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에는 언어의 이질화로 같은 것을 지칭하면서도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음식과 관련한 이름도 다른 것이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이 단고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듯 단고기는 개고기를 칭하는 용어인데요, 북녘에서도 이전에는 개고기라고 불렀으나 김일성 주석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고기라는 뜻으로 ‘단고기’라고 부르자고 한 뒤부터 개고기라는 이름 대신 단고기라는 이름이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북녘에서는 여러 이유로 우리와 달리 이름을 붙이면서 새롭게 탄생한 음식의 이름들이 많이 있는데요, 북녘의 잡지에서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될 요리의 이름이 주민들에게 쉽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요리의 이름을 잘 달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료리> 2009년 2호의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강좌장 리광준이 쓴 <료리가공리론> ‘료리 이름을 잘 달아야 한다’라는 글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료리이름을 잘 다는 것은 맛을 돋구는데도 일정한 영향을 줍니다. 료리이름이 좋으면 구미도 더 동하게 되고 료리이름이 좋지 못하면 좋은 료리도 맛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라고 한 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잡지에 따르면, 요리 이름을 잘 다는 것은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수준이 날을 따라 높아가고 새로운 요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요리의 귀맛을 좋게 하고 그의 품위를 높이며 사람들의 식욕을 돋우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때문에 요리사들은 요리를 맛있고 영양가 높게 만들뿐 아니라 요리의 이름을 잘 다는데도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요, 요리의 이름은 무엇보다 먼저 요리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하여 사람들이 그것을 듣기만 하여도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달아야합니다.

이를 위해 북녘에서는 우선 요리이름을 기본재료와 가공방법을 다 같이 보여주는 방법으로 달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소불고기’, ‘녹두지짐’, ‘숭어찜’, ‘배추김치’ 등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요리의 이름을 정확히 다는데 가장 적중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닭도라지찜’, ‘숭어말이구이’, ‘쉬움지짐말이’와 같이 기본재료의 이름 뒤에 보조 재료와 가공방법을 붙여 요리의 이름을 달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요리의 이름을 해당 요리의 맛이나 영양가, 약효성분들을 반영하여 달기도 합니다.

‘오색절편’, ‘칠향닭찜’, ‘단고기국’과 같이 요리의 특징적인 눈맛이나 코맛, 입맛을 형상적으로 반영하여 이름을 달 수도 있고 ‘오복탕’과 같이 요리를 만드는 재료의 가지수나 약효 및 식용적 가치를 반영하여 달수도 있으며 ‘신선로’, ‘구절판’과 같이 요리가공에 쓴 도구나 요리를 담는 그릇의 이름을 붙여 달 수도 있고, ‘평양냉면’, ‘대동강숭어국’, ‘해주비빔밥’ 등 지방적 특성과 해당 단위의 특성을 반영하여 달 수 있습니다.

요리 이름은 또한 누구나 부르기 쉽고 알기 쉬우며 간단명료하게 달아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요리의 이름을 듣기 좋은 우리말로 달아야 한다고 잡지는 설명합니다. ‘건낙지볶음’을 ‘마른낙지볶음’으로 고친 것과 같이 요리 이름을 될수록 한자나 외래어가 들어가지 않게 우리말로 달며 지방 사투리가 섞이지 않게 문화어를 써서 달아야 합니다.

또한 요리의 이름을 짧고 명백하게 달아야 하는데요, 이름을 길게 늘어놓거나 요리의 내용을 반영한다고 하여 이 재료, 저 방법을 막 붙여 달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요리의 이름은 또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재료와 가공방법을 살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달아야 하는데요, 실례로 예로부터 육개장은 소고기로 하였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여러 가지 재료를 육개장과 같은 방법으로 가공하여 음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오리고기로 만든 것은 ‘오리고기육개장’, 게사니(거위)고기로 만든 것은 ‘게사니고기육개장’이라고 그 이름을 달아 요리재료와 가공방법이 명백히 나타나게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꿩이나 닭고기로 만들던 떡국을 일부 경우 소고기로 만들었다면 ‘소고기떡국’이라고 이름을 달아주면 될 것이라고 잡지는 덧붙입니다.

아울러 <조선료리>는 “모든 료리사들은 료리를 발전시키고 그것의 품위를 높이며 사람들의 식욕을 돋구는데서 료리의 이름이 가지는 의의를 잘 알고 요리이름을 잘 달기 위하여 사색과 연구를 깊이 하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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