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서울대 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가 11월 8일 오후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각계 내외빈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통제례를 올리고 있는 유족과 내외빈들.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서울대 민주동문회와 서울대 총학생회,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 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준비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내외빈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4 서울대 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고순자.김치호 등 4월혁명 희생자 유가족, 박종철, 김상진, 김세진, 이재호 열사 등의 유가족과 서울대 민주동문회, 서울대 총학생회 등 주최단체 관계자 이외에도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장, 황인상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상임대표 등 민주화운동단체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한 원혜영, 이목희,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과 김미희, 이상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외에 김정한 서울대 학생처장, 정근식 서울대 평의원회 의장, 최영찬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의장 등 서울대 교수들도 참석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 김세균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장, 원혜영 의원, 진창원 고려대 민동 회장, 정근식 의장, 김해미루 서울대 총학생회장 권한대행, 정병문 서울대 민동 공동회장과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씨 등은 인사말 및 추도사를 통해 현 정권의 민주화 역주행에 우려를 표명하고 34위 열사들의 얼과 뜻을 이어받아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향상에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부터는 식전행사로 서울대 교내 4.19기념공원에서 4인 열사에 대한 기념식수와 이후 민주화의 길 순례 행사가 이어졌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추모제 행사는 1부 경과보고와 내외빈 인사에 이어 2부 제례와 공연, 분향, 헌화 등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 경과보고를 하는 서울대민동 이호윤 공동회장.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이날 서울대민주동문회 공동회장단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한 민주화의 시기 장기간의 군사독재체제를 종식시키고 선거를 통한 정권창출이라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쟁취했으며, 민주정부도 세우는 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에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낡은 군사독재의 잔재들이 또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민주주의의 역주행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라고 현 정세를 진단하고,

“이에 다시 한 번 우리 민주 동문들은 역사의 현장에 우뚝 서고자 합니다. 선후배 열사들의 앞선 희생을 단순히 기억 속에만 놓아두지는 않겠습니다. 지금 역사의 현장에 새롭게 태어나게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민주주의와 통일의 역사, 바로 그 현장에서 민주열사들의 부활을 이루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 ‘무시무시한 죄명으로 사건이 조작되어 사형 당하고 45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은 선배 열사, 도서관 옥상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다 산화한 열사, 문익환 목사의 연설 도중 학생회관에서 분신한 열사, 자신의 불철저함을 반성하고 한강에 투신한 열사, 정체불명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열사, 의문사와 행방불명된 열사, 민주주의를 외치며 할복 자결한 열사’의 유족들이 한 명 한 명 소개되고 있다.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 “총 맞아 최루탄 맞아 대공분실 칠성판에 누워 한 세상 하직하니/참으로 원통지고 원통지고.../서울대 민주동문들이 모두 모여 뜻을 이어가고자 하오니/눈 부릅뜨고 감찰해 주소서/좋은 날/천지 천하가 하나 되어 대동의 큰 판을 벌일 터이니/오시어 지긋 보소서”. 추모식 도중 아크로폴리스 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오색 채운. 34위 영령들의 해원, 산 자들에 대한 위무와 격려였을까? 유가족들도 추모객들도 잠시 감동의 상념에 빠져들었다.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 615합창단 공연.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 혜인스님의 ‘씻김굿’.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 오전에 교내 4.19기념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수 식전행사에서 4인 열사(김용원, 신향식, 권재혁, 안치웅) 추모 표지석을 제막하는 유족들. 표지석 제호는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글씨이다.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추모시> 등불이여! 당신을 심습니다
                      - 서울대민동 김명원 공동회장

아! 열사여!
등불이여!
당신을 심습니다.

수십 년 전 당신을 땅에 묻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을 심습니다.
당신의 모교에
이 땅 위에
아니! 이 나라의 역사 위에
당신을 심습니다.

김용원 선생님은 민족의 나무로
신향식 선생님은 통일의 나무로
권재혁 선생님은 민주의 나무로
안치웅 열사는 정의의 나무로

오늘 새롭게 살아나 역사를 키우는 나무로
찬란한 역사의 민족의 나무로
찬란한 역사의 통일의 나무로
찬란한 역사의 민주의 나무로
찬란한 역사의 정의의 나무로

당신은 역사를 그렇게 이끌고
우리는 그 역사의 나무를 부둥켜 안고
또 다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립니다.

아! 열사여!
등불이여!
오늘 우리는
다시 민주화의 길에 서서
새로운 희망으로
당신을 심습니다.

▲ 1988년 5월 괴 전화를 받고 나가 실종된 안치웅 열사(당시 26세)의 부모님. 민주화운동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2010년 ‘민주화운동 관련 행방불명’으로 판정 받은 후 2011년 5월 29일 교내에서 초혼제를 올리고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했다. [사진 제공 - 서울대 민주동문회]

▲ 교정에 조성된 열사들의 상징 조형물을 따라 민주화의 길을 순례하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6인의 열사를 기리는 4월혁명기념탑에서.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2014 서울대 민주열사/희생자 합동추모제 34위 명단>

○ 4.19 열사
고순자(당22세) - 미술대 3학년
김치호(당21세) - 문리대 3학년
박동훈(당19세) - 법대 1학년
손중근(당22세) - 사범대 4학년
안승준(당22세) - 상대 3학년
유재식(당24세) - 사범대 2학년

• 김상진(당26세) - 농대 축산학과 68학번
• 김태훈(당22세) - 사회대 경제학과 78학번
• 이진래(당25세) - 약대 제약학과 77학번
• 노진수(당20세) - 법대 81학번
• 황정하(당23세) - 공대 도시공학과 80학번
• 한희철(당23세) - 공대 기계설계학과 79학번
• 우종원(당24세) - 사회대 사회복지학과 81학번
• 김세진(당21세) - 자연대 미생물학과 83학번
• 이재호(당21세) - 사회대 정치학과 83학번
• 이동수(당25세) - 농대 원예학과 83학번
• 박혜정(당21세) - 인문대 국문학과 83학번
• 김성수(당19세) - 사회대 지리학과 86학번
• 박종철(당21세) - 인문대 언어학과 84학번
• 김용권(당22세) - 경영학과 83학번
• 최우혁(당21세) - 인문대 서양사학과 84학번
• 심재환(당25세) - 인문대학 철학과 81학번
• 조성만(당24세) - 자연대 화학과 84학번
• 안치웅(당24세) - 사회대 무역학과 82학번
• 조정식(당25세) - 자연대 물리학과 82학번
• 송종호(당23세) - 인문대 서어서문학과 87학번
• 김공림(당30세) - 농과대학 원예학과 80학번
• 권재혁(당45세) - 문리대 사회학과1950년 졸
• 이상배(당36세) - 법대 1962년 졸
• 최종길(당41세) - 법대 1955년 졸
• 김용원(당39세) - 물리학과 1963년 졸
• 신향식(당48세) - 문리대 철학과 1964년 졸
• 김학묵(당28세) - 사회대 사회학과 졸
• 김진홍(당24세) - 인문대 언어학과 1979년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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