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의 도심 전광판에 '조선중앙TV'와 KBS의 뉴스특보가 뜨고 사람들의 눈과 귀는 일제히 전광판으로 쏠린다.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관계의 화해를 꿈꾸는 이진석 작가가 그려낸 '공존하는 풍경'속 가상현실의 한 장면이다.
이진석 작가의 4번째 개인전 '공존하는 풍경4'가 27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개막됐다.
작가는 "공존하는 풍경은 사실을 그린 그림이 아니며 가상의 현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상이한, 아니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사회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화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지각적 제안"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8일부터 통일뉴스에 그림만평을 연재하며 독특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의 풍자를 선보였던 작가는 "과거의 아픔이나 현실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들은 많지만 나는 희망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작가는 짧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가 바라는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제 능력껏 이렇게 실현됐으면 하는 희망을 담았다. 불편하고 답답한, 그래서 타개할 과제가 산적한 현실, 이런 많은 소재를 만들어 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감사드린다"고 재치있게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전시장에 들러 편안하게 그림을 감상하던 이종대 씨는 "그림속의 맑고 아름다운 생명체들을 보면서 혼탁한 현실의 문제를 잠시 잊거나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가 시원해졌다"며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