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현(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결국 유가족과 국민을 울리며 명절이 지나갔다.

6.4 지방선거, 7.30 재보궐선거, 8.15 교황방한에 이어 세월호 진상규명을 바라는 모든 이들이 마음속에 걸어 두었던 기대의 달력이 쿵, 또 하나 떨어져 나간 것이다.

“더 이상 세월호 만으로 세월을 보낼 수 없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의 9일 발언은 우리들 마음에 뚫린 공허의 자리를 정확히 포격한다.

“본회의에 계류 중인 법안이 90여개이며, 국정감사도 해야 한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에 묶여 의사일정도 못 잡고 있다.” 따위 융단폭격이 이어질 것이며, 파편은 산지사방으로 튀어 진실을 가리고 여론을 어지럽힐 것이다.

투쟁 장기화가 예상됨에 따라 그에 따른 논의가 필요한 동시, 저들의 공세가 집중 강화되는 이 시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손자병법에 생지(生地)와 사지(死地)가 나온다. 주변 시야를 완전히 확보, 상대를 내려다보며 싸울 수 있는 곳이 생지, 즉 이기는 곳이란다. 그렇다면 오늘의 생지는 어디인가?

“세월호에 집중하되 세월호에 갇히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반기에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승리의 전망을 열어야 하는 투쟁이 한둘만도 아니지만 그 중에 특히 쌀 전면개방 저지, 의료민영화 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 역시 지금의 세월호처럼 모든 역량이 다 집중하고, 국민의 광범한 참여가 필요한 사안이다.

세월호 싸움과 쌀 전면개방 저지 싸움, 의료민영화 저지 싸움이 다가오는 일본 수군을 향해 하나의 진을 펼친 이순신 함대처럼 일사불란할 수 있다면 국민은 승리한다.

그럴 수 있을까? 있다! 세 개의 사안은 각각 하는 이와 목적하는 바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허상, 그 셋은 하나의 상대를 향한 하나의 투쟁이다.

세월호에서 평형수를 몰래 빼낸 것과 쌀 시장 전면 개방, 의료민영화는 완전히 동일범행이다.

현재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3.1%다. 평형수가 1/4도 채 남지 않은 이 위태로운 배에서 마지막 평형수 마저 모두 빼 버리는 것이 쌀 전면개방이다. 의료민영화도 마찬가지다.

평형수 없는 세월호가 결국 (밝혀져야 할, 어떤 직접적 이유에 의하여) 침몰한 것처럼 식량과 의료의 평형수를 빼면 국가와 국민은 결국 침몰한다.

이 분명한 사실을 나부터 우리부터 알고 국민들께 알리는 것, 승패는 여기서 시작된다. 그렇게 마련된 전투함선 들을 몰고 하나의 진으로 모일 때 승패는 거기서 결정된다. 개봉박두, 승리예감.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반전평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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