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해 세월호 참사 100일째가 되는 오는 24일까지는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야에 거듭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416 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해, 유가족이 참여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핵심으로 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회를 공동 주최한 세월호 가족단체들과 국민대책회의는 대통령이 국민앞에 약속하고 여·야가 가족들에게 공언했던 특별법 제정시한이 지난 16일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세월호 참사 100일째가 되는 오는 24일까지는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야에 거듭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총회를 거쳐 만일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특단의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엿새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세월호 가족 15명과 국회에서 농성중인 가족들, 그리고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40여km를 도보로 행진한 10명을 새벽에 따라나선 500여 명의 시민들이 합류했고 전국 각지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오던 시민들이 함께 모여 1만5천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 단원고 2학년 8반 지상준 군의 엄마 강지윤 씨(사진 맨 왼쪽)는 대회 여는 말씀에서 "여러분들이 가족들의 국가"라며 대회 참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진 가운데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래군 국민대책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날부터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을 함께 하고 있는 박래군 국민대책회의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은 수사권도 기소권도 없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한다"며, "무딘 특별법으로 특별위원회를 무디게 만들어야 자신들의 성역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래군 대표는 "가족들이 원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참사 100일이 다 되도록 제대로 한 일이 없다"고 지적하고 "그날, 거기서, 왜 우리 아이들이 죽어갔는지 우리는 알아야겠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요구이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설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대표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의도를 누르고 특별법을 만들자면 70여 일만에 350만 명의 서명을 만들어낸 국민의 힘, 생존해 돌아온 단원고 아이들과 함께 40여 km를 걸어왔던 그 힘을 믿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7월 24일 그날 지금 모인 분들이 다섯명씩 손잡고 같이 나와서 10만 명이 모이자"고 절절히 호소했다.

야권을 대표에 무대에 오른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먼저 "이미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친 가족들이 단식하게 하고 살아 돌아온 아이들이 제 몸 추스리기도 전에 먼 길 걷게해서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기소권은 양보해달라고 요청하면서까지 새누리당과 협상하려고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경과를 설명하고 "수사권조차 부여되지 않으면 특별위원회를 통한 진상조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미 50여 기관에 부여된 특별사법경찰관의 지위를 진상조사위원회(특별위원회)에 부여하라는 요구에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공무원 아닌 민간에는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세월호는 전대미문의 참사이기 때문에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되는 진조위는 민간이 아닌 특별기구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꿈쩍도 하지 않는다"라고 박 원내대표는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21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주례회동시까지 결론이 없으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 서울광장은 통곡와 오열이 그치지 않았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은 내내 함께 울고 서로 손잡으며 어깨를 끌어안았다. 가족들은 영상을 제대로 쳐다 보지 못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대회에 참가한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은 내내 함께 울고 서로 손잡으며 어깨를 끌어안았다.

단원고 2학년 8반 지상준 군의 엄마 강지윤 씨는 무대에 올라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아이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가족이 참여하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강지윤 씨는 "단원고 아이들을 비롯해 10명으로 출발한 도보행진 대열이 새벽 2시 30분 광명을 지날 때 80명이 함께 해 주었고 여의도에 도착했을 때는 500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자 여기 저기서 직접 지어 온 밥과 음식으로 아이들을 먹여 주었다"며, "여러분들이 가족들의 국가"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일란 감독이 제작해 이날 상영한 영상을 세월호 가족들은 제대로 쳐다 보지 못했다.

영상속, 최성호 군의 아빠 최경덕 씨는 "병신같은 아빠는 보고 싶은 아들이 왜 죽었는지 모른다. 내 새끼는 죽었는데 책임자는 없다. 무엇이 두려워서 왜 알려주지 않는지 누가 좀 알려달라. 내 새끼가 보고싶다. 4월 16일 자식잃은 부모가 500명이다"라고 울부짖었다.

그날 세월호가 침몰하던 오전 9시 10분부터 9시 41분까지 선내에 있던 아이들이 찍은 미공개 촬영영상이 대형화면으로 나오자 서울광장은 통곡했다.

가족들이 총회를 거쳐 공개 결정을 한 이 영상에서 아이는 선내에 비치된 구명조끼의 제작년도가 1994년이라는 사실에 기막혀하면서 "나는 살고 싶습니다. 아, 나 진짜 무서워요, 지금."이라고 말했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듯한 그 소리에 여기저기에서 오열이 그치지 않았다.

가수 임정득 씨는 '사람이 사람위에 서지 않는 세상을 상상한다'는 가사의 노래를 온몸으로 열창하고 "서로가 외롭지 않도록 어깨겯고 함께 가자"며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무대를 내려왔다.

노래패 '노래로 물들다'는 "광장의 시민들 뿐만 아니라 그 10배, 100배의 국민들이 함께 가슴으로 울고 안타까워 하고 있으니 부디 힘내시라"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국민대책위 지역 대표자들은 "안전사회로 가기위한 이번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만일 불발된다면 정권퇴진 운동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우리 사회가 4.16 이전과 이후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각오로 잊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대 제일 앞쪽에 있던 가족들은 대회를 마친 후 참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시민들은 여의도 국회로 향하는 가족들을 위해 길을 열고 가족들의 손을 쓰다듬으며 눈물로 배웅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을지로3가를 거쳐 종로 보신각까지 행진한 후 이곳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국민대책위측은 당초 광화문 광장의 단식농성장까지 이동해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소방헬기가 광주에서 추락하는 등의 사고를 괴롭게 생각한 가족들의 요청으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국민대책위는 앞으로 광화문 단식농성장에서 매일 7시 작은 문화제가 계속 열리며, 22일 '위험사회를 멈추는 시민행동' 원전반대 행사와 함께하는 촛불집회, 23일 팽목항으로 향하는 기다림의 버스 운행, 24일 자정에는 실종자 귀환을 외치는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극도로 허약해진 심신상태에서 벌이는 세월호 가족들의 단식농성이 6일째 접어들면서 15명 중 3명이 이미 쓰러진 상태이며, 이날 대회를 마친 나머지 12명 중 1명이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이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 이날 오후 4시부터 대형종이배 만들기와 대형 붓글씨 쓰기 등의 사전행사가 진행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 광장에서 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15명을 비롯해 세월호 가족들이 대회에 앞서 묵상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대회를 공동주최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국민대책회의 대표자들이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사회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문 '우리의 다짐'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시민들은 대회를 마치고 여의도 국회로 향하는 가족들을 위해 길을 열고 가족들의 손을 쓰다듬으며 눈물로 배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 40분부터 을지로3가를 거쳐 종로 보신각까지 행진했다. '철저한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보신각 앞 마무리 집회. "참사 100일째인 24일 이전에 반드시 416특별법 제정해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 단식농성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 광장 단식농성장으로 시민들의 위로, 격려를 위한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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