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북측은 이날 김일성 주석이 사망 직전에 서명했다는 통일문건 작성 20주년을 맞아 ‘공화국 정부 성명’을 발표하면서, 남북관계 개선과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 등을 촉구하는 원칙적 입장을 담은 4개 항을 천명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측은 이날 ‘공화국 정부 성명’에서 “북과 남은 관계개선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면서 응원단 파견을 밝혀, 그 목적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마침 우리 정부도 “국제관례에 따라 응원단이 오는 것을 우리가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혀 북측 제의를 수용할 태세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다시피 전에도 북측 응원단이 몇 번인가 남측에 왔었습니다. 북측은 2002년 9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과 2003년 8월 대구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대거 파견한 바 있습니다. 이때 세간에 주목을 받은 게 이른바 북녀(北女)로 구성된 ‘미녀응원단’입니다.

당시 북측은 예쁘고 건강한 여성 응원단을 대거 보내와 남측 사회와 관중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함께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이른바 ‘북녀 신드롬’을 낳았습니다. 이들 ‘미녀응원단’이 경기장에서 남측 관객과 “조국-통일” 연호를 주고받으며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했던 순간이 새삼 떠오릅니다.

특히, 부산아시안게임 때 남측 국민들이 북측 응원단의 숙소였던 만경봉호가 정박 중인 다대포항 선착장에 밤낮이고 찾아가 뜨거운 동포애를 건넸으며,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보수적인 도시 대구에서 개최됐음에도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남북대학생 합동문화공연’에 6만 명의 인파가 몰려 이념을 넘어 훈훈한 민족애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05년 ‘인천동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에도 응원단이 왔는데 이때 북측은 응원단 대부분이 금성학원 전문부에 재학 중인 학생인 점을 들어 ‘미녀응원단’ 아니라 ‘청년학생협력단’으로 불러 달라고 특별주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은 당시 청년학생협력단에 지금 퍼스트레이디가 된 리설주 양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측 응원단은 남측에 올 때마다 커다란 반향과 함께 놀라운 사실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어떨까요? 분명한 건 지금 남북관계가 매우 어려울 때 내려온다는 점입니다.

북측은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명의의 ‘특별제안’에서 남북 간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얼토당토않은 주장과 진실성이 결여된 제안”이라며 거부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기회의 창’을 닫는 우를 범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 북측의 ‘공화국 정부 성명’은 그 연장선입니다.

북측의 대남 유화 제스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북측의 응원단은 ‘민족화해의 전령사’ 역할로 올 것입니다. 남측도 북측 응원단이 보일 화려한 응원에만 너무 얽매이지 말고 북측 전령사가 보낼 ‘화해 메시지’에도 관심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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