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래극단 '희망새' 제공]

인터넷 방송을 하는 '별성'과 동료인 '왕코'는 열심히 살려고 아둥바둥하지만 생활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역사'나 '진실'따위엔 별로 관심이 없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들'이다.

별성과 왕코는 방송소재를 찾던 중 세 사람을 만난다. 아니 세 귀신을 만난다.

그들은 국가에 의해 존재 자체가 은폐되었고 일부 드러난 모습은 그나마 왜곡되어 있으며, 거론을 꺼려하는 국가권력에 의해 어느새 사람들의 관심과 기억에서 사라진, 그래서 그들의 진실도 함께 묻혀버린 존재들이다.

구체적으로 그들은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경북 경산의 코발트 광산에서 이른바 보도연맹원으로 분류돼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죽임을 당한 3천500여명 중의 몇 명이다.

이렇듯 어떤 이는 잊혀진 채 사라지고 남은 자들은 그들을 잊은 채 살아간다.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에서도 생떼같은 젊음이 그렇게 스러져 갔으며, 기억 저편으로 잊혀져 가는 진실을 향해 잊혀지고 싶지 않은 자들은 '우리를 잊지 말아요'라고 외친다.

우리를 기억해 달라는 요청은 1950년 경북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도, 그리고 2014년 진도 팽목항에서도 허공에 울부짖는 '고스트'의 '메모리'가 되고 있다.

뮤지컬 '고스트 메모리'는 가슴속 묵직한 상처를 다루지만 이야기는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빠르게 전개돼 관객의 집중을 돕는다.

'고스트'의 애절한 사연이 부담스럽게 무겁지만은 않은 것은 곳곳에 코믹한 요소들이 무리없이 배치된 데 힘입은 바 크며, 흥을 돋우는 빠른 비트의 노래들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노래들도 잘 어우려져 있어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즐거운 공연이 될 것이다.

작품은 '사람이 사랍답게 사는 세상을 위한 예술'을 모토로 창작, 연행을 하는 노래극단 '희망새'가 제작하고 김규남 작가와 신인 윤나라 작가의 극작에 극단대표 조재현이 연출을 맡았다.

올해 창단 21주년을 맞은 희망새는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야기와 기억되어야 할 한국현대사,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창작음악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본 공연은 대학로 혜화교차로 부근 '예술공간 혜화'에서 10월 2일부터 15일까지, 평일 8시, 토요일 4, 7시, 일요일·공휴일 4시로 총 14회 상연. 단, 10월 9, 10일은 공연이 없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