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 군사당국자접촉과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 날짜 제의를 두고 정부가 오보를 양산한 데 대해, 통일부 출입기자들이 격문(檄文)을 20일 발송했다.

통일부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단회의를 열고, 최근 발생한 청와대 등 정부의 거짓말에 대한 비판과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의 항의 배경은 지난 13일 통일부가 북측에 오는 30일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13일, 14일 이틀 동안 거짓 브리핑을 한 점과, 남북 군사당국자접촉에 대한 정부의 투명성 원칙에 대한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입장에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날짜 제안 경과를 언급,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민감한 남북관계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 없는 정부의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최소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거짓말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정부의 모든 발표를 믿지 모사게 만든다"며 "이번 거짓말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또한 통일부의 거짓말 뒤에는 청와대 등 외교안보 부처가 통일부 대변인실과 공유하지 않고 밀실에서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거짓말 사태의 뒤에는 통일부 대변인 개인의 실수 차원을 넘어서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청와대나 통일부의 정책 담당 부서가 대국민 창구인 통일부 공보 부서에 최소한의 자료도 주지 않고, '공보전선'에 내보내는 작금의 상황은 오보 양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정보도 권한도 없는 대변인을 통해 중대한 남북관계 상황을 알리는 것은 우리 언론인은 물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남북관계 투명성 원칙을 내세운 것과 달리 밀실에서 진행하는 데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투명하고 당당한 대북정책을 천명했던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 것이냐"며 "민감한 남북관계 사안을 모두 공개할 수없는 노릇이지만 이미 예고된 2차 고위급 접촉 제안 사실까지 비밀에 부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번 입장은 <통일뉴스> 등 통일부 출입기자단 명의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홍보수석실, 통일부 장관실, 대변인실 등에 각각 팩스로 전달됐으며, 정부의 반응을 기다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