로료리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식이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료리입니다”고 말한 것을 전하며 신선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사계절 민속>에 따르면 신선로(신선로요리)는 그 맛이 독특하고 구수하며 특별히 좋은 것으로 하여 북녘 요리의 걸작품으로, 대표작으로 꼽습니다.

원래 <신선로>라는 말은 그릇의 이름인데요, 가운데에 불통이 있고 그 바깥둘레에는 음식을 담게 되어있으며 밑에는 공기가 통하는 높은 굽이 있어 상위에 올려놓고 고기붙이와 여러 가지 고명을 담아 끓이는 그릇입니다.

옛날에 신선과도 같은 어떤 노인이 물 좋고 경치 좋은 깊은 산골에 살면서 특이하게 생긴 화로에 갖가지 음식 감들을 넣고 끓여먹었는데 신선과 같은 노인이 쓰던 화로라는 뜻에서 <신선로>(神仙爐)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그릇이름이 어느 때부터인가 그 안에 두고 끓인 음식의 이름으로 되어버린 것이라고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음식은 보기 좋고 냄새가 좋으며 맛이 좋아야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모든 음식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 맛 중에서도 입맛이 좋아야 합니다.

신선로의 음식 재료로는 꿩, 닭, 돼지, 소 등의 여러 가지 고기와 해삼, 새우, 전복 등의 해산물 그리고 참나무버섯, 도라지, 미나리, 홍당무, 마늘, 파 등의 나물류와 잣, 대추, 밤, 배, 은행씨 등의 나무열매들이 들어갑니다.

이 좋은 음식 재료들이 익으면서 그 맛들이 서로 어울려서 훌륭한 맛을 내게 되며 또한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보면서 먹는 것으로 하여 그 맛을 훨씬 더 돋궈줍니다. 이처럼 맛좋은 신선로를 일명 ‘열구자탕’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굽고 끓이고 삶고 볶고 지지고 졸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음식 재료들을 익혀먹었습니다.

그 중에서 물에 끓여서 익힌 것을 ‘탕’이라고 하는데 그 탕 음식들 가운데서는 열구자탕이 단연 첫째로 꼽혔습니다. ‘열구자탕’이라는 말은 ‘기쁠 열(悅)’, ‘입 구(口)’, ‘아들 자(子)’, ‘끓일 탕(湯)’-즉 ‘입을 기쁘게 해주는 탕음식’이라는 것인데요, 이처럼 신선로는 많은 음식 재료들을 두고 끓인 것이므로 그 맛이 좋은 것은 더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건강장수에도 좋은 우리 민족요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산과 들에서 무르익은 오곡백과를 걷어 들여 가지가지의 음식 재료들이 다 있는 때라 추운날씨에 방안에서 신선로를 놓고 마주 앉아 후후 불어가며 먹는다면 몸이 더워지므로 겨울철 특별음식으로 좋은 것이라고 <조선의 사계절민속>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