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 재창립식이 전국에서 모인 각 대학 민주동문회 대표 1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1일 낮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을 비롯한 전국 59개 대학 민주동문(우)회가 11월 1일 오후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이하 ‘전민동’) 결성식을 열고 각 대학 민주동문회의 발전과 세월호 참사 등 사회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이날 결성식에는 함세웅 신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송주명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등 내빈들과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120여 명의 민동 회원들이 참여했다.

1부 창립총회는 상임공동대표단 선출 및 회칙 제정에 이어 세월호 진상규명과 민주주의 수호 투쟁에 관한 건, 광역별 분기별 민동포럼 개최 건, 5.18 광주순례 등 사업계획을 논의.결정했다.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2부 창립식은 내빈 축사와 상임대표 인사말, 경과보고와 결성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이후 오후 5시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00일 촛불집회 참가와 뒤풀이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 민주열사들에 대한 묵념을 올리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어제의 동지들이 손에 손을 잡고.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노래 ‘지켜다오’를 열창하는 박성환 가수.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전국에서 모인 민동 회원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이날 축사에 나선 내빈들은 지난한 민주화투쟁의 역사를 되새기며 이구동성으로 민주주의의 퇴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먼저 함세웅 신부는 “정의에 기반하지 않은 권력은 강도집단에 불과하다”고 박근혜 정권에 직격탄을 날리고, “안중근 의사가 이등박문을 저격해 역사의 물꼬를 바꾼 것이 불과 30세 때였다. 이후 일제의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지조를 잃지 않고 서른 한 살에 순국했다. 여러분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들이니 대학 시절의 초심을 잃지 말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싸움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석운 대표도 “거리에 서서 싸우다 보니 어느 덧 나이가 들었지만, (이 불의한 시대를 막지 못한) 우리가 책임지고 ‘운동 이모작’의 심정으로 다시 결의를 다지자”고 좌중의 웃음을 끌어내고, “그 과정에 전민동이 든든하고 품새 넓게 강력한 소통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기 바란다”고 재창립을 축하했다.

송주명 민교협 의장 역시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에 포획되어 창의적 사고와 변혁의 동력을 상실한 대학의 현실을 개탄”하며 전민동과 함께 실천역량의 복원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내빈 축사를 하는 역사의 산 증인 함세웅 신부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송주명 민교협 상임의장(왼쪽부터).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9명의 전국 상임대표 중 한 명으로 선출된 이호윤 서울대민동 공동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의 각오와 전민동 활동계획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경과보고를 하는 황주영 이화여대민동 전 회장.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 상임대표 8명의 전민동 창립선언문 낭독.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한편, 지난 87년 6월항쟁으로 열린 공간에서 1990년 결성된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사회의 정치 민주화가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활동이 미약해져 그 동안 사실상 해산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박근혜 보수 수구정권의 연속된 집권에 이은 민주화의 퇴보, 파행을 맞아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과거 학생운동 출신들을 중심으로 민주동문회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간 전국적으로 약 80여 개 대학에서 민동이 재결성되었거나 결성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이 과정에 학교별로 회원들 간의 친목과 복지사업, 열사 추모 등과 함께 공동으로 국정원 불법선거개입 규탄시위, 세월호 참사 특별법 요구집회 등에 참여하면서 뜻을 모은 59개 대학이 세월호 참사 200일을 맞은 11월 1일 전민동 재결성식을 개최하기에 이른 것이다.

특히 이날 결성식이 열린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은 지난 70년대 유신독재와 긴급조치 시절, 그리고 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민가협 등 민주사회단체들이 시국기도회와 각종 민주화 관련 집회를 열었던 곳으로, 7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는 평가를 받는 현 정권의 민주화 퇴행에 맞서 전민동의 (재)결성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 저녁 뒤풀이에 참석한 단국대 재학생들. 이날 행사는 50년 차이를 훌쩍 넘는 역사와 세대가 같이 어우러졌다. [사진 - 통일뉴스 류경완 통신원]

이번 전민동 결성에 참여한 전국 각 대학 민주동문(우)회는 다음과 같다. (정회원 44개 민동, 참여회원 15개 민동)

★ 서울지역(23) : 서울대, 중앙대, 서강대, 단국대, 이화여대,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성균관대, 동국대, 시립대, 건국대, 국민대, 재경대경민동-참관, 한성대-참관, 한양대-참관, 경기대(서울)-참관, 한국외대-참관, 숙명여대-참관, 서울과기대-참관, 총신대-참관, 재경원광민동-참관, 재경충북민주향우회-참관
<서울지역은 가입 시 전민동 자동가입>

★ 부산경남지역(10) : 부산대, 경남대, 동아대, 인제대, 경성대, 부경대, 부산외대, 마산대, 동의대, 육지희정신계승사업회(부산지역전문대민주동문협의체)
★ 대구경북지역(6) : 대구대, 계명대, 영남대, 경일대, 대구가톨릭대-참관, 대구한의대-참관

★ 전북지역(1) : 원광대
★ 전남지역(5) : 조선대, 호남대, 동신대, 전남대(준), 광주대

★ 대전충남지역(4) : 충남대, 단국대(천안), 호서대-참관, 한남대-참관
★ 충북지역(1) : 충북대

★ 강원지역(4) : 강원대, 상지대, 강릉대, 한림대
★ 경기인천지역(5) : 경희대(수원), 명지대(용인), 경기대(수원), 인천대, 한신대-참관
(홍익대, 창원대, 공주대 추후 가입논의 예정)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결성 선언문>

우리에겐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살아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민주화세대는 사랑하는 조국과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서 기꺼이 젊음과 열정을 바치고자 했습니다.

온갖 억압과 불평등에 맞서서 함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다짐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 곁에 있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87년 6월민주항쟁에서 승리하고 이후에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우리 세대의 심장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쓸리면서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길을 잃어버린 채 또다시 불의와 불평등을 강요하는 세력에게 사회 변화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세월호 참사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만 믿고 기다리다가 죽어간 아이들은 이제 우리에게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변화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민주화세대는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를 결성하여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건설할 때까지 끈질기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겠습니다.

이 땅의 민중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산화해간 열사들의 뜻을 되살려 나가겠습니다.

일상 속에서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세상을 멋지고 아름답게 물들이겠다는 젊은 날의 꿈을 기필코 실현해낼 것입니다.

2014년 11월 1일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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