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출판사 2005년 출간한 <조선의 사계절 민속>에 따르면, 북녘에서는 김치를 ‘겨울철의 절반량식’이라고 부른 만큼 김장을 담그는 일을 일 년 중의 큰 일로 여겼으며 많은 품을 들였습니다. 여름에 마늘을 캐서 잘 보관하는 한편 젓갈준비도 그때부터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0월에 이르면 김장채소인 배추, 무, 가지 등이 나오며 김장철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독을 준비하고 김치움을 파는 한편, 채소를 썰고 양념을 버무리고 독에 넣는 일에 남녀 할 것 없이 온 집안이 나서서 모두가 부지런히 일손을 놀렸습니다.

특히 김치 맛은 여인들의 솜씨에 달려있으므로 그들은 특별히 인심을 쓰면서 김치를 맛있게 담그기 위하여 애쓴다고 합니다. 이는 김장솜씨, 김치 맛에 그 집 아낙네 마음씨와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역사가 오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식인 김치는 맵고 시원하고 쩡한 맛(톡 쏘는 듯한 시원한 맛)과 독특한 향기뿐 아니라 높은 영양가와 효능이 있는 것으로 하여 세상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치에는 비타민을 비롯하여 단백질, 무기질, 탄수화물 등 여러 가지 영양성분이 종합적으로 많이 들어있어 사람의 몸에 매우 좋은 작용을 하는데요, 특히 김치는 여러 가지 질병을 막는 강한 예방력을 가지고 약효가 높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조선의 사계절 민속>은 “2003년 2월부터 여름까지에 걸쳐 싸스가 세계에 만연되어 사람들이 공포에 잠겨있을 때에도 조선에서는 단 한 명의 싸스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세상 사람들은 조선사람들이 면역능력을 높이고 항균작용을 하는 김치를 늘 먹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하였다”며 다음과 같이 김치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사계절 민속>에 따르면 김치를 많이 먹으면 협심증과 뇌졸중 같은 심장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되는 물질인 호모시스테인의 피 속 농도를 낮춤으로써 이런 병들을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김치에 들어있는 젖산균은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불안감을 없애며 혈압을 낮추는 강한 작용을 합니다. 그 밖에도 김치는 동맥경화와 당뇨병, 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중한 병들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높으며 비만증을 치료하는데도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이 같은 효능으로 오늘날 김치는 건강장수식품으로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김치의 유효성이 세상에 크게 알려지면서 수많은 나라들에서 김치가 중요한 식품으로 되고 있으며 김치에 대한 연구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김치의 인기와 그 생산량은 나날이 높아져 우리의 김치가 오늘은 세계의 김치로 당당히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김치가 이처럼 사람 몸에 좋은 것은 마늘과 고추, 파, 생강, 무 등 매운맛을 내는 재료들과 젓갈류에 들어있는 성분들의 작용과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녘에서는 “조선김치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게 우리 식으로 김치를 만들데 대하여 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르침을 받들고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김치 생산을 과학화하는데서 큰 성과를 이룩하였다. 경공업 과학분원 식료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김치가 시여지거나 물크러지지 않게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하는 젖산균가루를 만들어냈고 김치의 맛과 향기, 색이 변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는 소포장김치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며 “이것은 민족의 전통적인 유산을 귀중히 여기고 더 잘 살려나가도록 보살펴주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국애족의 정치에 의하여 마련된 빛나는 결실이며 당의 과학중시정책이 낳은 또 하나의 자랑찬 성과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녘에서 밝히는 젖산균가루에 의한 김치생산방법에 따르면 젖산균가루를 김치에 넣으면 익은 초기 젖산균이 왕성하게 자라나 잡균들을 억제하며 다 익은 후에도 산도가 양념김치의 절반밖에 안되어 조금도 시어지지 않은 맛좋은 김치를 오래도록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녘에서는 이 기술을 사용해 소포장 김치로도 가공한 것인데요, 이는 김장 재료들을 먼저 이온수로 처리해 김치가 익어 산도가 높아진 다음에도 싱싱한 맛과 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게 했습니다. 여기에 김치젖산균가루를 넣고 김치를 담가 일정한 산도가 되었을 때 진공포장을 해서 만든 소포장김치는 냉장조건에서 한 달 동안, 그렇지 못한 일반여행조건에서도 5~7일 동안은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의 사계절 민속>은 김치의 종류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방에 따라 서로 다른 특색 있는 김치들을 담갔지만 통배추김치는 온 나라의 어디에서나 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배추를 소금물에 절였다가 그것을 씻고 양념을 해 독에 넣는 것은 어디에서나 같지만 양념에 무슨 젓갈과 생선을 넣는가 하는 것과 국물을 해 넣는 것은 지방마다 달랐습니다.

또한 동치미는 평양지방의 이름난 김치종류입니다. 큰 독을 땅에 묻고 통무우를 넣은 다음 양념고추는 많이 쓰지 않고 조기젓이나 새우젓국물을 삼삼하게 해 넣어 담급니다. 익으면 얼음같이 차고 시원하여 찡한 맛이 나는데 이것이 동치미의 고유한 맛입니다. 게다가 상쾌한 향기가 나며 소화도 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동치미는 그 국물의 맛이 산뜻하고 시원하여 국물을 많이 해 넣었다가 메밀국수의 국물로 썼습니다. 동치미국물로 냉면을 먹으면 별맛인데 유명한 평양냉면도 이 국물이 좋아야 제 맛이 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보쌈김치는 개성지방 사람들이 잘 만들기로 전국에서도 이름이 났습니다. 절인 통배추의 갈피갈피에 양념한 소를 넣고 토막으로 잘라 큰 배춧잎으로 싸서 익히는데 바로 이렇게 만드는 방법에 따라 ‘보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입니다.

이 외에도 배추보다 갓이 잘되는 함경도(오늘의 량강도와 함경북도, 함경남도)와 평안도(오늘의 자강도쪽)의 산간지대에서는 갓김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소금물에 절였던 갓을 건져서 마늘과 고춧가루 등을 두고 버무려서 익힌 것이 갓김치입니다. 향긋한 향기와 찡한 맛이 독특한데다가 갓의 물이 푸르스름하게 우러나 그 색깔까지 고와서 사람들의 입맛을 무척 돋웁니다.

갓김치는 겨울부터 이듬해 여름까지도 맛이 변하지 않으며 물크러지지도 않는다고 하는데요, 그 시원한 맛에 여름에도 담가 먹는다고 합니다.

또한 무, 배추, 오이, 가지 등을 썰어서 담그는 석박지(써레기김치 또는 지름김치라도도 한다)와 무를 밤알만큼씩 모가 나게 썰어서 담그는 깍두기도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모든 지방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