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3년 6개월의 형을 꼬박 채우고 28일 자정을 지나 이날 교도소 문을 나섰다.[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11월 28일 자정을 넘긴 시각, 광주시 북구 광주교도소 앞 철문이 열리고 백발의 신사가 환한 웃음을 띠며 걸어 나왔다.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이 3년 6개월의 형을 꼬박 채우고 이날 교도소 문을 나섰다.

교도소 앞에는 범민련,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민주노총 간부를 비롯한 200여 명이 꽃다발을 들고 범민련진군가를 부르며 이 의장의 출소를 환영하기 위해 광주, 전남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여있었다.

출소환영식에는 범민련 남측본부 깃발이 앞에 서고 '국가보안법 폐지, 6.15공동선언 이행, 양심수 전원석방' 구호와 함께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님의 출소를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3년 6개월의 기다림. 의장님과 함께 제2의 6.15시대를 만들어가겠습니다'라는 환영 현수막도 자리를 함께했다.

민주노총은 '자랑스러운 통일노동자'의 출소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준비해 왔고 한국청년연대는 '의장님의 신념따라 통일의 문을 열겠습니다'는 다짐을 표현했다.

▲ 범민련,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민주노총 간부를 비롯한 200여 명이 꽃다발을 들고 범민련진군가를 부르며 이 의장의 출소를 환영하기 위해 광주, 전남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여있었다.[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자랑찬 조국의 동포들이여'라고 시작해 '기어이 우리 대에 조국통일 이루자'로 끝나는 범민련진군가가 우렁차게 울리는 가운데 이 의장은 "날씨도 좋지 못한데 멀리서 이렇게 와서 뜻밖이다. 걱정하신 것 처럼 고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날이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광화문 KT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을 동지들 걱정이 많았다"며 감사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의장은 이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세에 대해 봇물이 터지듯 열변을 토해내면서 민족화해와 공존 공영, 연남 연북의 6.15정신을 강조했다. 또 작심한 듯 "민족의 자주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 기본 의무를 도외시한채 외세와 야합해 민족을 배신하는 박근혜 정부와 함께 살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 의장은 "극심한 탄압속에서도 범민련의 젊은 일꾼들이 주변으로부터 적극적으로 구호받는 걸 보면서 마음이 놓였다"며 "탄압은 받았지만 신뢰와 연대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에서 손해본 건 없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뀔 수 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민족의 자주역량이 주체가 되어 선거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보수대연합을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 이규재 의장은 "역사의 큰 흐름이 바뀔 수 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민족의 자주역량이 주체가 되어 선거때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보수대연합을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과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는 이 의장이 3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르는 동안 이 나라의 민주주의, 민족의 자주통일, 나라의 주권이 침몰한 참혹한 일이 벌어졌다고 애통해하면서도 이 의장이 건강한 모습으로 나온 데 대해 존경과 환영의 인사를 보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전국에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자주통일운동, 범민련운동의 정당성을 말해준다"며, "본래 하나였던 민족의 통일을 위한 남과 북 해외의 3자연대 지향은 불변"이라고 말했다.

또 "범민련은 제 정당, 사회단체게 함께 했었지만 지금은 너무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며,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큰 단결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서 권 명예회장은 이 의장이 80세를 눈 앞에 둔 연세이지만 '깃발을 높이드시라'고 권하고 이날 출소환영식에 많은 분들이 모인 것은 "우리민족의 의리"라며 "범민련 투쟁의 확대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분단 70년이 되는 내년을 국가보안법 철폐 원년으로 삼자"고 역설했으며,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이 의장이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이자 전국건설산업연맹 지도위원이라며,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신해 환영 인사를 드린다고 각별하게 챙겼다.

특히 유 사무총장은 이 의장이 지난 1999년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성사시킨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었다고 상기시키고 민주노총 20년을 맞아 조합원 직선제를, 분단 70년을 끝내려는 의지로 남북통일축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김정길 6.15남측위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문경식 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이용대 전국건설산업연맹 위원장 등의 출소 환영사가 계속됐고 1시간 가량 출소환영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인근 수련원으로 자리를 옮겨 정을 나누는 뒤풀이로 자리를 마감했다.

범민련은 다음달 16일 오후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다시 한번 이 의장 출소환영식을 개최한다.

한편, 범민련 남측본부는 이번 이규재 의장의 만기출소에도 불구하고 노수희 부의장, 이경원 전 사무처장이 여전히 수감중이며, 현재 성원 11명에 대한 1심 또는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최근까지 나창순 명예의장, 한기명 대구경북연합 의장, 김영승고문, 이성근 고문 등 80대 고령자들에게도 압수수색과 기소,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 하루종일 가을비가 전국을 적셨지만 날씨는 그다지 춥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국가보안법 철폐!, 6.15공동선언 이행!, 양심수 전원 석방!'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3년 6개월의 기다림. 의장님과 함께 제2의 6.15시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사진-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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