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축구 4강전에서 북측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꺽고 진출한 중동의 강호 이라크를 맞아 연장 30분으로 이어지는 접전끝에 1:0 승리를 일궈 결승전에 진출했다. 북측은 이로써 이날 태국을 2:0으로 꺽고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과 2일 문학경기장에서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을 다투는 남북대결을 하게됐다. 아시안게임 축구결승전에서 남북대결이 이뤄진 것은 지난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6년만의 일이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11일차인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축구 4강전에서 북측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꺽고 진출한 중동의 강호 이라크를 맞아 연장 30분으로 이어지는 접전끝에 1:0 승리를 일궈 결승전에 진출했다.

북측의 경기 지배력을 뚜렷이 보여준 이날 경기는 전후반 90분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 전반 4분께 정인관이 터뜨린 결승골로 막을 내렸다.

북측은 이로써 이날 태국을 2:0으로 꺽고 결승전에 진출한 한국과 2일 문학경기장에서 아시안게임 축구 우승을 다투는 남북대결을 하게됐다. 아시안게임 축구결승전에서 남북대결이 이뤄진 것은 지난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36년만의 일이다.

이날 경기에서 북측 선수들은 체력과 조직력에서도 상대에 밀리지 않았으며, 성공률 높은 패스와 여러차례의 유효 슈팅을 날리며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라크 선수들은 잦은 패스 실패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잦은 태클과 거친 몸싸움으로 경기를 몰고 갔으나 북측 선수들은 이들을 상대하면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국 전후반 90분간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공식경기를 마친 양팀은 전후반 각 15씩의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 북측 선수들은 체력과 조직력에서도 상대에 밀리지 않았으며, 성공률 높은 패스와 여러차례의 유효 슈팅을 날리며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연장전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북측은 상대방 골문을 향해 번개같은 슛을 쐈고 4분경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북측 11번 정인관은 이라크 선수들이 쌓은 방어벽을 그림과 같이 뚫고 상대방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선제골을 성공했다.

북측은 이후 골문을 굳게 닫아걸고 선제골을 지켜 1:0 승리의 결승골로 삼았다.

전반전 45분동안 양팀은 한치의 양보없이 체력과 조직력의 맞대결을 펼쳤으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북측 정인관은 전반 30분 상대측 골문을 향해 쇄도하다가 이라크 선수의 반칙으로 코너킥 찬스를 얻었으며, 전반전 종료 후 주어진 4분의 추가시간 중 심현진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을 쏘았으나 골대를 살짝 넘어가면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시작 55분경 북측 전방 공격수인 리혁철을 대신해 소현욱 선수가 교체 투입됐고 이라크도 선수교체를 하는 등 경기는 점차 열기를 더해갔다.

이라크는 후반들어 다소 조직력이 되살아나긴 했으나 경기의 주도권은 전후반을 통털어 북측에 있었다.

경기시작 58분 이라크 진영 오른쪽 코너에서 센터링한 공이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하다가 흘러나오고 기다렸다는 듯 슛을 날린 것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 아쉬운 탄식이 흘러나왔다.

곧이어 박광령의 중거리슛을 이라크 골키퍼가 펀칭으로 걷어내고 흘러나온 골을 몇 차례의 혼전을 뚫고 다시 한번 박광령이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계속 빗나갔다.

▲ 아래 빨간 티셔츠를 맞춰입은 통일응원단 '아리랑'의 율동에 맞춰 남북공동응원단이 북측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는 응원을 펼쳤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박진감넘치는 경기에 환호하는 통일응원단 '아리랑'과 '남북공동응원단' 250여 명이 '코리아, 이겨라', '힘내라, 정인관'을 외치면, 건너편 관중석에서 평소 한국을 응원하던 특유의 동작과 함성으로 북측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관중들은 이라크 선수들의 반칙으로 북측 선수들이 경기장에 넘어지면 일제히 야유를 퍼붓는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경기66분 박광령이 상대 골문 정면에서 올라오는 공을 헤딩슛으로 마무리했으나 골대를 또 넘어갔고 곧 이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기회에 박광령이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 3미터 지점에서 강하게 차넣었으나 상대 골문을 맞고 경기장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등 골 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경기 85분들어 소경진이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박광령은 그림같은 슛으로 골대안으로 공을 집어넣었으나 이라크 골키퍼의 선방으로 무위에 그쳤다.

연장 전반 정인관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은 북측 선수들은 더욱 매섭게 이라크 진영을 휘저었으나 이라크 선수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9분 30초 경 아메이드 만수루가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아 노마크 찬스에서 북측 골문을 노렸고 1분 후에도 아슬아슬한 상황이 되풀이됐다.

이날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정인관은 연장 14분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2일 결승전에는 출전하지 못하게됐다.

연장 후반들어 이라크는 골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북측 수비진의 완강한 수비벽에 막혀 결국 1:0으로 고배를 들었다.

▲ 북측 윤종수 감독.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북측 윤종수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가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전적으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배짱과 담력으로 우리 선수들이 최대의 정신력을 발휘해서 경기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며 "경기를 열심히 응원해준 동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결승전에서 맞붙게될 한국전에 대비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경기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한사코 말을 아꼈다.

다만 간판 스트라이커인 정인관이 연장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결승전 출전이 불가능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경고감도 안되는 일을 가지고 퇴장을 명했다"며 "결승전에서는 심판들이 공정하게 심판을 봐줬으면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윤감독은 북측 남녀축구가 동반 결승진출을 하게 된 비결에 대해서는 미소 띤 표정으로 "그건 열심히 훈련을 하게 되면 그렇게 되게 돼 있다"고 가볍게 답변했다.

앞서 이라크 하킴 사키르 플라이흐(AL AZZAWI Hakeem Shakir Flayyih)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정신력도 좋고 파이팅도 넘쳤다. 조직력도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기꺼이 패배를 인정했다.

하킴 감독은 "오늘 경기가 중요했지만 팀에 부상선수가 많아서 평균에 밑도는 전력으로 경기를 했다"며 아쉬워했지만, "북한팀은 경기를 이기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남은 경기를 잘 치뤄 동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공식경기 전후반 90분에 연장 전후반 30분. 힘들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이렇게 기쁠 수가...남이나 북이나 축구가 국기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 북측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고 운동장을 돌면서 성원해준 관객들과 북측 임원들에게 인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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