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점등이 재개된 애기봉 등탑. 군 당국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대북 선전의 상징이던 김포 애기봉 등탑이 43년만에 지난 16일 철거됐다. 애기봉 등탑은 매년 성탄절을 즈음해 연말마다 점등, 북측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번 철거가 남북관계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국방부 시설단에서 각급 부대 대형 시설물 안전진단을 했다"며 "진단 결과 애기봉 등탑이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애기봉 등탑은 철골 구조물 하중으로 인해 지반이 약화, 강풍 등에 의해 무너질 위험이 있어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다. 이에 애기봉 등탑을 관할하는 해병대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철거했다.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전망대에 세워진 등탑(일명 '애기봉 등탑')은 높이 18m로 지난 1971년 세워진 뒤 매년 성탄절에 즈음해 점등됐다.

애기봉 등탑은 개성지역와 불과 3km에 떨어져 있어 개성 지역에서도 볼 수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측은 대북 선전시설이라고 반발, 철거를 요구해 왔다.

애기봉 등탑 점등은 지난 2004년 6월 군사분계선(MDL) 내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 등을 담은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중단됐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그해 12월 점등이 재개됐으며, 북측은 '반공화국 심리전'으로 규정하고 포격하겠다며 위협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국방부는 종교단체의 애기봉 등탑 점등을 불허했다.

이번 군 당국의 애기봉 등탑 철거 배경에 남북관계가 고려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측은 비방중상 금지를 요구해왔고 애기봉 등탑도 그 중에 하나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안전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라며 "남북관계와 무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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