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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단결이 살 길, 6자 회담은 ‘육자배기’” “남북협력기금 1조 다 쓰면, 남북관계 풀린다”..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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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8  13: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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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응원단은 못 오고 북 선수단, 대표단이 참여한 인천아시안게임 사흘째 대북 비난 삐라 20만장을 뿌린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대북 인권 압박에 가세하고 정부여당 일각에서 북 인권법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 구속된 미국인 3명의 석방이나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물밑접촉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가운데 10월 한미안보협의회를 계기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재연기, 한미연합사 창설과 미군기지 평택이전 합의 수정,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렇게 꽉 막힌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통일뉴스>는, 관련 당사국들을 오가며 한반도 정세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전문가이자 오랜 기간 민간통일운동에 참여해온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YMCA 통일위원회 위원장, KNCC 통일위원회 부위원장)를 만나 남북관계, 북미관계 전반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인터뷰는 9월 24일 오전10시 코리아나호텔 2층 커피숍에서 정성희 통일뉴스 기획위원(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진행했다. / 편집자 주


   
▲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노 교수는 인터뷰 내내 모든 현안에 대해 해박한 정보를 제공하고 거침없는 논리를 구사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 정성희 소장 : 지난번 평양과 워싱턴을 다녀오셨다고요? 미국의 대북 정책 기류와 북의 전반적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 노정선 교수 : 워싱턴은 7월 27일, 평양은 8월 13일, 양쪽의 얘기도 듣고 저의 주문도 할 겸 다녀왔습니다.

북은 ‘제2의 혁명’, 미국은 관성적 대북 압박

평양은 요즘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되어 있더라고요. 자신감도 넘치고 ‘제2의 혁명’이라고 해야 할지, 6.25 이후 70년대까지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그 후 침체되다가 요즘 경제발전을 자신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리에는 45층짜리 아파트들을 짓고 페인팅도 말끔히 해놓고 잔디까지 심어놨더군요. 돌고래쇼 장에도 가보고 8개월 만에 건립한 아동병원, 유방암센터 큰병원도 살펴보았어요.

북은 내부 분위기를 이렇게 바꾸면서 대미 대남 정책도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자신 있게 추진하
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에게 대북 제재를 풀고 남쪽에게 5.24조치 해제와 6.15-10.4선언 실행을
촉구하는 기본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워싱턴 백악관에 가서는 6자 회담 미국 특사로 임명된 안보보좌관 시드니 A 사일러를 만나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어요. 안보와 외교에 대해 오바마와 늘 상의한다는 사일러는 미국의 전통적 민주당 외교정책을 고수하는, 어찌 보면 매너리즘에 빠져 탈출구를 못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게 표현은 안 했지만, 핵 탈취하고 지도자 제거하는 식의 기존 시나리오에서 크게 변한 게 없더라고요.

로버트 킹, 미국의 한반도 세 가지 잘못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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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선 교수와의 인터뷰는 24일 서울시내 한 커피숍에서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작년에는 저희가 국무부에 가서 미국의 대북 인권특사, 로버트 킹을 만났는데, 중요한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세 가지, 즉 왜 우리나라를 38선으로 분단시켰느냐, 왜 애치슨 라인을 발표해 한국전쟁을 자초했느냐, 왜 대북 경제제재를 이렇게 오래 하느냐고 따지니까 ‘실수'(mistake)라고 세 번 사과를 하더라고요. 과거 미국의 그 누구도 사과한 적이 없는데, 오바마의 참모가 한 겁니다.

□ 정성희 소장 : 8월 16~17일 미 군용기가 평양으로 날아갔다는 보도도 있었고 북에 구속된 미국인 3명 가운데는 석방을 위해 특사를 보내달라는 인터뷰도 했는데, 북미협상이 별로 진척이 없는 모양이지요? 북미간 입장 차이가 무엇입니까?

■ 노정선 교수 : 미국이 북에 구속된 3인의 미국인을 빼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로버트 킹 특사 파견도 실패했고 카터, 클린턴 전 대통령 파견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등 상당히 좌절된 분위기입니다. 북한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문제를 계기로 미국의 정상급이나 외교장관급과 협상해 다 털어놓고 정리하자는 입장이지요.

미국, 대북협상 준비 안 되어있다

제가 보기에 미국이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년간 미국 쪽에 6자 회담 대표가 없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의 임명은 그 공석을 채운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만큼 미국은 북한을 무시한 거지요. '전략적 인내'라면서 말이죠. 그건 내용적으로 아무 것도 안 하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라크,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당장 전쟁이 터지고 있는 곳에 대처하기 바쁘지요. 북한문제는 폭격이 오가는 게 아니므로 괜찮다는 식으로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시간을 끌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요. 그렇다고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하지도 않고 말이죠.

□ 정성희 소장 : 북 핵 폐기의 진정성 있는 사전조치라는 조건으로 6자 회담이 재개되지 않아 오히려 북 핵 능력의 고도화를 촉진하는데, 한반도 평화와 북 핵 문제의 현실적 해법은 없습니까? 현수준의 북 핵 동결과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북 핵 폐기를 나누고 미국이 단계에 맞게 북이 요구하는 반대급부를 확실히 준비하는 태도로의 변화는 없습니까?

■ 노정선 교수 : 미국이 그런 논리적인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겨우 나오는 얘기가 북 핵 동결 수준의 모색이지만, 미국이 그 반대급부를 결단하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볼 때 그런 상태에서 북한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북은 핵무기를 계속 만들 겁니다. 미국이 전략상 밀리는 형편이죠. 그렇다고 1994년 6월 평양과 영변을 폭격하려다가 1시간 전에 중단한 것처럼 그런 시도를 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

우리는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쓴다'고 하지만, 그들은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늘 벼랑에 서 있었기에 70년간 해오던 대로, 계획된 대로, 자기 스케줄 대로 나아간다, 다급할 것 없다는 배짱입니다.

북 핵 인정과 북미협력이 한반도 해법이자 상호이익

   
▲ "저는 한반도 평화와 북 핵 문제의 분명한 해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그러나 저는 한반도 평화와 북 핵 문제의 분명한 해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망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해법이 뭐냐 하면, 미국이 북 핵을 인정하는 겁니다. 러시아, 중국이 핵무기를 가질 때, 미국이 이를 막고 붕괴시키려 했어요? 인도와 파키스탄에게도 마찬가지지요. 북 핵을 못 막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경제 문화 정치 군사 등 모든 면에서 협력하는 겁니다. 저는 미국에게 핵 협력도 하라고 주문하고 싶어요.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천안함 사건 발생 하루 전에 TV에 나와 공개적으로 핵 탈취, 지도자 제거, 점령 안정화 통치, 세 가지 작전을 밝혔어요. 그런데 솔직히 할 수 있습니까? 오히려 한미당국이 밝힌 대로라면, 북에 의해 천안함이 가라앉아 버렸다면서요?

그런데 한가지, 탈북자들이 북을 쳐들어가는 군사작전에 투입되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한미당국이 이런 준비를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오두산 대북 삐라 살포장소에 가보니까 탈북자들이 부대마크까지 달고 있는 군인복장을 하고 있었어요. 제3의 부대가 있는 듯합니다.

탈북자 부대, 군사작전 투입?

한미당국이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북한이 가만히 있겠어요? 계속 악화되는 거지요. 미국이 일본처럼 북한을 대해야 합니다. 미국이 일본과 큰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은 모든 방면에서 협력하지 않나요? 미국과 일본은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도 같이 만들어요. 북한과도 그렇게 협력해야 해요. 북의 우주발사체 로켓 갖고 시비할 게 아니라. 미국과 북한이 윈-윈 해야 합니다. 이게 해법이지요. 미국이 북한을 꺾을 수 있습니까? 북 핵을 뺏을 수 있어요?

미국이 잘 모르는 게 있어요. 우라늄 매장량이 북한은 세계 2위, 2600만 톤인데, 미국은 34만 톤밖에 안됩니다. 북한은 이 우라늄을 러시아에 판다는 겁니다. 그 대신 노후화되긴 했지만 러시아 핵잠수함 40척이나 들여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바다 속에서 시험 발사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만일 미국이 공격하면 북은 잠수함을 허드슨 강까지 몰고가 미사일을 쏘게 될 텐데 어떻게 방어가 되겠어요?

□ 정성희 소장 : 유엔총회를 계기로 대북 인권 비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북도 자체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정면 대응하는데 그 배경과 의도는 무엇입니까?

인권 압박, 북한에는 약효 없다

   
▲ 노정선 교수는 인터뷰 중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 노정선 교수 : 미국은 인권문제를 부각시켜 북한을 소외시키고 궁극적으로 붕괴시키겠다는 전략인데요. 1975년 헬싱키선언이 있었지요. 당시 동구권 나라들이 인권을 신장시키면 서방이 경제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런데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서구식 인권을 받아들이니까 그 다음에는 더 세게 밀어붙여 소련 등 동구 사회주의 나라들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약효가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북한에는 먹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과거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과 같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북한은 철저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이른바 색깔혁명이 일어날 수가 없어요.

거꾸로 북한은 미국이야말로 최대의 인권유린 국가라고 하지요.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1천만 명 이상 학살하고 대량살상무기도 없는데 이라크를 침공해 10만 명 죽이고 베트남전쟁에서 미군 5만 6천명, 국군 5천명 등 수백만 죽이고도 이기지 못하는 등 인권유린을 자행한 게 사실입니다. 내부적으로도 엄청나게 인권유린이 심해요. 제가 미국에 13년 살면서 보니까 강간 강도 살인이 빈번하고 총 맞아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데 총기소지 금지 법제화를 못하는 국가 아닙니까?

전쟁에도 윤리가 있습니다. 저의 전공입니다만, 전쟁윤리란 이기지 못할 전쟁은 절대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만 죽고 얻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월남전이나 한국전에서 미국은 이기지
도 못하고 수백만 명을 죽였습니다. 북이 미국에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왜 자꾸 침공하거나 붕괴시키려 하는가, 이기지도 못하면서 사람만 죽이려 하는가, 그 자체가 인권유린 아니냐"라는 거예요. "분단과 전쟁으로 1천만 이산가족 생긴 것도 인권유린 아니냐"는 겁니다.

북한, 110여 가지 인권개선 밝혔으나 내정간섭 결사 반대

북한도 인권 유린하는 게 많지요. 그래서 110여 가지를 고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엔 북 인권보고서가 280여 개 시정을 촉구했는데 말이죠. 2009년 4월 북한헌법에 국가는 인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보호한다는 인권조항도 넣었습니다. 북한도 자기 나름대로 인권을 위해 노력한다는 거예요. 110여 가지 인권개선 사항을 인정하고 개선하겠으나 나머지는 우리 식 사회주의 체제의 반영이므로 서방의 잣대로 함부로 내정간섭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난 6월 제네바에서 세계교회협의회 주최의 국제회의가 있었는데, '대북 인도적 지원'을 부각시키는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더라고요. 우리를 거지 취급하지 말라는 거지요. 또 남쪽 NGO중에서 산모나 아이들을 위해 콩 우유를 보내왔는데, 지난 8월에 인도적 지원이라면 반송하겠다는 북쪽의 편지가 왔어요. 제가 지난번 평양 갔을 때 밤나무 지원을 제안했으나 자체 대규모 육림계획이 있다며 거절했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달라진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지원 좀 해달라, 왜 그렇게 적게 주느냐고 했는데, 지금은 구걸하지 않는다는 당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정성희 소장 : 전작권 환수 재 연기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한미연합사 창설, 미2사단 평택 이전 철회 등이 논란이 되는데, 미국의 전략과 한국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 노정선 교수 : 미국은 한국을 한번도 존중한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바지가랑이 붙잡는다고 안 나가고, 나가라고 한다고 나가는 미국이 아닙니다. 자기들 전략에 따라 있을지 나갈지 결정하는 겁니다. 데모 등 난리를 쳐도 자기들이 있고 싶으면 있는 거예요. 한국정부가 미국을 잘 모르고 있어요. 미국 사람들은요, 무슨 얘기를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지만, 돌아서면 냉정하게 안면 몰수합니다.

주한미군, 평택도 먹고 용산도 먹어

   
▲ "북한도 110여 가지 인권개선 사항을 인정했습니다. 나머지는 우리 식 사회주의 체제의 반영이므로 서방의 잣대로 함부로 내정간섭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용산기지 철수하고 평택으로 간다고 약속했는데, 좀 지나서 일부 남겨두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주저 앉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평택도 먹고 용산도 먹은 겁니다. 미국이 용산기지를 왜 포기하지
못하는지를 알아요? 전세계 핵전쟁 핵 통제 지휘소가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옮기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은근히 협박 설득해 결국 눌러 앉는 거예요. 우리가 주는 방위비 분담금
이라는 주한미군 주둔비도 쓰고 남았다는 것 아닙니까. 용병으로 돈 버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
런데도 우리나라 정부가 미국에 너무 종속적으로 대해왔어요.

평택이나 강정이나 미군기지로 이용되는 모든 곳은 미국이 중국을 포위, 붕괴시키기 위한 전략 거점이지요. 미국의 대 중국 군사전략인 '사드' 배치도 우리로서는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겁니다. 1조 달러를 들여 '사드'를 도입해도 우리나라 안보에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우리는 짧고 낮게 날라오는 미사일을 막아야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으로 날아가는 멀고 높은 미사일을 요격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왜 필요합니까? 국민혈세를 이렇게 낭비하면 안 되지요. 경제를 의존하는 중국의 반발을 어리석게 자초하고 말이죠.

가계부채로 절단이 난 판에 국민세금으로 안보와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드'를 배치한다? 반미 차원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거예요. 또 이런 첨단무기 장사는 세계 암흑가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정당한 무기는 구입해야 하지만, 소수 군산복합체, 암흑가를 먹여 살리는 체제로 편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지난 8월 교황님이 방한해 자본주의를 규제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했는데, 규제완화가 판을 치고, 이제 ‘사드’ 같은 첨단 무기 배치까지 규제 완화하겠다는 것입니까?

‘사드’ 배치, 생존권 위협하는 군사부문 규제 완화

박근혜 정부가 국민생존권 차원에서 '사드' 배치, 용산기지 평택 이전 철회,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전작권 환수 재 연기 등은 안 된다고 분명히 밝히고 조목조목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데, 지금 마냥 끌려가고 있어요. 또 미국과 협상하는 한국의 군 장성들이 이 암흑가의 체계와 논리를 얼마나 잘 아는지 모르겠어요. 또 미국 협상 대표들의 교묘한 말장난을 알아듣는 영어실력을 갖추었는지도 의문입니다.

□ 정성희 소장 : 북 응원단 불참으로 남북 화해분위기를 놓치고 북 선수단, 대표단이 참여한 인천 아시안게임 사흘째 대북삐라 20만장을 날려보냈습니다. 여기에다 유엔총회 북 인권 비난 가세와 북 인권법 제정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런 대북압박 속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까요?

■ 노정선 교수 : 삐라를 뿌리지 않으면 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밝히는데도, 회담을 먼저 제안한 남쪽이 삐라를 뿌렸습니다. 20만장 뿌린다고 북한이 붕괴되는 것도 아니고, 풍선 안에 1달러짜리 1천장 넣어 보낸다고 대규모 탈북자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최근 탈북자 500명을 수용하는 집을 강원 연제에 크게 지었는데, 갔다 온 사람이 전하기를 탈북자들이 없더라는 거예요. 실제 탈북자도 많이 줄었어요. 북한사정이 나아지면서 탈북자도 줄어들고 그 북한사정을 듣고 후회하는 탈북자들도 있다는 겁니다.

비방 적대 중단하고 조건 없이 대화해야

   
▲ "대북 삐라풍선 막으려면 간단해요. 경찰이 풍선 날리는 수소통 실은 차량 한 대를 위험하다고 견인해가면 돼요."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저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북 비난 전단 날려보내지 말고 5.24조치, 금강산관광을 풀며 고위급회담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데, 반대할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연평도에 11번 갔다 왔는데, 2차 연평 해전에서 남쪽 해군 6명이 전사한 것만 부각시키고 있어요. 북쪽은 1차 연평 해전에서 공식적으로 40명, 비공식적으로 100명 몰살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 서로 죽고 죽이지 말자고 하는 게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것 아닌가요?

제가 파주 오두산 삐라풍선 날리는데도 가서 보니까, 경찰이 이를 막으려면 간단해요. 풍선 날리는 수소통 실은 차량 한 대를 위험하다고 견인해가면 돼요. 그걸 안 하더라고요. 고위급회담을 하려면 서로 적대행위와 군사도발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중단해야 합니다. 또 회담하자면서 전제조건을 달면 안되지요. 회담장에서 잘잘못을 따지고 조율하고 타협해야지요.

□ 정성희 소장 : 북은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취하면서도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대외 안정을 위해 대화에 적극적인데, 남과 미국에 무엇을 바라고 있습니까?

■ 노정선 교수 : 북은 오래 전부터 투자해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투자를 받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미국의 큰 기업은 작은 나라에 투자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대통령도 제거해요. 볼리비아 등 그런 예가 있는데, 외자유치 잘못하면 나라 망합니다. 물론 북한은 이런 위험 요인을 모두 체크하겠지요.

미국 제재, 유엔 제재, 일본 제재, 5.24조치 등의 각종 대북 제재가 가해지고 있는데요.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이 몇 차례 경고하는데도 일본이 북한과 협상하고 일부 제재를 풀고 있어요. 북-러 관계 강화를 통해서도 출로를 찾고 있어요.

중국은 북한이 붕괴될 정도로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다 알려져 있지요. 중국이 유엔 제재에 동참해 기름을 줬다 안 줬다 한다지만 확인할 수 없어요. 평양에 자동차가 엄청 늘어났어요. 예전에는 달구지가 다니고 참나무 때는 목탄차가 굴러갔는데,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대북 제재효과 없다. 협력하면 미국도 이익이다

지난 8월 평양에서 들은 얘기입니다. 돈만 있으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답니다. 다만, 평화자동차만 사야 한다는 거고요. 그런데 돈도 있고 자동차를 살 수도 있는데, 번호판 발급을 제한한다고 합니다. 이게 평양사람들의 불만이랍니다. 공기가 나빠진다고 평양 시내에는 자동차를 끌고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평양 이외 도시나 농촌은 가능하다 합디다.

또 북의 광물이 7천조 원어치 된다고 하는데, 여기에 우라늄과 희토류가 빠져 있습니다. 모두 합치면 약 2경 정도의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거예요. 이것만 파 먹어도 잘 살 수 있는 겁니다. 북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막을 수 없습니다.

남북관계, 북미관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북이 이미 합의한 대로 서로 비방 적대하지 않고 사이 좋게 교류 협력하여 같이 잘 사는 길로 가면 됩니다. 북과 미국도 대화하고 제재를 풀고 협력하면 미국도 북한도 이익이 됩니다.

□ 정성희 소장 : 미국의 대북 압박이 계속될 경우, 북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이나 미사일 실험으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앞당기려고 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떤 선택을 할까요?

■ 노정선 교수 : 저한테 예언을 해보라는 겁니까? 가끔 예언을 하는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웃음) 제가 지난번 평양에 가서 북쪽 사람들에게 "미국의 외교정책은 똑같지만, 그래도 오바마가 낫다,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이 낫다", “오바마 시기에 기회를 잡아야 한다, 부시 같은 사람 나타나면 골치 아프잖느냐”고 얘기해주었어요. 오바마는 흑인의 설움을 알고 그 부인은 노예의 딸이예요.

북핵 실험보다 정부의 안전불감증이 더 위험해

   
▲ "평양 다녀온 저의 느낌은 '아 이제 남쪽의 손을 떠나는구나' 입니다. 우리 정부가 그 감을 빨리 느껴야 합니다."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북이 핵 실험으로 너무 장난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핵개발에 필요한 주기적인 스케줄, 과학적 프로그램에 따라 자꾸 실험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만 핵실험을 단행하지 않아요. 때문에 북의 핵실험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핵전쟁 대비는커녕, 세월호에서 단 한 명도 못 건졌잖아요. 동네 어부들이 가서 건졌을 뿐. 북의 핵실험을 우려하기 전에 정부의 안전불감증이 문제지요. 안전불감증을 고치는 것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

북한은 대규모 전쟁이 나면 땅굴로 다 들어가요. 서울 사람들은 대피할 곳이 없어요. 스위스는 150명의 초등학교에 150명이 들어가는 땅굴이 있어요. 주택에도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대피할 수 있는 핵 방공호를 의무적으로 만들게 해요. 그게 없으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요. 북 핵실험보다 우리의 불감증, 대비태세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성희 소장 : 박근혜 정부의 최근 대북정책에 비추어 통일대박론이나 드레스덴선언, 통일준비위 구성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 노정선 교수 : 통일은 대박, 맞습니다. 골드만 삭스가 남북이 통일하면 2050년에 세계 2등 경제대국이 된다고 전망했어요. '글로벌 플랜 2025'란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에는 2025년에 가면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가 통일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11년 남았어요. 그러면 작업을 좀 해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거꾸로 가고 있어요. 쪽박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협력기금 다 쓰면 남북관계 풀린다

겨우 개성공단에서 돈을 좀 버는데, 지금 같은 정부 정책이 계속되면 개성공단도 문 닫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빨리 풀어야 합니다. 금강산관광 재개해야지요. 거기에 투자한 사람들이 대리운전을 하는 등 죽지 못해 살고 있어요. 투자자 보상하고 5.24조치도 즉시 해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을 실천하면 통일로 가는 것입니다.

금년도 남북교류협력기금이 1조 3천 4백억 원인데, 거의 안 쓰고 약 1조원이 남아 있답니다. 사용한 2~3천억도 보수단체 안보교육 하는데 다 들어갔어요. 내년까지 1조 4천억 정도가 남을 텐데, 이 돈을 모두 남북교류협력과 통일지향에 사용하면 북한이 연평도 포격 같은 것 절대 안하고 그 까짓 삐라 좀 뿌려도 상관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는데, 청와대에서 명령을 안 하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강산 열자', '5.24조치 해제하자' 하면, 고위급회담, 군사회담, 정상회담 다 됩니다.

개성공단 20배 늘이기로 약속했잖아요? 이것만 이행되어도 북한사람들 500만 명을 먹여 살리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개성보다 중국의 임금이 더 높습니다. 중국은 300달러 주는데 개성은 80~100달러 줍니다. 북한의 고급인력이 중국으로 가서 일하고 있습니다. 잡으려 해도 우리 손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이대로 가면 개성공단의 문을 닫을지 모릅니다. 평양 다녀온 저의 느낌은 '아 이제 남쪽의 손을 떠나는구나' 입니다. 우리 정부가 그 감을 빨리 느껴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개성공단도 문 닫을지도

   
▲ "남북의 단결이 중요하지 6자 회담이 뭐가 중요합니까. 육자배기일 뿐 이예요." [사진-통일뉴스 박귀현 기자]

박근혜 정부가 뭘 해주려 해도 북이 ‘필요 없다, 러시아 일본 중국과 다 해결할 수 있다, 불필요한 투자하지 마라’고 나올 수 있어요. 1990년대 중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의 북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북한도 20여 차례 다녀오고 중국 등 제3국 포함해 남북 민간협의를 50여 차례 했는데, 지금처럼 북이 비굴하지 않고 자신만만하게 나온 때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남쪽의 위기를 의미합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남쪽 경제의 출로가 남북경협과 북방경제에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 정성희 소장 : 한국은, 대 중국 견제와 동북아 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가는 중국 사이에서 동요하는데, 남북관계 발전에 기초한 주변 강국 사이의 균형자 역할이 가능할까요?

■ 노정선 교수 : 제가 작년 국무성, 올해 백악관에 가고 오바마에게 편지를 보내는 목적은 미국이 잘못 가고 있으니 빨리 방향을 바꾸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입니다.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으면 미국이 손해를 본다는 거지요. 몇 명이 무역센터, 국방성을 쳐버린 9.11사태를 막지 못했어요. 동북아를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게 안되잖아요. 아베 신조가 하는 짓을 보면, 일본이 순식간에 미국에게 복수할 수 있어요. 북한, 중국, 러시아도 미국이 요리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국가 노릇을 하면 안 된다고 뜻있는 미국인들도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6자 회담은 ‘육자배기’, 남북단결이 살 길

노무현 정부 때 균형자 얘기했다가 며칠 만에 미국에게 박살이 났어요. 그러나 우리는 균형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순신이나 제갈량 같은 사람을 데려다 써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 많은데, 전부 백의종군 시키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요는 남과 북이 단결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을 적절히 다루는 것입니다. 남북의 단결이 중요하지 6자 회담이 뭐가 중요합니까. 육자배기일 뿐이에요. 일본이 쳐들어오면 한국이 당해낼 수 있어요? 모든 면에서 일본이 한 단계 높아요. 그러나 남북이 군사적으로 단결하면 일본이 못 건드립니다. 침략할 생각을 못해요. 남과 북의 단결이 살 길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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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4-10-09 12:37:51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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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widedoor43) 2014-09-30 16:03:20
교수님의견에 공감 합니다만 현실은 그리간단치 아니 한듯 합니다. 국제정세가 복잡하게 전개되는 지금이 납북간의 관계개선을 넘어 단군이래 최대의 국익창출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며 지금 황금기회가 흘러가는것을 바라보고만 있자니 잠이 오질 아니 합니다. 한번 뵙고 싶습니다. 뵙는것이 어렵다면 멜이 아닌 서신 이라도 보내고 싶습니다. 43widedo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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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환 (thkwak) 2014-09-28 17:16:53
노정선교수의 인터뷰기사는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나 너무나 비현실적인 구상도 포함되여있다. 예를들면 북한의 핵국가 인정하자는 주장이라든가 6자회담은 "육자배기"라 든가 한국이 균형자역할을 할수 있다 등 낭만적인 면도 보인다. 현시점에서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남북대화가 필수적인데 남북대화룰 위한 분위기 조성이 급선무인데 출구전략은 뭔가? 남과 북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남북협력할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 부터 하자."남북단결이 살길"이다. 공감한다. 낭만적이 아닌 현실적으로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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