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이 여사는 고령인 점을 감안 육로로 평양을 방북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면담 의사를 전달했으며, 방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남측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21일 오전 개성공단 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실무협의를 가졌다.

남측 대표자격으로 실무협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경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김성재 원장은 "이희호 여사께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방문을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리고 평양에서 반갑게 만나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씀이 계셨다"고 말했다.

또한 "이희호 여사님이 지금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서 일을 하고 계시고 또 '사랑의 친구들'을 통해서 남쪽의 어린 아이들을 돌보고 계시고 그런 과정에서 북측의 어린이들도 돕고 싶어서 이번에 직접 방북하시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남북은 이희호 여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북, 백화원 초대소에 머물고 두 군데 어린이집, 애육원을 방문하는데 합의했다.

이 여사의 대북 인도적 지원물품에 대해서 "사랑으로 주시는 것을 우리가 참 감사하게 받겠다"면서 "2000년에는 고난의 행군을 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린이들을 굉장히 사랑해서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고 지금은 다 행복하다. 무슨 물품을 주실건가를 염려하지 마시고 준비하신 것을 주시면 우리는 감사하게 받겠다"라고 북측이 의사를 표했다.

이에 남측은 북측에 구체적 물품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여사님께서 주시고 싶은 걸 주시면 우리는 감사하게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방북 시기와 관련, 북측의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측은 해당 시기에 대해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성재 원장은 "여사님이 특별히 고령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방북의 시기를 들어보고 서로가 돌아가서 우리가 의사분들하고 의논하고 해서 다시 2차 협의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북 시기와 관련, 일각에서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인 다음달 17일 전후로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에 원칙적으로 허용하지만 방북 시기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0일 "방북 목적이 제일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북에서 누굴 만날지 등 방북 시기도 우리 정부가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희호 여사 방북 실무협의에 남측에서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이정원 '사랑의 친구들' 사무총장,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기획실장,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원동연 부위원장, 김성혜 참사 등 관계자들이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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