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 구조를 집단 지도체제로 개편해 이미 최고지도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고 호베르투 콜린 북한주재 브라질 대사가 진단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7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콜린 대사는 15일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하고는 “(김 제1위원장이) 당과 군 등 핵심 조직을 장악하고 고위 관료들을 숙청한 뒤 권력을 공고히 했을 뿐 아니라 스포츠 외교와 병진 노선 등을 내세우며 김정일 위원장 시대를 신속히 마감했다”고 평했다.

특히, 콜린 대사는 지난 4일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북한 최고위급 인사를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시킨 건 김정은 식 스포츠 외교의 정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기에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경제적 목적과 더불어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고 짚었다.

아울러, 콜린 대사는 김 제1위원장 집권 뒤 북한에서 작지만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즉, 평양은 각종 위락시설과 식당, 병원 등의 설립을 통한 급속한 양적, 질적 변화로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곳이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로켓 발사 실패를 인정하고 장성택 처형 이유까지 상세히 공개하며 전례 없는 ‘투명성’을 보인 점, 또 지도자의 절뚝거리는 모습까지 공개하는 등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대민 접근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콜린 대사는 지난 2012년 3월 부임 뒤 2년 반 넘게 지켜본 북한 사회를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뒤섞인 혼합경제 체제로 규정했다.

콜린 대사는 아래로부터 일고 있는 시장 경제의 바람 대신 북한 정권만을 겨냥한 정치.군사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면서,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관여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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