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는 하지만 요즘처럼 더운 날은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 생각나게 마련입니다. 시원한 냉면이라면 가슴 속까지 차가워 뜨거운 여름날도 기분 좋게 합니다. 이런 냉면은 북녘에서 유래한 음식인데요, 북녘에서도 냉면을 자랑스러운 민족음식으로 꼽고 있습니다.

<조선료리> 2009년 1호의 상업과학연구소 부교수 리종철이 쓴 료리가공리론 ‘국수의 종류별 특성’ 기사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 인민들은 조선음식가운데서도 국수를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고유한 민족음식으로 널리 장려하여 왔습니다”며 “국수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농마국수는 함경도에서 잘하였다, 국수는 어떤 재료로 만들든 국수의 고유한 진맛을 살려야 한다, 국수의 진 맛을 살리자면 우선 국수의 종류별 특성을 잘 알고 그에 맞게 국수발과 국수물, 꾸미(고명), 양념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북녘의 국수는 역사가 오래되고 이용하는 가루에 따라 메밀국수, 농마국수, 강냉이국수, 밀국수 등으로, 마는 방법에 따라 찬국수, 더운국수, 쟁반국수, 비빔국수, 회국수 칼국수 등 여러 가지의 종류가 있습니다. 다음은 그 가운데서 주민들 사이에 알려진 대표적인 몇 가지 국수의 특성을 설명한 것으로 평양냉면, 고기쟁반국수, 함흥농마국수, 언감자국수, 회국수, 강냉이국수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잡지에 따르면, 예로부터 평양냉면은 평안도지방의 특산음식으로 유명합니다. 평양냉면의 특성은 우선 국수사리를 향기롭고 구수하며 촉감이 좋은 메밀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만든다는데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평양랭면은 순 메밀가루만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평양순면”이라고 하면서 평양냉면의 국수발을 잘 뽑자면 메밀을 빻을 때 동력식물망기를 이용하며 빻은 가루는 빨리 국수가공에 이용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메밀가루에 들어있는 기름산 성분들이 열을 받아 변성되거나 공기 중 산소에 의해 산화되는 현상을 막고 메밀의 고유한 맛과 성질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평양냉면의 특성은 또한 국수물이 독특합니다. 평양냉면의 국수물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로 뽑은 구수한 고기국물과 향기롭고 시원한 동치미물을 배합하여 만든 것을 쓰는데요, 이런 것으로 하여 국물이 유달리 시원하고 산뜻하며 독특한 맛을 냅니다.

국수물을 닭고기만으로 만들어 쓰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토종닭고기와 무를 넣고 달여서 만듭니다. 평양냉면의 꾸미(고명)로는 배추김치, 무김치, 소고기 무침과 돼지고기 무침, 오이, 배, 삶은 달걀을 쓰는데 이것은 영양소 구성이 고르게 되도록 그 배합이 과학적으로 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평양냉면은 사실 국수에 양념장을 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신 간장, 식초, 겨자장, 고춧가루 등을 식탁에 미리 놓아주거나 곁들여 내 먹는 사람이 자기의 기호에 맞게 쳐서 먹게 하여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고기쟁반국수는 김정일 시대인 선군시대 새롭게 태어난 평양의 특산음식입니다.

원래 쟁반국수는 국수를 쟁반에 담았다는데서 온 이름으로 옛날에는 쟁반의 암소의 어북살을 삶아 편으로 썰어 담고 간장, 고춧가루, 마늘,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을 놓아 술안주로 이용하다가 마지막에 국수사리를 놓고 고기국물을 부어 말아먹었습니다. 이로부터 소 한 마리에서 어죽쟁반은 몇 그릇밖에 나올 수 없었으며 따라서 대중음식으로는 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양계장들이 많이 건설되면서 닭고기로 새로운 고기쟁반국수를 만들어 봉사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합니다. 고기쟁반국수는 닭고기무침을 담고, 배, 삶은 달걀을 놓은 다음 실 계란으로 고명을 한 고기쟁반과 메밀국수, 김치, 고기국물, 양념장을 함께 내는 현대적인 국수상차림으로 주민들에게 봉사를 합니다. 고기쟁반국수는 먹을 때는 닭고기를 술안주로 먹다가 그 쟁반에 국수를 놓고 구미에 따라 국물과 양념을 쳐가면서 먹는데요, 고기쟁반국수는 선조들이 이룩한 우수한 음식문화전통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발전시킨 것으로 하여 오늘 누구나 즐겨 찾는 대중음식으로 되고 있다고 북녘에서 자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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